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학생들의 학습 능력이 조금씩 신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시아의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여전히 뒤쳐지는 학생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65개국·지역 약 47만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 학습도달도 조사(pisa)' 결과에 따르면, 일본 학생들은 문장이나 그래프의 내용을 읽어내는 '독해력'에서 8위, 수학적 응용력과 과학적 응용력에서 각각 9위, 5위를 차지했다. 독해력은 지난회 조사에서 15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대폭 올랐다. 그러나 상위 그룹과 평균점수 차이가 커 1위인 중국 상하이와 비교하면 36점 낮았다. 수학적 응용력과 과학적 응용력도 각각 1순위씩 상승했지만 수학적 응용력 2000년 1위, 과학적 응용력 2000, 2003년 연속 2위에 오른 것에는 못미치는 형국이다. 또 학력조사와 함께 진행된 앙케이트에서 일본 학생들은 '취미로 책을 읽는다'고 대답한 학생이 56%로 과반수를 넘은 반면, 기초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보를 해석하거나 지식과 경험에 비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약하다는 사실도 증명됐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한 일본 언론들은 '유토리 교육(ゆとり教育 : 여유교육, 주입식교육을 탈피하고 창의력을 키우자는 목표로 2002년 개정됨)'의 폐해를 지적하며 '아시아의 각 나라들이 경제, 군사,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본을 넘어 성장하는 와중에 교육마저 뒤쳐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세가지 항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의 핵이된 중국 상하이에 대해 '중국 대도시권 교육 수준을 국제사회에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oecd 비가맹국으로 나라가 아닌 도시로서 이번 조사에 첫 참가했다. 조사에 참가한 상하이는 부유층이 많이 거주하며 교육열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일본 학생들의 학력이 '후진국 수준'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소식을 보도한 <산케이신문>은 한 전문가의 말을 빌려 "일본도 아이들 교육열을 높여 전체적인 국가발전을 이룬 시대가 있었지만 이미 과거의 이야기가 됐다. 현재 중국이 예전 일본과 같은 모습이다"라고 분석하며 "보다 논리적인 사고를 체득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독해력'에서 2위, 수학적 응용력에서 4위, 과학적 응용력은 일본보다 한계단 낮은 6위를 차지했다. 이에 일본 언론들은 대체적으로 '한국의 교육열도 중국 못지않게 높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본에서 내년부터 '탈유토리 교육'을 모토로한 신 학습지도요령이 시행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높다. 산케이신문은 '순위가 정체한 것은 유토리 교육의 탓이 크다'며 '아이들이 공부하는 습관이 없고, 노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게 만드는 교육환경이 문제다'라고 분석했다. 유토리교육에서 수업시간을 줄이고 '종합학습' 시간이 도입된 것도 비판대상이 됐다. 사이타마대학의 오카베 교수는 "수업시간이 줄어들어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기회가 없어졌다"며 이번 학력조사의 부진원인을 분석했다. 신문은 또 일본 아이들이 독서 습관을 지니고 있지만 "세계 톱레벨을 목표로 한다면 읽는 책의 내용도 중요. 난해한 고문이나 동서고금의 다양한 작품을 읽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2009 학습도달도조사(pisa) 순위 - 괄호안은 평균점수와 지난조사 순위 ▲ 독해력 1위 상하이 (556, -) 2위 한국 (539, 1) 3위 핀란드 (536, 2) 4위 홍콩 (533, 3) 5위 싱가포르 (526, -) 6위 캐나다 (524, 4) 7위 뉴질랜드 (521, 5) 8위 일본 (520, 15) 9위 호주 (515, 7) 10위 네덜란드 (508, 11) ▲ 수학적 응용력 1위 상하이 (600, -) 2위 싱가포르 (562, -) 3위 홍콩 (555, 3) 4위 한국 (546, 4) 5위 대만 (543, 1) 6위 핀란드 (541, 2) 7위 리히텐슈타인 (536, 9) 8위 스위스 (534, 6) 9위 일본 (529, 10) 10위 캐나다 (527, 7) ▲ 과학적 응용력 1위 상하이 (575, -) 2위 핀란드 (554, 1) 3위 홍콩 (549, 2) 4위 싱가포르 (542, -) 5위 일본 (539, 6) 6위 한국 (538, 11) 7위 뉴질랜드 (532, 7) 8위 캐나다 (529, 3) 9위 에스토니아 (528, 5) 10위 호주 (52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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