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에서 제공되는 낚시 게임 「釣りスタ!」 ©グリー | |
일본에서 최근 휴대폰을 이용해 타인과 교류를 하며 즐길 수 있는 '소셜 게임'의 인기가 대단하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컨셉으로 2007년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된 이후 소셜 게임업계는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으며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휴대폰 소셜게임 포털의 쌍두마차로 불리우는 '모바게타운(モバゲータウン)'과 '그리(グリー)'는 현재 각각 약 2천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대형 사이트로 성장했다. 이들의 회원 수를 합치면 일본 국민의 약 1/3 정도가 소셜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시장이 과열된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파이를 나눠먹기 위해 '피도 눈물도 없는 싸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그 중재에 나섰다. 부작용도 상당한 편이다. 청소년 회원이 무분별하게 범죄에 노출되기도 하며, '무료'를 내세운 광고에 속아 거액의 이용료가 발생하는 경우도 속속 나오고 있다.
'무료'를 내세우며 회원 끌어들여, 그러나 실상은? 소셜 게임 포털 '그리'가 제공하는 낚시 게임의 예를 들어보자.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눌러 물고기를 낚는 단순한 이 게임은 무료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몇 번 게임을 즐기다보면 쉽게 질리게 된다. '무료제공 낚시대'로 낚을 수 있는 물고기의 무게와 종류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유저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더 좋은 낚시대와 루어로 다양한 물고기를 낚고싶다'. 그 앞에는 '유료 결제'라는 산이 놓여있다. 결국 심도 깊게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돈을 들여 낚시대와 루어를 구입해야한다는 조건이 붙게되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용자 중 실제로 돈을 들여 게임을 하는 사람은 전체의 10% 정도다.
그러나 이 10%의 유저가 구입하는 금액이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게는 그야말로 '알짜배기 순익'이다. 특별한 생산비용의 발생없이 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서비스 제공 포털사이트의 폭발적인 성장 원동력이 됐다.
'모바게타운'을 서비스하는 기업 'dena' 의 2010년 9월 연결결산에서 매상고 512억엔(지난해 같은시기와 비교해 3배 상승), 영업이익 256억엔(4배 상승)을 기록했다. 또 고성능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보급돼 시장 성장은 더욱 순풍을 탈 전망이다.
과열 경쟁, 독점 유발... 공정위 중재 나서 지난 8일에는 '모바게타운'을 서비스하는 기업 'dena'에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조사 이유는 '독점 금지법 위반' 혐의였다.
현재 '모바게타운' '그리' 양 소셜게임 포털사이트에는 다수의 게임제작사가 만든 게임들이 서비스되고 있다. '모바게타운'에는 약 500개의 게임이, '그리'에는 약 160개의 게임이 존재한다. 두 회사는 오픈 초기 직접 개발한 게임만을 서비스했지만 '좀 더 충실한 컨텐츠 확보'를 위해 올해부터 외부 게임제작사의 제공을 받기 시작했다.
게임제작사는 제공한 게임의 포털사이트 내 인기도에 따라 매상이 좌우된다. 그렇기 때문에 주도권을 쥐는 '갑'의 입장은 포털사이트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사건은 올해 8월 한 게임제작사가 '그리'에
"제공한 게임의 공개를 연기하고싶다"는 부탁을 한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이 회사는 같은 게임을 '모바게타운'에도 제공하고 있었다. 이에 'dena'와 관계악화를 걱정한 나머지 '그리'에 게임 공개 연기를 요청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dena'의 강요가 존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복수의 게임제작사에도
"경쟁사에 게임을 팔지말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 범죄노출, 고액 청구 등 부작용도 청소년 유저층을 둘러싼 트러블도 끊이지 않고있다.
가장 많은 것이 '무료' 광고 문구에 현혹되는 케이스다. 일본 국민생활센터에 따르면 휴대폰 소셜게임 관련 트러블로 2009년 4월까지 접수된 상담은 총 654건. 그 중 273건은 '무료 광고 문구에 속았다'는 상담이었다. 상담자 중 40%는 20대 미만의 청소년이었다고 한다. 개중에는 "게임을 시작한 후 호기심에 아이템을 몇 개를 샀더니 다음달 통화요금으로 10만엔이 청구됐다"는 상담도 있었다.
연령 등의 회원정보가 공개되기 때문에 미성년자 이용자에게 접근,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건도 늘고있다. 청소년 성범죄 유발로 한창 사회문제시 됐었던 '만남계 사이트'가 2008년 규제가 강화된 이후 범죄피해가 줄어드는 한편, 소셜 게임내의 성범죄 피해건수는 늘고 있다.
경시청에 따르면 2010년 상반기에 성범죄 피해를 입은 18세미만 남녀 중 '만남계 사이트'를 통한 건수가 141건(지난해 같은시기와 비교해 46.8% 감소)에 비해, 소셜 게임을 통한 건수는 601건(10.3% 증가)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서비스 제공자들도 대책마련에 나서는 상황이다. '그리'는 지난해부터 16세미만의 이용자가 1개월에 살 수 있는 아이템 상한금액을 1만엔으로 설정했다. '모바게타운'은 18세미만 이용자가 3세 이상 나이차가 나는 상대로부터 메시지를 수신할 수 없도록하는 기능을 추가시키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의 취재에 한 게임회사 관계자는
"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교류하는 곳에서 범죄는 일어날 수 밖에 없다"며
"서비스 제공자의 운영능력과 이용자의 양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