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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서포터 "감동 선사한 그들, 감사할 뿐"
[현장] 8강 진출 아쉽게 실패한 일본 대표팀에게 격려 쏟아져
 
이연승 기자
"삑~~!"
 
120분의 시합을 마치는 긴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응원 목소리로 뒤덮힌 사이타마 스타디움에 일순 정적이 흘렀다.
 
그 후 몇 초가 흘렀을까. 조심스럽게 여기저기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 목소리는, 다시 하나가 되어 스타디움을 뒤덮기 시작했다. 바로 "잘 싸웠다! 일본"을 외치는 함성이었다. 잔뜩 찌푸려 비를 뿌려대는 하늘만큼 이 곳에 모인 5,000명 서포터 마음에도 잠시나마 차가운 빗방울이 흘러내렸지만, 그 비는 금세 걷혔다.
 
눈물을 보인 사람은 의외로 찾기 힘들었다. 팬들은 담담하게 일본의 패배를 받아들이며, 지금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대형 스크린에 선수들의 모습과 오카다 감독의 모습이 비출 때마다 그들은 고맙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고,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라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 일본-파라과이전이 중계된 사이타마 스타디움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1,000엔 유료로 판매된 이 곳 사이타마 스타디움의 단체관람 응원석 티켓 4,900매는 발매 3시간만에 완전 매진되는 과열 현상을 보였다. 그만큼 오늘 경기에 일본 열도의 쏠린 눈이 대단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관람에 모인 일본인들의 염원도 단 하나였다. 오늘 경기에 어떻게든 승리해서 16강에 머물렀던 2002년 월드컵을 넘어 8강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하는 것. 이미 승리는 바램을 넘어서 확신 수준에 이를 정도로, 팬들은 오카다호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었다.
 
일본 대표팀의 축구를 관전할 때는 반드시 '사무라이 복장'을 착용한다는 회사원 나카니시 씨는 일본 대표팀의 최종 성적을 '우승'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매 시합마다 '전투에 임하는 자세'로 응원전에 참가하고 있으며, 사무라이 복장도 그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 사무라이 복장의 서포터 나카니시 씨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월드컵 전 평가전에서 계속 지기만 했던 오카다 재팬이지만, 저는 믿었습니다. 이렇게나 지속되는 나쁜 상황의 끝에는 반드시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오카다 감독은 그 사실을 멋지게 눈앞에서 증명시켜 줬습니다."
 
평범한 회사원인 그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카메룬전을 남아공 현지에서 관람하고 돌아왔을 정도로 오카다 재팬에게 보내는 신뢰와 경외심이 대단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일본 팀에게는 팀이 하나가 됐다는 '일체감'이 느껴집니다. 리그전에서 보여준 좋은 모습의 원동력도 거기서부터 온 것이구요. 누구 하나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이 같은 일체감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오카다 재팬이 이번에 반드시 '대형 사고를 칠 것'으로 예견했다. 한편 앞서 8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 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기도 했다.
 
"아쉽습니다. 정말 아쉬워요. 비록 이번 월드컵에서는 서로 만나지 못하겠지만,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이 좋은 라이벌로서 존재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친구들과 함께 응원에 참가한 후쿠쇼 씨 일행은 오늘 시합을 기대하며 굉장히 들떠있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일본의 2:0 승리를 점치며 골은 당연히 혼다 선수가 기록할 것이라고 외쳤다. 일행 중 한 여성은 혼다 선수의 이름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말하며 혼다 선수가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꼽기도 했다.
 
"일단 멋지잖아요. 그리고 실력도 출중해요. 특히 무회전 프리킥, 정말 최고였잖아요. 기자님도 그렇게 느끼시죠?"
 
▲ 친구들끼리 경기장을 찾은 후쿠쇼 씨 일행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부인과 사이좋게 응원에 참가한 다카기 씨는 조금 현실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시합 예상을 묻는 질문에 조금 멋적은 미소를 지으며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오늘 시합은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다음 시합 상대는 스페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에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시합까지만 이겨도 일본은 축구 역사에 새 기록을 장식하는 것이니까요. 더는 욕심부리지 않겠습니다. 하하하"
 
▲ 다카기 씨 부부. 딸과 함께 오셨냐고 묻는 실례(?)를 범하기도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이러한 팬들의 높은 기대를 등에 업은채 일본 대표팀의 시합은 시작됐다. 팬들은 시합이 중계되는 경기장 양사이드 대형 스크린을 주시한 채 큰 소리로 "닛뽄(日本)~! 닛뽄~!" 을 외쳤다. 기미가요는 이전 시합들보다 더 크게 경기장 내에 울려퍼졌으며, 일장기가 곳곳에서 휘날렸다.
 
수비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양 팀의 시합은 팽팽했다. 서로에게 좀처럼 골 찬스가 오지 않았지만, 가끔씩 찾아오는 찬스에는 환호성이 울려퍼졌으며 아쉽게 기회를 놓쳤을 때는 긴 한숨 소리가 경기장을 뒤덮었다.  
 
그렇게 득점 없이 전, 후반이 끝나자 90분간 어지간히 가슴을 졸인 팬들이 동시에 화장실로 몰려들었다. 화장실 안에서 벌어지는 난상 토론에서 일본 팀이 시합에서 보여준 움직임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모습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람도 있는 반면 "슛이 안터지는 수비적 전술 덕에 시합이 조금 늘어졌다. 연장전에는 분명히 더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팬도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연장전도 몇 번의 결정적 기회가 있었지만 놓쳐버린 일본 대표팀은 결국 승부차기로 들어갔다. 팬들은 '설마 여기까지 올 줄이야'라는 반응이 대부분으로, 이번 월드컵 첫 승부차기에서 행운의 여신이 일본에게 손을 흔들기를 고대했다. 이번 월드컵의 공신 중 한 명인 가와시마 골키퍼의 이름이 경기장 내에 큰 소리로 울려퍼졌다.

하나, 둘... 일본 선수들이 하나하나씩 골을 결정지을때 마다 경기장이 들썩였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파라과이 선수들의 공도 차례차례 일본 골대 그물을 흔들었다. 그리고 맞이한 고마노의 세번째 킥.
 
"아~......"
 
▲ 고마노의 세번째 승부차기 실축 순간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짧은 탄성이었다. 골포스트를 맞고 밖으로 튕겨버린 공에 몇몇 서포터들은 다리에 힘이 풀린듯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일부 서포터들의 눈에는 벌써부터 눈물이 맺혔다. 그래도 가와시마 골키퍼를 믿기에 일말의 희망은 남아있었다. 마지막 파라과이 킥커가 골을 결정시키는 순간까지 희망은 그들 옆에 굳건히 자리하고 있었다.
 
패배가 확정된 이후 자리를 뜨는 시마다 씨에게 소감을 물었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기에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지만, 집이 가까워 자전거를 타고 왔다는 그는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아~ 오늘 시합 정말 아쉬웠어요. 저는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고마노 선수가 너무 걱정이네요.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16강에 올라갈 수 있을거라고 예상조차 못했지 않습니까. 누구도 비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5시간 후면 바로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는 다나카 씨 일행은 오늘 밤 집에 가는건 포기한 눈치다. 다나카 씨는 아침 첫 차 시간까지 어떻게 시간을 떼울 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부터 생각해봐야죠"라며 미소를 띄는 여유까지 보였다. 그들의 표정 어디에도 패배로 인한 실망의 그늘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좋은 시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마지막까지 열심히 뛰어줬습니다. 그들의 모습은 감동적이었고 덕분에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오카다 감독을 비롯한 모든 일본 대표팀 선수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 16강 일본-파라과이전 사이타마 경기장 단체관람 응원전
 
▲ 일본-파라과이전이 중계된 사이타마 스타디움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4강을 목표로! 오카다 재팬" 글귀가 보인다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일본-파라과이전이 중계된 사이타마 스타디움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물안경을 쓴 서포터의 모습도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일본-파라과이전이 중계된 사이타마 스타디움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일본-파라과이전이 중계된 사이타마 스타디움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일본-파라과이전이 중계된 사이타마 스타디움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일본-파라과이전이 중계된 사이타마 스타디움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우승 트로피를 치켜든 팬의 모습도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위기 상황!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일본 대표팀의 선전에는 환호성이 잇따랐다.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상대팀의 위험한 플레이에 옐로 카드를 내보이는 서포터도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승부차기에서 골을 성공시켰을 때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고마노의 실축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패배가 확정된 순간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패배가 확정된 순간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패배가 확정된 순간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그러나 곧이어 격려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감동 선사한 일본대표팀 선수들 감사합니다~"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매스컴의 취재열기도 대단했다.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동영상으로 보는 응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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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6/30 [04:14]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솔직히 말해서. 아시아 10/06/30 [09:49]
그들의 경기이고 그들이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별 상관없는데 기왕이면 아시아가 이기면 좋다....라고 생각하는 축구팬입니다.

어제 경기는 정말 축구팬으로서 보는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수정 삭제
수준낮은 경기 물꾸 10/06/30 [09:58]
16강전이라고 생각되지않을만큼 형편없는 경기였다

이따위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눈물을흘리다니 도저히 이해가 되지않는다

월드컵의 질을 떨어뜨리는 경기였다 수정 삭제
일본식 수비축구는 축구도 아니며 퇴출시켜야한다. 닉네임 10/06/30 [10:03]
95분내내 9명이 수비하는 축구는 일본외의 나라에서는 상상도 할수없다.
저건 축구가 아니라, 차라리 11명이 골대앞에 서서 그물을 쳐라..
아시아에 배정되는 출전권이 줄더라도 일본같은 수비축구는 월드컵에 나가게해서는 안된다.
한국축구가 만들어놓은 아시아 공격축구의 이미지를 일본의 dirty한 축구가 망치고있다. 수정 삭제
형편 없었다 다림 10/06/30 [10:35]
아니 뭐 바보축구도 아니고
이게 어떻게 16강전인지..
웃음도 안나오는 멍청한 경기력이었다 수정 삭제
일본축구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나그네 10/06/30 [13:36]
자국민이 자국팀 위로해주고싶고 열심히 뛰어준 것에 대해서 칭찬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솔직히 어제 경기는 조금 심했습니다.
무슨 복싱 타이틀 방어전인지 알았습니다. 만약 일본팀이 골을 넣었어도 그것은 실력이 아니라 역습으로 인한 운빨로 들어간 것 아니냐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던...그런 경기. 블루 계열 색상이고 또 선수들 체격이 작은데 유니폼도 타이트하게 입은 것 같더라고요 그러니 더 작게보여서 동네아저씨들과 꼬마들의 축구경기같은 이미지가 살짝 보였습니다. 일본과 라이벌이라고 부를 수 있는게 부그러운 경기였다. 수정 삭제
부부젤라만이 존재했을뿐.... 헛~ 10/06/30 [19:20]
각 나라의 차별화된 응원모습을 볼수가 없다....
뿌~~~~~~~~~~~~~~~~~~~~~~~~~~~~~~~~~~~~~~~~~~~뿌~~~~~~~~~
이런식이라면.....아프리카에서의 월드컵은 반대하고 싶다...... 수정 삭제
-ㅁ- 10/07/01 [17:52]
참새만 나왔어도 카메룬전 재탕되었을텐데 수정 삭제
축구를 하는건지 개그를 하는건지 ㅁㅁㅁ 10/07/11 [11:05]
모르겠지만.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라는 것을 제네는 알까?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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