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까지 지바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리는 일본 최대의 it・가전쇼 '씨텍 재팬 2010'. 이번 가전쇼의 가장 큰 화두는 역시 스마트폰. 일본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자랑하는 도코모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갤럭시탭을 전면에 내세우고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갔다.
씨텍재팬 2010 도코모 부스에는 갤럭시를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성능을 확인하려는 일본인들로 내내 북적거렸다. 대부분은 3-40대 남성 샐러리맨이었지만, 여성들도 사이사이 눈에 띄었다.
제이피뉴스는 갤럭시s 시제품을 만져보고 나오는 일본인들에게 반응을 직접 물어봤다.
갤럭시를 만져본 대다수의 사용자는 크게 두가지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디스플레이가 선명하다'는 것과 '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것.
au 사용자인 회사원 토고 씨(23, 남)는 "반응이 빠르고, 형태가 동그란 것이 손으로 잡기 편하다.생각한 것 보다 좋았다"며 "특별히 나쁜 점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단지, 기존에 쓰고 있던 au 휴대폰에 딸려있던 기능인 전자지갑 기능 같은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쿠폰 등을 다운로드 받아서 많이 쓰기 때문이라고.
도코모 사용자인 회사원 나카무라 씨(30, 남)도 "처리속도가 빠른 게 눈에 띈다"며 마음에 든다고 했지만 구매는 1-2년 정도 있다가 할 생각이라고 한다. 그는 아이폰에 대해는 관심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범용성이 없잖아요. 애플만의 세계니까. 그런 것은 관심이 없다"며 말해 애플의 자사 독점적인 플랫폼에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회사에서 기획 및 매니저 일을 하고 있는 이오키 씨(39,남)는 "현재 소니 에릭슨의 '엑스페리아'를 쓰고 있는데, 신형 안드로이폰 갤럭시s가 나왔다고 해서 기대를 하고 왔다"고 밝혔다. 그는 갤럭시가 빠르고, 디스플레이가 선명하긴 하지만 기대했던 것보다는 못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갤럭시가 안드로이드 os 2.2를 채용하고 있는데, 그는 엑스페리아도 안드로이드2.1로 버전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기존 제품을 당분간 계속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편이 아이폰을 가지고 있어서 스마트폰으로 바꿀 생각이라고 밝힌 이토 (42, 여)씨는 "(갤럭시가) 아이폰과 비교해보면 쓰기가 약간 불편한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au 사용자로 스마트폰을 쓰고 싶은 이유에 대해 "밖에서도 웹을 하고 싶고 트위터는 컴퓨터로 하고 있는데 휴대폰으로도 쓰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au 사용자인 그는 다만 스마트폰이 원세그(tv 시청기능)가 없어서 그것 때문에 아직도 구매를 결정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도코모 사용자인 곤도(34,여)는 일본인들에게 익숙한 tv시청이나 전자지갑 기능이 딸린 샤프 스마트폰 신제품을 보고 왔으나 "갤럭시s가 샤프 보다 훨씬 빨라서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아직 약정기간이 1년 남아 있어서 약정 기간이 끝나면 스마트폰 구매를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다만, 이날 만나본 대다수의 도코모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으로 바꾼다 하더라도 아이폰이 아닌 ,계속 도코모에서 나오는 제품을 사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도코모 사용자끼리 묶여 있는 가족간 통화 할인, 친구 할인 및 메일 주소 때문이다.
삼성이 이번에 내놓은 또 다른 제품, 갤럭시 탭은 샤프가 내놓은 전자서적단말 '갈라파고스'와 달리 전화기능도 들어가 있고, 아이패드보다 약간 작은 7인치. 갤럭시 탭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회사원 야노 씨(50, 남)는 갤럭시 탭을 만져보고 나서 "안드로이드os라 그런지 조금 늦다. 또 7인치라는 사이즈가 약간 어중간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도코모니까 많이 팔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드로이드쪽 개발자로 아이패드를 사용한다는 요시다(33,남)씨도 "휴대하기 편해서 좋다"는 의견을 내놓아 갤럭시 탭에 후한 점수를 줬다.
도코모 측은 갤럭시s와 갤럭시 탭을 묶어서 2대를 같이 팔겠다는 전략이지만, 통신비가 2배가 들고 스마트폰만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해서 살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일본의 한 인터넷 유저는 이번 도코모의 스마트폰 발매에 대해 "삼성이나 htc가 발빠르게 움직여서 제품을 내놓았다며, 삼성의 갤럭시s는 성능 면에서 엑스페리아를 압도하고 있다. 다만, 일본 내 지명도가 낮다는 게 약점으로 htc는 스마트폰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모를 것이고, 삼성은 서구에서는 많이 알려졌지만 일본에서는 별로다. 브랜드를 신경쓰는 사람은 구입을 꺼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도코모에서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발매한 소니에릭슨의 뒤늦은 행보에 대해 일본사용자들의 불만이 많다. 소니에릭슨은 지난 4월 안드로이드 1.6을 탑재한 '엑스페리아'를 내놓았으나, 아직 업그레이드판을 내놓지 않고 있는 형편. 현재 계획으로는 11월에 2.1판을 내놓는다고 하나, 갤럭시s가 이미 안드로이드 2.2를 채용하고 있어 사용자들은 "소니 경영진은 대체 뭘하는지 모르겠다. 대응이 이렇게 느려서야...이런 기업인지 몰랐다"며 "절대 안 사겠다"고 자국기업의 굼뜬 움직임에 쓴소리를 내놓았다.
삼성의 갤럭시는 이번에 도코모에서 발매됨으로써 그동안 간판 스마트폰이었던 '엑스페리아'를 제치고 확실하게 주력기종으로 등장했다. 갤럭시는 15일부터 예약을 개시하며 이번달말부터 판매에 들어간다고 한다. 올 연말이면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의 일본 내 성적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