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에 이어 한류 드라마의 지존에 등극했던 "대장금""이 일본 유수의 빠찡꼬 메이커 사미(sammy)의 "빠찡꼬 cr 장금이의 맹세"로 거듭날 전망이다. '장금이의 맹세'(チャングムの誓い)는 대장금의 일본 제목이다.
사미는 25조엔(한화 약 300조원) 규모의 빠찡꼬 업계 서열 5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기업으로 세가사미(sega-sammy) 홀딩스의 계열사다. 슬롯머신(파치슬롯)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였지만, 빠찡꼬 쪽에서 그다지 두각을 보이지 못하다가 작년 가을 선보인 "cr 북두의 권"이 빅히트를 기록, 서열 5위로 뛰어 올랐다.
참고로 일본 빠찡꼬 업계 서열 1위는 "바다이야기(海物語)"로 유명한 산요(三洋), 2위가 신세기 에반게리온 시리즈의 산쿄(sankyo), 그리고 드라마 "겨울연가"의 빠찡꼬판 "cr 겨울소나타(冬のソナタ)"(이하 '후유소나') 시리즈로 빅히트를 친 쿄라쿠산교(京楽産業)가 그 뒤를 쫒고 있다.
이번에 나오는 "cr 장금이의 맹세"는 업계 5위를 기록하고 있는 사미가 "북두의 권"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내어 놓은 야심작이다. 그것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지난 6월 22일부터 시작된 대규모 광고폭격이다.
사미는 <요미우리>, <아사히>, <마이니치>, <산케이>등 전국을 커버하는 종합 4대 일간지에 각각 다른 카피로 장식한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 6월 22일 사미(sammy)의 전면광고가 실린 일본 4대 일간지. 오른쪽이 요미우리, 왼쪽은 산케이다. © jpnews | |
▲ 오른쪽이 마이니치, 왼쪽이 아사히 신문 (6월 22일자) ©jpnews | |
발행부수 1천만부를 자랑하는 <요미우리>에는 "중국에 '오나라' 붐(中国に「オナラ」ブーム。)"이라는 눈길을 확 끄는 광고카피를 실었다. '오나라'는 일본어로 '방귀'를 의미한다. 중국에 방귀붐이 불고 있다? 이 의문은 금세 풀린다.
헤드 광고카피 옆의 서브 카피에 "(대장금의) 주제가가 유행가가 되고, 드라마는 10대 대(大)유행어가 되었다"라고 적혀 있는데 중국에서는 '주/제/가'를 '오/나/라'로 발음한다. 즉 중국에서 불고 있는 대장금 붐을 기발한 카피로 표현한 것이다.
<아사히>(800만부)의 경우 일본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들여다 볼 정도의 유니크한 "짐바브웨, 항의쇄도 - 세계적인 스포츠보다 국민들은 이 방송을 열망하고 있다"는 카피를 달았다. 마치 짐바브웨 국민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마이니치>(300만부)는 "홍콩, 매상 대폭감소"를 달았다. 이유는 '방송시간 대에 음식점이 텅텅 비기 때문'이란다. <산케이>(100만부)는 "전(全) 이란이 울었다 - 이란 방송시 최고 시청율은 87%"를 달았다.
그 밑에는 4개 광고에 공통으로 들어간 "전세계 60개국을 초월한 나라와 지역에서 방영된 한류드라마, 세계한류"라고 적혀 있다. 사미는 즉, 대장금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는 것을 "세계한류(世界韓流)"라는 공통컨셉으로 광고전략으로 삼은 것이다.
이 4대 신문의 구독자수는 적게 잡아도 2천만명을 가볍게 뛰어넘기 때문에 동시전면광고는 그 임팩트가 상당한 반면, 광고비가 많이 든다는 약점이 있다.
04년까지 일본 유수의 광고대리점에서 신문미디어를 담당한 바 있는 a씨는 jpnews의 취재에 "4대 일간지의 광고단가는 부수와 몇면에 실렸냐에 따라 각각 다르다. 가령 아사히 신문의 경우 1단 광고가 200~320만엔인데, 전면광고는 15단이니까 최소 3천만엔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4대 일간지 동시 전면광고는 보통 1억엔 정도 든다. 이걸 실행했다면 전사(全社)적 차원에서 민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미는 6월 22일부터 니혼tv, 후지tv 등 공중파 방송에 티저(teaser) 광고 형식의 cm을 내 보내기 시작했다. 보통 일반적인 빠찡꼬 머신의 경우 총제작비에 1~2억엔 정도의 예산을 투입하는데, 이번 "cr 장금이의 맹세"는 벌써 지난 3일간의 광고비만 2억엔 정도 집행되었다. 게다가 아직 구체적인 정보라고는 하나도 없는 티저 광고에 이정도 비용을 쏟아부은 것이다.
사미의 명운을 건 대작 "cr 장금이의 맹세"가 사미를 업계 넘버3 이내로 견인할 수 있을지 아니면 "북두의 권"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전부 날릴 것인지 그 향방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