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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말썽쟁이라도 피가 다르다?
일본 언론이 에비조 폭행사건에 목 매달았던 이유
 
안민정 기자
얼마 전, 독자로부터 "최근 일본에는 가부키스타 이치카와 에비조 음주 폭행사건이 최대 화두. 과연 이것이 일본 주요뉴스로 떠오를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의견메일을 받은 적 있다.
 
외국인 입장에서보면, 술자리에서 생긴 남자들끼리의 싸움. 연말연시 술에 취해 일어난 그저 흔하디 흔한 사건으로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왜 이렇게 크게 보도되는 지 의문이 생길만도 하다.  
 
그러나 일본의 입장은 달랐다. 미디어는 몇 주일간 에비조 집 앞에서 잠복취재를 했고, 같이 술자리에 있었다는 목격자에게는 수 십, 수 백만엔에 달하는 인터뷰비를 요구받으며 정보를 얻어내기에 바빴다. 일간지며, 스포츠지, 주간지 등 가십을 다루는 모든 매체에서는 에비조 사건을 대서특필했다.
 
▲ 기자회견에서 머리를 숙였던 이치카와 에비조     ©jpnews/kouda takumi 

왜 일본미디어는 에비조 사건에 총력을 기울였던 것일까?
 
일견에서는 톱스타의 사건이 생길 때마다  질려서 시청률이 떨어질 때까지 물어뜯는 일본 미디어 특성을 들기도 한다.  2009년 스마프의 구사나기 쓰요시가 만취한 채 공원에서 알몸이 되었다가 체포된 사건도 그렇고, 1990년대 아시아의 아이돌이었던 사카이 노리코가 마약복용으로 체포되었을 때도 그랬다.
 
구사나기는 체포되자마자 가택수사를 받는 과정이 생생하게 보도되었고, 매스컴 영향으로 당시 구사나기가 모델로 활동하던 여러 기업 cf는 전부 방송중지를 선언했다. 사카이 노리코 때는 보석 석방된 후 그녀가 탄 차를 헬리콥터로 찍어가며 생중계하기도 했다. 에비조 사건 역시 미디어들의 과열보도경쟁의 산물이라는 의견도 나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것 뿐만은 아니다. 이번 사건이 주목받은 데는 다름 아닌 '에비조' 라는 캐릭터의 영향력이 크다. 일본 여스타 중에서 스캔들 메이커라면 사와지리 에리카를 꼽을 수 있고, 그에 상응하는 남자 스타라면 에비조를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스타성 뛰어나고 화제성 뛰어난 그이기 때문이다.
 
일반 연예인과 달리 '문화인'을 대표하는 가부키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인지도는 톱스타 못지 않다. 게다가 데뷔부터 지금까지 심심치않게 대형스캔들을 터트려주는 센스로 잊혀질 새가 없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사생활로는 스캔들메이커지만, 가부키에 대한 열정이 뜨겁고, 그가 출연하면 공연 티켓이 매진될 정도로 티켓파워를 가진 가부키 최고 스타라는 점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다.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 타고난 실력뿐만 아니라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으며, 뛰어난 외모, 거기에 집안도 좋기 때문에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 이치카와 에비조     ©jpnews

에비조가 태어난 이치카와 계 단주로가는 혈통을 중시하는 가부키계에서도 첫 손에 꼽히는 로열패밀리다. 원래 교토에서 유행하던 가부키를 에도서민 감각에 맞춰 도쿄에서 성공하게 만든 이가 초대 단주로(1660~1704년)이기 때문이다. 가부키에 스토리를 가미하여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가부키를 만들어 300년간 지켜온 이치카와 계는 일본 가부키 자존심이나 다름없다.
 
이치카와 계 단주로가에서는 수없이 많은 가부키 스타를 배출했지만 그 중에서도 7대째에는 대대로 물려로는 집안의 고유연기기술을 묶어 '가부키 18번'을 제정했다. 우리가 노래방에서 흔히 쓰는 "내 18번은 ~"이라는 말은 여기 가부키 18번에서 유래되기도 했다.
 
에비조와 함께 가부키 인기를 책임지는 스타라면 다케우치 유코의 전 남편으로 유명한 나카무라 시도가 있다. 개성있는 외모와 가부키 연기실력, 가부키 인기를 바탕으로 영화, 드라마에 출연하며 최근 '적벽대전' 시리즈에도 오나라 맹장, 감녕 역으로 주목받는 개성파 배우로도 유명하다.
 
개인적으로도 에비조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나카무라 시도는 에비조 못지않은 스캔들 메이커다. 끊이지 않는 여스타와의 염문설, 다케우치 유코와 속도위반결혼, 스피드 이혼 등 에비조와 나카무라 시도는 가부키계 2대 스타이자, 2대 악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두 사람이다.
 
비슷비슷한 면모에도 불구하고 가부키계에서라면 언제나 1등이 에비조, 그 밖의 순위로 나카무라 시도가 꼽힌다. 에비조가 출연하는 공연이라면 언제나 주연은 에비조, 나카무라 시도는 조역에 그친다. 가부키 전문가들은 이것이 바로 이치카와 계 단주로 가와 나카무라 시도의 오가와 가의 집안파워, 혈통의 차별이라고 말한다.
 
▲ 에비조 옆에서는 작아지는 나카무라 시도,      ©jpnews/ 幸田匠

가부키 집안, 스모 선수는 마치 귀족이라도 대하듯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하는 일본 사회에서 잘난 그들이 실패나 실수를 하는 것은 일반인의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다. 사회적인 위치, 책임만큼이나 사생활 관리 역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에비조 사건도 두 어달이 지나 새해가 밝고 나서는 좀 수그러든 기미다. 지난 연말 nhk 뉴스며 각 방송사들이 에비조 덕분에 시청률 좀 올렸다고 하고, 일본 국민들은 가부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하니, 새삼 일본 내에서 가부키 배우라는 존재, 에비조의 집안과 카리스마에 대해 실감하는 바이다. 
  

 

ⓒ 일본이 보인다! 일본전문뉴스 JPNews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입력: 2011/01/08 [12:35]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보통인 것을 항상 특별하게 만드는 일본인들... 봉건일본 11/01/09 [00:39]
병적인 집착,,,,일본인들의 설명을 들어 보면 처음엔 그럴듯하게 들리나,,,약간 곰곰히 생각해 보면 자기들 멋대로의 해명이고...그걸 외부인들에게 객관적으로 보이게 할려고 부지런히 설명한다...진정으로 객관적인 설명은 거의 없음.... 수정 삭제
그냥 우상이 필요한거지 뭐... 방봉 11/01/09 [14:44]
어느나라든 연예인이나 왕족이 우상이 되는거고...

근데 일본애들 혈통 집착하는 건 정말 병적인 수준이야.
만세일계같은 코미디를 주장하는 것도 우습지만
연예인에게 무슨 혈통을... 수정 삭제
가부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_- 11/01/09 [22:19]
잘 생긴 듣보잡 빡빡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 예술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부키(일본 연극)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 이치카와 단쥬로(市川團十郞)에 대해 안다면 일본 언론이 왜 저렇게 물고 늘어지는지 알 수 있다. 이치카와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은 기자 님이 잘 써 놓으셨으니 참고! 아무튼 가부키 외에도 다도(차)나 화도(꽃꽃이), 회화(그림), 스모(일본 격투기) 심판, 심지어 라면집 같은 요리 가게까지 대대로 가명[예명]이나 상호, 가산 등이 대대로 이어져 내려 오는 경우가 많다. 쉬운 예를 들면,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니시카도 소지로(한국의 소이정 역)만 보면 꺅꺅거리는 여성들이 다 그런 이유에서다. 물론 '니시카도'라는 집안이 실제 다도 명가인지 극중 설정인지는 모르겠다; 일본이 명치 유신을 통해 근대 국민 국가, 패전 후 세계 유일의 평화 헌법 국가가 됐지만, 황족(천황 집안), 화족(공경, 제후 집안), 사족(무사 집안) 등 지금은 폐지된 계급, 혈통 같은 걸 알게 모르게 따진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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