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의 구매력이 낮아지고 있다. 세계 64개국의 통화 가운데 엔의 하락폭이 가장 크다. 화석연료나 식료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인들의 부담도 증대되는 상황이다.
세계결제은행(BIS)은 매월 세계 64개국을 대상으로 '실질실효환율비율'(2020년 수치를 100으로 환산)을 공표하고 있다. 물가 수준이나 무역량 등을 바탕으로 통화별 종합적인 구매력을 측정한 것이다.
예를 들면 엔저·달러고가 되면 미국의 상품 구입에 많은 엔이 필요하게 되어, 엔의 구매력은 저하하여 엔의 실질 실효 환율은 하락한다. 중국의 물가가 상승하면 중국의 상품 구입에 많은 엔이 필요하게 되고 엔의 실질 실효 환율은 하락한다.
BIS가 매월 공표하는 통계에 따르면, 5월의 엔 실질 실효 환율은 68·65였다. 이는 달러당 360엔의 고정환율제였던 1970년대 전반보다 낮은 수준으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실질 실효 환율의 하락은 수출 중심의 자동차 제조업체나 해외 사업에 투자하는 무역업체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미국채 등 외화 자산을 가진 개인에게도 이득이 되지만, 일반 가정에 있어서는 수입품을 살 때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불이익을 가져다준다. 또한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 반도체, 통신기기 등 다방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준다.
엔의 구매력 저하는 한두해의 이야기가 아니다. 2000년 이후 주요 20개국의 실질 실효 환율 급락률을 조사하면, 일본 엔화는 57.88% 하락했다. 아르헨티나보다는 하락폭이 작았으나 G20국가 중 일본이 19위였다. 상위는 1위 러시아(63.43%), 3위 중국(23.7% 증가), 5위 인도(16.62% 증가)였다.
엔의 구매력 저하는 여러 요인으로 발생하고 있다. 일본 닛세이 기초연구소의 우에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 요인에 대해 미유럽의 중앙은행에 의한 급격한 금리 인상, 엔화의 가치하락, 일본을 웃도는 해외의 물가 상승 등 세가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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