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김밥천국'이 있다면 일본엔 '오쇼(王将)'가 있다?
얇아진 지갑으로 외식 한 끼에도 손이 떨릴 때, 한국에서는 1500원짜리 김밥 한 줄에 2500원 짜리 라면 한 그릇으로 배가 든든해지는 한국식 분식집이 힘이 되어준다면, 일본에는 만두집 '오쇼'가 있다.
정확한 명칭은 '오쇼 푸드 서비스'라는 외식업체그룹에 속한 전국 500개 이상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 대중음식점 '만두의 오쇼(餃子の王将)'로, 착한 가격에 푸짐한 양, 총알같은 요리시간으로 늘 배고픈(?) 학생들과 서민들에게 인기있는 대중음식점이다.
원래 '오쇼'는 일본 교토 지방에서 출발해서 관서지방을 중심으로 퍼져있다가 도쿄 중심의 관동지방에 들어와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음식점.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6개 들이 군만두 한 접시 220엔. 이 군만두는 하루에 전국 130만 개나 팔리고 있다.
▲ 한 쪽면만 바삭하게 익혀나오는 군만두 ©jpnews | |
만두속은 양배추, 고기, 마늘, 쪽파 등 심플하지만, 갓 구워져나온 만두는 한 입 무는 순간 마늘향이 퍼지면서 육즙이 살아있는 고기가 씹힌다. 탄력감이 있으면서 부드러운 만두피는 한쪽만 노릇노릇 구워져 고소한 맛을 내면서, 다른 면은 촉촉한 만두피 맛이 살아있다.
일반적으로 파는 만두보다 조금 큰 사이즈의 '오쇼' 만두는 6개들이 220엔으로 개당 40엔도 안 되는 가격으로, 밥과 같이 한 끼의 식사로 먹기도, 시원한 생맥주 한 잔에 안주로도 그만이다.
▲ 겉은 바삭 속은 부드러운 군만두의 참을 수 없는 매력 ©jpnews | |
지난해, 일본에서는 중국에서 수입해서 들여온 냉동만두에 농약이 들어있는 '만두 파동'을 겪고 한동안 슈퍼에서는 냉동만두 코너를 없애기도 할 만큼 '만두 업계'에 타격이 컸었다. 그런데, 이런 엄청난 만두 파동에도 꿋꿋이 매상에 변함없이 자리를 지켰던 '오쇼'.
그
인기의 비결은..
일본의 j-cast 보도에 의하면, '오쇼'의 연간 매상 548억엔 중 16% 정도인 93억엔은 '포장' 메뉴 수입. 만두, 춘권, 닭튀김 등은 포장 가능한 메뉴로 집에서 재료를 구입하여 만드는 것 보다 저렴한 가격에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각 지역 점포마다 유동성있게 내놓는 메뉴들이 의외로 좋은 반응이라고. '오쇼'는 기본적으로 중국식 요리를 파는 체인점이지만, 점포에 따라서는 일본식 야키소바, 오뎅, 야키토리를 팔기도 하고, 카레를 파는 곳도 있는가 하면, 스시까지 내놓는 가게도 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이상한 일이지만, 기름기 있는 중국요리 먹다가 산뜻한 스시 생각이 날때도 있는 법. 이런 유동성이 '오쇼'를 더욱 서민과 가깝게 해주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오쇼'의 인기비결은 '가격'!
라멘, 볶음밥, 덮밥, 접시요리가 각각 4~500엔대에 볶음밥, 만두, 닭튀김, 샐러드, 국물이 셋트로 나오는 푸짐한 볶음밥 셋트가 800엔대로 배고픈 학생, 샐러리맨들에게는 더 없는 만족스런 양과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 200엔대부터 500엔대까지 부담없는 가격에 푸짐한 양에 반하면 일주일에 몇 번씩 찾게된다고 ©jpnews | |
가이드북에 나온 일본가면 꼭 먹어야 할 음식리스트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일본의 정말 평범한 사람들이 찾는 곳이 궁금했다면 '오쇼'에 한 번 들러보시길.. 허름한 테이블에 접시 가득나오는 '정'이 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 카운터 좌석에는 혼자와서 식사를 하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 ©jpnew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