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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만화의 신 "데즈카 오사무" 다시 읽다
그의 만화가 언제 읽어도 진한 여운이 남는 이유
 
김봉석 (문화평론가)
기존의 서울문화사, 대원, 학산만이 아니라 애니북스, 세미콜론 등 일본만화를 출간하는 출판사가 늘어나면서 좋은 점은 상업성은 약하지만 작품성만은 최고인 걸작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런 걸작들 중에는 최근작만이 아니라 고전에 속하는 작품들도 많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작품을 꼽는다면 역시 일본만화의 신이라 불리는 데즈카 오사무의 <아돌프에게 고한다> <뮤> 등이다. 그가 왜 '신'이라 불리는지,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데즈카 오사무는 일본 만화의 모든 것을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불새>를 비롯하여 sf인 <우주소년 아톰>, 의학 만화인 <블랙 잭>, 종교만화인 <붓다>, 정치만화인 <아돌프에게 고한다>, 새로운 여성상을 보여준 <리본의 기사>, 디즈니가 베낀 <밀림의 왕자 레오> 등 데즈카 오사무는 모든 영역을 초월하여 다양한 만화를 만들어냈다. 또한 극화를 만들어낸 것은 데즈카 오사무가 아니지만 재빠르게 극화체를 도입하여 자신의 만화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기틀을 잡은 것 역시 데즈카 오사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데즈카 오사무가 워낙 적은 제작비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애니메이션 업계가 지나친 상업주의로만 달리는 원인제공을 했다는 이유로 비판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데즈카 오사무가 모든 것을 시작했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 데즈카 오사무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에서 걸작을 꼽으라면 흔히 <불새>를 최고로 꼽는다. 그 다음으로는 <블랙 잭> <우주소년 아톰> <아돌프에게 고한다> 등이 거론된다. 불의 산에 산다는 불사조인 불새의 생피를 마신 자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불새>는 바로 그 '영원한 생명'을 둘러싼 갖가지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고대와 현대, 미래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개그와 장엄한 드라마, 때로는 실험적인 묘사까지 과감하게 펼쳐나가면서 인간의 삶과 함께 모든 생명의 의미 같은 철학적인 문제까지도 폭넓게 파고든다. 자신의 '생애를 걸고 그린 최대의 역작'이라고도 말하는 것처럼 심오한 철학을 만화적으로 유려하게 펼쳐낸 걸작이다.

일본 대중에게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기에 21세기 들어서도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블랙 잭>은 머리의 절반이 하얀 색이고 온 몸이 흉터로 가득한 외과의사의 이야기다. 신의 능력을 가지고 온갖 위험한 수술을 하는 무면허 의사, 어둠의 의사가 바로 블랙 잭이다. 개인의 복수를 꿈꾸는 것 같기도 하지만 <블랙 잭>에서도 데즈카 오사무의 모든 작품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휴머니즘이 흘러 넘친다. 데즈카 오사무의 최고 히트작이라 할 수 있는 <우주소년 아톰>은 할리우드에서 <애스트로 보이>로 실사영화를 만들 정도로 세계적인 캐릭터다. 

아이러니하게도 데즈카 오사무가 아톰의 캐릭터를 창조하는 데 가장 영향을 끼친 것은 바로 미국이었다. 일본 패전 후 들어온 미군이 워낙 거대해 보였고, 거기에 비해 일본인은 왜소해 보였다. 체격만이 아니라, 일본인은 늘 위축되어 보였다. 

그래서 데즈카 오사무는 일부러 아톰을 조그만 로봇으로 설정하고, 체격은 작지만 누구보다도 강한 힘을 가진 존재로 만들었다. 그리고 언어가 틀리고, 생각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미군과 일본인 사이에는 본질적인 단절이 있었다. 미군이 폭력을 휘두를 때조차 일본인은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아톰이 인간과 로봇, 지구인과 외계인 사이의 대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중간자, 통역자로 등장하는 것은 그런 이유다. 데즈카 오사무는 아톰을 '평화의 대사'로 생각했던 것이다. <아돌프에게 고한다>는 <불새>와 함께 데즈카 오사무가 고도의 철학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작가임을 증명한다.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는 단지 역사가 아니라, 지금도 즐겁게 볼 수 있는 만화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린 만화가 많기는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철학의 의미는 결코 질이 낮은 것이 아니다. 아니 아이들은 언제나 가볍고 별다른 의미가 없는 단순한 것을 좋아한다는 생각이야말로 데즈카 오사무가 거부한 편견이다. 

데즈카 오사무는 언제나 '아이들은 진지한 메시지를 원한다'고 생각해왔다. 그의 만화에는 그런 진지한 메시지가 단순한 형식으로 담겨 있다. 그것이 지금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를 읽어도 진한 여운이 남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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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2/01 [07:20]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불새... ㅇㅇ 09/12/01 [10:51]
정식 수입 된걸로 10년 전쯤에 만화방에서 본적이 있네요...
그런데 그 책 가지고 있는 만화방 지금 전국에 몇개나 남아있을지;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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