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가전제품을 싸게 판매해온 전자양판점 업계. 편의점과 비슷한 약 8조엔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나 격렬한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급격한 점포 확대에 따른 공급과잉과 디플레이션 폭풍이 밀려들면서, 체력이 떨어진 회사 중 하나인 베스트 전기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1월 13일)은 "전자제품 유통체인 업계 8위인 '베스트 전기'가 12일, 2012년 2월까지 전체 직영점의 30% 전후에 해당하는 50-70개 점포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베스트전기는 이와 별개로 자회사 '사쿠라야'(전 15개 점포)를 올해 2월 중으로 영업을 끝내고 청산하기로 했다.
또한, 그룹(6000명 규모)에서 희망 퇴직 등으로 수백명의 인원 삭감도 실시한다.
베스트전기가 같은 날 발표한 10년 2월기 실적예상은 최종손익이 종래 예상을 288억엔을 밑도는 301억엔 적자.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실적 악화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고 있어 이례의 대량 폐점을 통해 살아남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 도쿄 신주쿠, 시부야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사쿠라야가 2월 전 15개 점포가 문을 닫는다. ©jpnews/김현근 | |
일본 가전양판점 업계는 1990년대를 지나면서 적극적으로 점포를 확대, 현재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상위 10개사만으로도 3,000점포가 넘는다.
그러나 경쟁력을 잃어버린 점포도 눈에 띄기 시작하는 등 한계에 도달한 상태. 업계 6위인 코지마는 2010년 3월 폐점수가 개점수를 웃돌 전망이어서 각 회사의 확대노선에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현재 국가 상업 통계에 따르면 일본 가전 시장은 07년에 약 8조엔으로 편의점과 비슷하나, 97년에 달성한 7조-8조엔대를 끝으로 10년간 같은 규모를 유지해왔다. 파이가 확대되지 않는 수요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소비자의 저가격 지향으로 인한 디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
닛케이는 디플레이션의 상징으로 각 회사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평판 tv를 들었다. 조사 회사 bcn에 따르면 09년 12월 평판 tv의 평균단가는 9만 9,000엔으로 1년만에 14나 하락했다.
그럼에도 업계 1위인 야마다 전기나 케즈홀딩스가 09년도에 신규 점포를 30개를 넘게 내는 등 판매면적은 확대되어왔다.
이번 베스트 전기는 전자제품 단가 하락과 대형업체의 물량 공세 속에서 재건을 위해 부득이하게 대규모 점포 폐쇄라는 초강수를 들 수 밖에 없었다.
현재 일본정부가 저전력 가전제품 구입을 촉진시키기 위해 지원하는 '에코 포인트' 제도를 덕택에 tv 판매가 그나마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그늘에는 컴퓨터나 휴대전화 판매가 지지부진한 면도 있다. 이로 인해 기존 점포의 매출이 마이너스로 줄어든 상황.
게다가, 업계 1위라고 해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업계 최강자로 승승장구를 계속해온 야마다 전기는 09년 3월기 이후 처음으로 순이익이 줄었으며, 09년 4-9월에도 수익이 감소됐다.
신문은 인구가 감소로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다른 회사도 '규모 축소'와 '지역 특화'를 내건 베스트 전기와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