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송가에 다시 한류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이번 붐이 단순히 아줌마들만이 아닌, 젊은 세대들도 빠져들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전해 한류 소비층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든 것이 후지 tv가 1월부터 마련한 '한류 알파' 코너.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이 코너는 평일 오후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폭 넓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한류 알파'에서는 일본의 봄방학에 해당하는 3월부터 눈에 띄게 시청률이 상승. 평균 5%를 넘고 있다. 2-30대는 물론이고 10대 아이들까지 시청자층이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여름방학에 맞춰 7월부터는 '여름 축제'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궁','미남이시네요','커피 프린스 1호점' 등의 드라마를 매일 3시간에 걸쳐 방송중이다.
후지 tv '한류 알파' 코너를 만든 편성 마케팅 부장은 아사히의 취재에 한류 드라마의 인기에 대해 우선, '구성의 탁월함'을 들었다. 그는
한국 드라마가 스토리가 긴 만큼, 다양한 굴곡을 그려내고 있고, 주연 이외의 조연들도 제대로 그려진다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이미 수많은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류 알파에서 방영할 작품을 엄선한다. 그는 한국 드라마가
"대사도 인상적이고, 인생의 교훈이 많이 담겨 있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일본어로 들으면 어색한 말도 자막이라면 몰입하기 쉽다"라고 강조했다.
한류알파에 이어, 위성방송인 스카파에서도 한국의 가요(k-pop)을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를 대폭으로 늘린 채널이 잇따라 생기고 있다. tbs에서도 골든 타임에 한국 드라마를 6개월에 걸쳐 방송중이며 tv 아사히에서도 한일합작 드라마를 방송중이다.
최근 일본 내 한류의 경향은 새롭게 k-pop 아이돌의 인기가 크다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아사히는 "10대나 20대의 젊은층은 한류를 k-pop부터 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에 주목한다. 주제가나 삽입가요를 인기 아이돌이 불러 ost가 팔리는 가운데,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는 바로 이 k-pop 그룹 밴드를 다루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위성방송 스카파에서 한류 콘텐츠를 담당하는 와카이 씨는 한류 붐을 3단계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욘사마'로 대표되는 스타를 동경한 일본의 아줌마들이 일으킨 붐이 첫번째라면, 두번째는 '대장금' 등의 사극에 빠진 비교적 나이 든 남성들 붐, 세번째는 최근 k-pop 붐으로 인한 젊은 남녀가 주역이라는 것이다.
아사히는 이 같은 흐름이 작년부터 시작됐으나, 특히 올해 8월은 K―Pop 아티스트가 연이어 일본에서 데뷔를 예정하고 있고, 콘서트도 대성황을 이루고 있어 그들이 출연하는 드라마나 버라이어티가 호평을 받는 흐름이 정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위성방송 '스카파'가 이번달 주최한 한국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이벤트도 당일날 티켓이 매진됐다. 입장한 사람의 70%가 10-20대.
한류 전문 채널 뿐 아니라, tbs계나 후지tv계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 채널, m-tv 등의 음악 채널, '음식과 여행의 후디즈' 등의 취미오락계 채널에서도 한류 콘텐츠는 질과 볼륨 둘 다 차원이 다르게 레벨 업이 되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한류컨텐츠 담당자는 "한국의 k-pop 아이돌은 댄스나 가창력이 뛰어난 반면, 의외로 사생활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많다. 춤을 추면 멋진데, 이야기 하면 재미있다는 '갭'이 매력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아사히는 각 미디어가 한류 콘텐츠를 내보내기 시작하면서 양질의 프로그램 쟁탈전도 보인다면서도, 다만 붐이 일반인층에게 퍼지기까지는 아직 완벽하게 성숙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장르다. 일반적인 일본 드라마와 구별하면 점유율이 아직 낮다. 그러나, 전국 방송에서 방송하는 것 자체가 시대의 변화를 느끼게 해준다. 각 방송국이 경합하는 시간을 생각한다면 현재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포미닛, 카라가 일본에서 활동을 시작한 데, 이어 소녀시대가 일본진출을 선언했다. 올해 한국 걸그룹이 일본 음반시장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한류가 일본의 전 세대에 걸쳐 골고루 뿌리내릴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