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16일 오전 5시 45분, 도쿄전력 직원이 제1원전 4호기 원자로 건물에 있는, 사용후 핵연료가 임시 저장된 수조 부근에서 불이 난 것을 발견했다. 불은 발견된 지 30분 후 자연 진화됐지만, 오전 10시쯤 바로 옆 3호기 부근에서도 하얀 연기가 피어올라 관계자들을 당혹케 했다. 에다노 관방장관은 이 하얀 연기는 대량의 방사선을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실제로 연기가 관측된 후인 16일 오전 10시 20분 발전소 정문에서는 시간당 2399마이크로시벨트라는 대량의 방사선이 관측됐다. 오전 10시쯤 3호기에서 발생한 실체 불명의 하얀 연기에 대해 도쿄 전력 측은 원자로 건물 내부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 수조 물이 증발해 생기는 것으로 추정했다. 도쿄 전력은 "수조의 수온이 올라가 끓기 시작해 수증기가 발생했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후 핵연료가 보관된 수조는 깊이가 약 8미터다. 현재 수온과 수위는 알 수 없는 상태지만 고온 상태가 지속해 수조 물이 계속 증발하면 핵연료봉이 노출돼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한다. 연료봉 손상은 바로 방사성 물질 누출로 이어지기 쉽다. 3호기 뿐만이 아니다. 4호기 내 수조도 심상치 않다. 첫 번째 화재가 일어나기 전날(14일), 보통 40도 정도였던 냉각수 온도가 84도까지 상승했다. 이번 대지진으로 사용후 핵연료봉 783개가 저장된 수조의 냉각수 순환 기능이 정지된 탓이다. 그 후 냉각수 증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더욱 문제인 것은, 첫 번째 화재로 말미암아 원자로 건물 벽에 가로세로 8미터의 큰 구멍이 두 군데나 생겨서 방사성 물질이 대기로 방출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첫 번째 화재 후, 부근에서는 시간당 400밀리시벨트라는 고농도의 방사선이 관측되기도 했다. 3호기 수조에는 핵연료봉 514개가 들어가 있는데 지진 후에는 4호기와 마찬가지로 수조의 냉각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5호기, 6호기도 각각 826개, 876개의 연료봉이 저장되어 있는데 그 냉각수의 온도도 4호기만큼은 아니지만 상승한 상태다. 이 원전 내부에는 거듭되는 폭발로 방사능 물질로 오염돼 있어 상황 확인과 복구작업이 점점 곤란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원자로 상태를 감시하는 운전원도 중앙 제어실에서의 상주를 피해 비정기적으로 데이터를 확인하러 가는 것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폭발과 화재가 발생한 1~4호기에서는 수조의 냉각수 온도와 수위 등을 항상 감시할 수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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