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합작 드라마 ‘김현희-다구치 야에코’ 요 며칠
, 일본에 드라마 한편이 대히트를 치고 있다
. 최근 들어 보기 드문 현상이다
.지난
3월
11일
, 한국의 이 명박 정권과 일본의 아소 타로 정권은 실로 오랜만에 부산에서 한일양국 합작 드라마 한편을 탄생시켰다
. 주연은 이미 보도된 대로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의 실행범 김현희
(47세
) 전 사형수
(일본아사히신문표현
)과
, 북한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다쿠치 야에코
(田口八重子
)의 아들 이즈카 고이치로
(32세
)와 야에코의 오빠 이즈카 시게오씨다
.
▲ '어머니 살아있어요' 김현희 만남 ©jpnews | |
이 ‘드라마’는 작년 가을부터 한일양국이 치밀하게
, 그러면서도 의욕적으로 준비해 온 야심작이다
. 그래서인지 현재 일본에서는 일본정부가 ‘의도’하고 ‘예상’했던 대로 대히트 작품
(?)이 되고 있다
.아사히 요미우리 등
6대 일간지는 이 ‘드라마’ 이야기로 온통 도배를 하고 있고
, 텔레비전은 그 동안 어떻게 참아왔나 생각될 정도로
, nhk 교육방송의
3번을 제외한 모든 채널에서 같은 내용을 ‘방송하고 또 하고’ 있다
. 이젠 텔레비전 스위치를 켜기만 하면 이 드라마 리바이벌 방송이 나온다
. 이쯤 되면 아소 정권이 목표한 절반의 성공은 한 셈이랄까
?
그럼 한일 양국정부는 왜 이 같은 드라마를 만들었을까
? 아니 왜 구태여
3월에 이 같은 드라마를 연출했을까
?여기에는 이 명박 정권과 아소 타로의 절박한 속사정이 있다
. 그 속사정 또한 내용이 동병상련의 위치에 있다
.한국의 이 명박 정권은 작년
2월에 출범했고
, 아소 타로도 작년
9월에 일본의
92대 총리로 취임했다
. 이 대통령은 무력하기만 했던 전 노 무현 정부의 대안으로
, 아소 수상은 아베 신조 전 수상의 ‘귀족정치’에 의한 바닥정치의 ‘체인지 파트너’로 정권을 움켜쥐었다
. 또한 양국의 지도자는 ‘우향우’ 지향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성향도 같다
. 그 뿐만이 아니다
. 국민들로부터 받는 지지도와 그 인기가 그 바닥을 치고 있다는 현실도 일부러 꿰 맞춘 것처럼 똑같다
. 한국이든 일본이든 서민들의 여론이라는 택시를 타고 운전수에게 물어보면 양국 택시운전수가 미리 짠 것처럼
, 자국의 지도자를 강하게 비판한다
. 양국의 국민들이 두 지도자를 싫어하는 이유도 대동소이하다
.지난
2월
23일자
<주간문춘
>의 앙케이트 조사를 보면
, 일본 전후 최악의 수상으로 아소 수상이
1위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 그 이유로는 ‘서민들의 고통을 모르고
, 국민을 위한 정책이 하나도 없고
, 수상발언의 신뢰성이 전혀 없다’라는 것이었다
. 이 같은 평가는 고스란히 이 명박 대통령에게도 적용된다
. 왜냐하면 한국국민들의 평가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 이 대통령 또한 서민들을 위한 고통은 커녕
3% 내외의 부자만을 위한 정책일색이고
, 허언으로 치면 아소 수상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줄줄이 사탕이다
. 국민들을 잘 살게 해주겠다는 뻥튀기 발표인 ‘
747정책’
, 지금 주식을 사면 부자가 된다는 주식투자 유도발언 등 일일이 거론할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많다
.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실제로 양국의 지도자는 그 지지율이
10%대로 내려앉은 경험을 함께 갖고 있다
. 바로 이 같은 동병상련의 양국 지도자가 만들어낸 합작품이 바로 지난
3월
11일 부산에서 공동으로 연출한 ‘김현희
- 다구치 야에코 가족상봉’ 드라마다
. ■ 한일 통화스와프와 김현희의 빅딜
올해 초
, 일본 정부관계자를 만났다
. 그 자리에서 김현희와 다구치 야에코 가족 간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 그 때 그 관계자는 말했다
. 한국정부와 그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 그래서 기자가 물었다
. 김현희가 만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느냐고
. 그 관계자는 ‘물론’이라고 대답했다
. 그리고 이어진 대답이 모든 정황과 사실을 내포하고 있었다
. “물론입니다. 우리(일본)정부가 이 명박 정부에게 그 정도로 협조를 했는데, 김현희 정도는 만나게 해줘야죠. ”여기에서 ‘협조’란
300억 달러 규모의
<한일통화스와프
>를 가리킨다
. 말하자면
300억 달러의 규모의 엔과 김현희를 빅딜하는 것이다
. 또한
2월 말
, 한국외교관을 만났다
. 그 자리에서도 똑 같은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가 어려운 때 한일통화스와프를 성사시켜준 일본정부에게 그 정도는 해 줘야죠. 게다가 일본정부가 김현희를 만나게 해달라고 어찌나 조르는지, 서로 윈윈 아닙니까?” 그 이전 작년 연말에 복수의 일본기자들을 여럿 만났다
. 그들은 기자에게 한결같이 똑 같은 질문을 했다
. “언제 김현희를 만나게 되는지 혹시 아는 것 없습니까? 정부관계자 말로는 김현희를 만나는 것은 확실한데 그 시기는 아직 모른다고 하니…”한마디로 말해
<한일통화스와프
>와 김현희의 빅딜인 셈이다
.
한국정부로서는 경제적 위기를 탈출할 수 있어 좋고
, 일본정부로서는 앞이 보이지 않는 정국을 돌파할 일본국민들의 ‘뜨거운 감자’ 납치사건을 재부상 시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실제로 한일양국 정부는 이 문제로 한동안 실랑이를 벌였다고 한다
. 이 한가운데에서 조정역할을 한 것이 바로 이대통령의 형인 이 상득 의원
. 이 의원은 잘 알려진 것처럼 모리 전 수상 등 일본정계에 많은 인맥이 있다
. 일본 정치인의 증언으로는
, 친일정치인으로 유명한 김종필 전 총리가 과거 이 의원에게 일본정치인들을 많이 소개해주었다고 한다
. 모리 전 수상과의 친분도 처음에는 김 전 총리가 소개를 해주었고 이 후 '모리
- 김 전총리' 간의 사석 술자리에도 이 의원을 함께 불러 친분을 다졌다고 한다
.그 후 이 의원은 한일의원연맹의 정기적인 교류로 일부 자민당 의원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는데
, 작년 동생이 대통령이 되고 난 후부터는 오히려 일본정치인 쪽에서 적극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등
, 그 위상이나 대우가 이 대통령 못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한일통화스와프
>와 김현희의 빅딜 한가운데에 이 상득 의원이 있는 것은 그리 부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 그 때문에 이 의원은 비밀리에 몇 번 일본을 다녀갔다고 한다
.아무튼 양국의 목표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 그래서
<한일통화스와프
>는 어렵지 않게 맺어질 수가 있었다
. 대신 일본정부는 아소 정권의 실정을 다른 곳으로 돌릴 ‘납치사건’을 재부상시킬 절호의 찬스를 맞이했다
.■ 한일빅딜 타이밍은 3월, 왜? 작년 연말부터 한국에는
3월 위기설이 공공연하게 퍼져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은
3월이 결산이다
.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
, 학교까지 신학기는 모두
4월에 시작한다
. 때문에
3월에 모든 결산을 마쳐야 한다
.문제는 수년 전부터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이자가 싼 일본의 엔화를 마구 차입했다는 것이다
. 한국의 은행들이 앞장서서 이 장사를 했다
. 열 댓 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는 중소기업은 엔화를 빌려 공장규모를 늘렸고
, 대학병원으로부터 독립한 개업의들은 이 엔화로
2,30억 하는 의료기기를 들여와 환자증원에 열을 올렸다
.그리고 작년
9월
, 미국의 제
4위인 세계적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금융공황상태가 시작되었다
. 미국이 기침을 해도 한국은 감기가 걸린다는 속설을 증명이라도 하듯
, 한국금융시장은 말 그대로 휘청거렸다
. 거기에다 엔고현상으로 엔화를 빌린 사람들은 원금이 두 배로 늘어났다
. 실례로 강남에서 다섯 개의 진료과목을 운영하고 있는
k병원장은
, 2년 전에
2억엔
(당시는
16억원
)을 빌렸는데
, 지금은 갚아야 할 원금이
30억 원 이상으로 불어났다고 비명을 질러댔다
. 작년
10월에 간신히 사정하여
6개월 연장을 받았는데 벌써
3월이 다가왔다면서
, 요즘에는 원금상환 걱정으로 불면증에 시달린다고 하소연을 했다
.이렇듯 일본의 결산시기인
3월은 일본엔화를 빌려 쓴 한국인에게는 ‘죽음의 달’이기도 하다
. 때문에
3월 위기설
, 3월 줄 도산은 그래서 이 명박 정부에게도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 바로 이 대안으로 ‘딜’을 한 것이 지난
3월
11일 김현희와 다쿠치 야에코 가족의 만남이다
. 일본 외무성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 만나는 날짜와 시간은 모두 한국정부관계자가 정했다고 한다
. 작년 연말부터 하루라도 빨리 김현희를 만나고 싶었던 일본정부와 다구치 가족들은
, 그래서 한국정부의 요구조건을 들어 줄 수밖에 없었다고 전한다
. 그 요구조건은
4월말로 만기가 되는
<한일통화스와프
>의 연장
. 말하자면 한국정부는 한일통화스와프를 맺으면서 김현희와 다구치가족과의 만남을 약속했고
, 실제 이번 성사에는 그 기간 연장이 추가요구로 곁들여졌다고 한다
.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2월
25일
, 신 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
(차관보
)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한일금융협력
> 세미나에서
, ‘한일통화스와프를 통한 대응을 지속해야 한다’라고 완곡한 어조로 말했다
. 그런가 하면 윤 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은
3월
5일 외신기자와의 간담회에서 ‘필요하면 한일통화스와프의 기간을 연장하고 그 규모문제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때는 이미 일본정부로부터
<한일통화스와프
>기간 연장에 대해 긍정적인 대답을 받은 후였다고 한다
. 그래서 윤장관이 기간연장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기자들에게 발표를 할 수 있었던 것
. 이렇듯 한국정부로서는 김현희와 일본납치가족을 만나게 해주는 대신 그 대가로
<한일통화스와프
>기간을 연장받은 것이다
. 아직 속단하긴 이르지만 이를테면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
3월 위기설'을 김현희 카드로 막은 셈이다
.
▲ 도쿄 카스미가세키에 있는 일본 외무성 ©jpnews | |
■ 추락한 아소정권 김현희로 정국돌파 계획 문제는
이 같은 양국의 이벤트가 전혀 순수하지 않다는 데에 있다
. 물론 한국의 경우
, 작년 미국수입소고기 문제로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번진 촛불시위라는 ‘뜨거운 맛’을 본 이 명박 정권으로서는
, 어떻게 하든 '
3월 위기설'을 막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명분이 충분히 있다
. 또한 이 명분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일본의 엔화를 빌려 쓴 중소기업인들의 존립자체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3월의 위기를 넘기는 것은 곧 경제적인 파탄에서 벗어나는 일이므로
, 동기가 불순하다고 비난을 할 수 있을 지언정 그렇다고 반대는 할 수 없다
. 하지만 일본은 다르다
.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는 분명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 게다가 이 문제는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수상의 평양방문 ‘북일정상회담’ 때
, 김 정일 국방위원장이 납치사실을 인정하고 두 번 다시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사과를 했다
. 또한
5명의 납치피해자와 그 가족이 일본으로 돌아왔다
. 물론 일부 납치피해자들의 경우 생사불명이 불분명한 경우도 있다
. 그래서 피해자 유가족들은 지금도 일본정부와 언론을 상대로 진상규명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피해사실과 그 고통에 대해 충분히 인정하지만
, 그 주변의 ‘납치마케팅’은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이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 오죽하면 모리 전 수상이 이들을 가리켜 ‘납치산업’이라고 했을까
?납치피해자 가족이나 유족들은 일본 전국을 돌아다니며 강연과 모금운동을 함께 해왔다
. 이런 과정에서 일부 가족은 국회의원 선거에 후보자로 나섰다가 낙선했고
, 몇 몇 간부들은 모금한 돈을 개인적으로 운용
(나중에 북한탈북자에게 주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탈북자에게 부탁해서 거짓영수증을 만들었다고 함
)해서 일본언론으로부터 호된 비난을 받았다
.일본언론 또한 사실여부 관계없이 무조건 ‘북한 때리기’는 일본 정서상 모두가 용서되는 분위기 속에 물타기를 계속해 왔다
. 북한에 대한 비난
, 비판이라면 그것이 설령 사실이 아니더라도
, 그 기사를 쓰는 일본기자들은 반성의식이 전혀 없고
, 또 그 기사를 읽는 일본독자들 또한 ‘그럴 수 있지’라고 태연하게 넘어갔다
. 그래서 한 때는 ‘조작’ 내지는 ‘가짜 북한 뉴스’가 일본언론에 등장해 판을 친 적이 있었다
. 왜냐하면 ‘북한 때리기’ 뉴스는 돈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일본에서는 아직도 ‘납치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 이는 일본 정부와 언론들이 그렇게 만들었다
. 요즘 유일하게 일본인들이 하나가 될 때는 ‘납치문제’가 거론되었을 때다
. 때문에 추락할 대로 추락한 아소 정권은
, 자신에게 향한 비판의 손짓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하는 벼랑끝 정치의 정점에 서 있다
. 그 타개책이 바로 김현희와 다쿠치가족 간의 만남이었다
. 우선 이들의 만남은 아소 정권에게 일석이조가 아닌 일석다조의 효과를 안겨줄 수가 있다
. 그 첫 번째가 인도적인 효과다.
다구치의 아들인 고이치로는 어머니가 납치되는 바람에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랐다
. 때문에 어머니의 얼굴을 모른다
. 그런데 김현희에게 고이치로의 어머니가 몇 년간 일본어를 가르쳤다
. 또한 현재 고이치로 어머니에 대한 증언을 해줄 유일한 사람은 다름아닌 바로 김현희다
. 김현희를 만나면 고이치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머니 다구치에 대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가 있다
. 이보다 더한 인도적인 만남이 어디 있겠는가
? 누가 봐도 감동적인 광경이 될 수가 있다
. 게다가 이들의 만남을 일본정부가 나서서 주선한다면 추락할 대로 추락한 아소정권의 바닥 이미지가 조금은 희석될 수가 있다
. 두 번째는 ‘납치문제’는 일본인 공통의 뜨거운 감자이기 때문에, 아소정권의 실정에 대한 시선을 이들에게 돌릴 수가 있다. 실제로 요 며칠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 일본언론매체가 아소수상은 안중에도 없고 온통 이들의 만남으로 도배를 하고 있으니까
.세 번째는 한일관계 재정립이다.
지금까지 한일관계는
80년대 전 두환
- 나카소네 시절을 제외하고는 늘 일기예보 같았다
. 화창한 맑은 날씨여서 안심을 하고 있으면 어느 날 갑자기 일본정치인들의 망언이 터져 나와 소낙비로 변하는가 하면
, 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서늘한 가을날씨로 변해 한일관계는 늘 긴장상태로 답보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자존심이 유난히 강한 노무현 정부와는 그래서 상대하기 힘들었다
. 그런데 이 명박 정부는 다르다
. 역대 한국대통령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친일성향을 가지고 있다
(일본외무성관계자 표현
). 이 대통령은 일본정부가 원하는 말을 자진해서 해준다
(예
: 대통령 당선 후 일본방문시
, 과거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절대로 꺼내지 않겠다고 발언하여 일본정치인들이 '역시' 하며 무릎을 쳤다고 한다
).그런 이 대통령에게 작년 연말
, 300억 달러 규모의 한일통화스와프를 해주었다
. 이번에는 한국 정부가 기간연장과 함께 액수를 올려 또다시 한일통화스와프를 맺어달라고 부탁해 왔다
. 일본정부 입장에서 그다지 큰 액수가 아닌 이상 안 들어줄 리가 없다
. 대신 김현희를 일본정부 앞으로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 일본정부는 한국정부가 결코 거절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 아니 그보다 더한 요구라도 들어줄 것이라고 믿었다
. 왜냐하면 이미 일본정부는 이 명박 정부의 아킬레스건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무엇이 ‘당근’이고
, 무엇이 ‘압력’ 인지를 이미 꿰뚫고 있었다
. 따라서
3월에 김현희를 공개석상에 내놓은 이유가
, 한국내의
3월 위기설을 희석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것쯤은 진작부터 파악하고 있었다고 한다
. 실제로
2월
25일 신 제윤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자신있게
<한일통화스와프
>의
4월만기 기간연장을 발표한 것도
, 일본정부가 김현희의 면담을 조건으로 합의를 한 후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 서로 양국정부가 윈윈한 것이다
.네 번째는 북한에 대한 어필이다. 현재 북일관계는 최악의 상태에 머물러 있다
. 두 번의 북한 방문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수상이 애써 만들어 놓은 북일관계 토대를
, 아베 신조 전 수상이 취하는 이득 하나 없이 한 순간에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 이는 납치문제 등 우익세력을 등에 업은 포플리즘에 영합한 결과다
. 이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젊은 나이에 수상자리에 오른 아베 전 수상은
, 그러나 뚜렷한 정책하나 보여주지 못하고
1년도 채 안되어 스스로 권좌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 따라서 아소 정권으로서는 어떡하든 최악의 관계에 놓인 북한과 관계회복을 해야 했다
. 그렇다고 지금까지 납치문제로 큰소리를 친 일본정부가 북한 측에 무조건 만나 달라고 애걸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미 그렇게 했지만
). 대화를 하고 싶어도 마땅한 핑계거리가 없었다
.결국 아소정부는 전 정권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역시 납치문제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 그것도 새로운 전략이 아니면 안 된다
. 기존의 납치피해자 가족문제만으로는 대국민 설득력이 약했다
. 이에 대한 대안이 바로 김현희였다
. 더구나 김현희는 납치피해자로 북한에 끌려가 사망했다고 북한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다구치의 일본어 제자가 아닌가
? 이보다 더 좋은 호재는 없었다
. 게다가 이들의 만남에서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일본정부로서는 금상첨화가 된다
. 특히 다구치가 살아 있다는 말이 나오면 효과만점이다
. 왜냐하면 이를 근거로 다시 북한에 재조사를 요구할 수가 있다
. 실제로 고이치와 만나는 공개석상에서 김현희는 기특하게도
, ‘어머니 다구치가 살아있으므로 희망을 가져라’는 말을 했다
. 이 말에 일본정부와 일본언론이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지었음은 물론이다
. 그러나 일본외무성 관계자 말에 의하면 일본정부는 솔직히 김현희와 다구치 가족의 만남에서 새로운 사실이 나오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 이미 김현희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모든 것을 고백했고
,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가 대한항공기폭파사건으로 북한을 떠나온 것은 무려
22년 전의 일이어서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김현희와 다구치가족의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인도적인 측면에서 일본국민들에게 많은 어필을 할 수가 있고
, 또한 이 같은 정서를 기조로 북한에게 다시 대화요청을 할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 김현희의 등장이 북한을 자극해 또다시 강경태도를 취해 오더라도 일본입장에서는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 강경한대로 다시 한번 북한과 대화를 할 수가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 더구나 최근에는 북한이 시종일관 일본무시 전략으로 나와
, 북일 물밑 대화에도 영 ‘성의’를 보이지 않아 일본정부는 내심 애를 태우고 있었다고 한다
. 때문에 북한과의 대화핑계를 찾는 일본정부로서는 김현희 카드는 여러 면에서 아주 좋은 호재였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는 김현희 카드를 일본국내용 활용이다. 복수의 일본정부 관계자에 의하면 현재 김현희는 경제상황이 그리 썩 좋지 않다고 한다
. 그녀가 자서전 출판으로 벌어들인 거액의 인세는 이미 국정원 출신의 남편사업자금과
kal사건 유족기금기부로 이미 없어진 지 오래고
, 강연수입은 노 무현 전 정권 때는 거의 하지 않아 전무한 편이라고 한다
. 때문에 현재 김현희는 일본독자를 상대로 새로운 책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 물론 인세를 염두에 둔 출판이다
. 이를 일본정부는 대단히 긍정적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 왜냐하면 앞으로 누가 수상이 되더라도 일단 우익정당인 자민당소속 정치인이라면
, 김현희 카드는 계속 유효하기 때문이다
. 즉 자민당계 일본정부가 두고두고 우려 먹을 수 있는 회심의 김현희 카드라는 것이다
.그래서 김현희에 대한 책을 일본에서 출판할 수 있도록 간접적으로 일본정부가 뒤에서 적극적으로 주선하고
, 가능하면 일본에도 초청하여 강연 등을 하게 하여 북한에 의한 ‘납치사건’의 불씨를 계속 지펴나간다는 전략을 이미 세우고 있다고 한다
. “현재 일본에서는 납치문제가 더 이상 우익정권의 카드로 먹혀 들어가지 않습니다
. 이젠 일본국민들도 많이 지쳤어요
. 솔직히 또 그 얘기냐 하는 반응도 나오고
. 하지만 김현희는 달라요
. 이번 다구치가족과의 만남으로 텔레비전에 나왔을 때
, 115명을 죽인 폭파범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 북조선의 김정일에 의한 희생자라는 연민의 감정이 더 강했습니다
.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