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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풍 라멘가게 대박 성공 비결은?
뉴욕까지 진출한 일본 인기 라멘가게 '이치란' 성공비결을 듣다
 
안민정 기자
'독서실 일본 라멘 가게'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지역, 서양에 이르기까지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치란(一蘭)을 아시나요?
 
일본 가이드북에서 빠지지 않고 소개되는 일본 최고의 돈코츠(とんこつ) 라멘 가게, 후쿠오카에 간다면 반드시 먹어봐야 하는 라멘으로 소개되는 이치란. 그 라멘의 맛과 서비스, 대박 인기의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jpnews가 찾았다.
 
우선 일본 돈코츠 라멘이란 무엇인가부터 설명을 하자면, 말 그대로 돼지뼈를 고아 만든 육수 라멘을 말한다. 특징은 설렁탕이나 곰탕처럼 뽀얀 국물. 처음 맛본 외국인들은 특유의 냄새에 못 견뎌하기도 하지만, 입맛을 길들이면 걸쭉하고 진한 맛에 중독이 된다고 한다.
 
▲ 독서실 라멘가게 이치란의 돈코츠 라멘   ©이승열/jpnews

이치란은 후쿠오카를 기반으로 지금으로부터 50여년전인 1960년도에 오픈했다. 창업당시에는 일본 최초의 회원제를 표방한 라멘가게였지만, 현재는 규슈지역에 12군데, 관동지역에 11군데, 관서지방 하나, 도카이지역 한 점포에 이르기까지 전국 25개 점포를 거느린 거대 기업으로 변신했다.
 
덩치는 커졌지만, 맛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돈코츠 라멘이 줄을 잇는 후쿠오카 하카타 지역에서도 고객수 no.1, 매상 no.1을 놓치지 않는 돈코츠 라멘의 최고봉. 전국 25개 점포가 있어도 줄 서지 않으면 못 먹는 라멘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이치란의 인기비결을 알아봤다.

대박 비결 첫번째, 메뉴는 라멘밖에 없다!

라멘가게 이치란에는 메뉴가 하나밖에 없다. 라멘 이외에 그 흔한 볶음밥이나 만두도 없이 라멘 하나로 승부한다. 라멘 종류도 돈코츠 라멘 단 하나 뿐. 이치란에 방문했다면 메뉴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하나뿐인 메뉴 이치란 라멘은 국물부터 토핑까지 전부 고객의 주문에 의해 맞춤형으로 이루어진다. 국물을 싱거운 맛부터 진한 맛, 걸쭉한 맛부터 깔끔한 맛까지 8단계로 고를 수 있고, 마늘의 양, 파 종류, 비법소스의 양, 면발의 꼬들한 정도까지 꼼꼼하게 체크하고 나서야 주문이 가능하다.

 

▲ 라멘 종류는 하나지만, 국물부터 면까지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한국어 매뉴얼 있음     ©이승열/jpnews

라멘 종류는 하나뿐이라도 국물 맛부터 면발 삶기, 토핑을 전부 달리하면 총 9000여개의 배합이 나온다. 나를 위한 '맞춤 라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치란 후쿠오카 본사 홍보부 나카즈루 씨에 따르면, 이치란의 캐치프레이즈는 '세계 제일의 돈코츠 라멘을 연구하는 회사'. 돈코츠 라멘이라는 하나의 음식을 최선의 상품화 과정을 거쳐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기업 경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박 비결 두번째, 맛으로 승부한다!

 
이치란에서 라멘을 먹고 나오는 손님들에게 '오늘 이치란에 온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하나같이 '원래 자주와요'라는 대답을 했다. 한 번 가게를 방문한 손님이 두 번, 세 번 오게 만드는 이유, 그것은 역시 미각을 자극하는 '맛'이다.
 
실제로 단골을 자처한 손님들은 이치란 라멘에 대해 묘한 중독성이 있다고 표현했다. 돈코츠이지만, 돼지 잡냄새가 안나고, 고추가루를 이용한 비법소스로 어디서도 먹을 수 없는 얼큰하고 개운한 국물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먹고나면 또 생각나고 가게 근처에 올 일이 있으면 반드시 먹게 되고, 한참 안 먹다가도 어느 순간 문득 생각나는 라멘이 바로 이치란 라멘이라고 했다.
 
▲ 중독성있는 맛이 단골고객을 만든다     ©이승열/jpnews

이치란의 라멘국물은 100% 천연 돈코츠 스프. 독자적인 스프 개발로 돼지 잡냄새를 없애는 데 성공했다. 돈코츠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은 물론, 일본인 중에서도 돈코츠 라멘은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꽤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치란의 라멘 국물맛에는 비법 소스가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고춧가루를 베이스로 한 비법소스는 단순히 매운 맛만 내는 것이 아니라 돈코츠 국물의 풍미를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 비법소스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 토핑이 가능한데, 매운것을 잘 먹지 못하는 일본인들에게 추천은 기본보다 살짝 적은 1/2 배. 얼큰한 것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은 주문서에 직접 4배나 8배로 적어 내면 전체적으로 붉은 빛을 띄는 얼큰한 돈코츠 라멘을 즐길 수 있다.
 
라멘 면발도 직접 만든 생면을 이용한다. 돈코츠 라멘에는 보통 일본 라멘의 면발과 다르게 얇은 면이 많이 이용되는데, 이치란의 면발도 한국의 소면 굵기 정도의 얇은 면이 사용된다.이치란의 면은 전속 면발 장인이 그날그날 날씨와 습도에 맞춰 반죽 배합을 달리해 만들어낸다고 한다.
 

▲ 얼큰한 맛을 원한다면 4배, 8배 소스를 주문해보자     ©이승열/jpnews

대박비결 세번째, 먹을땐 라멘에만 집중한다! 독서실 시스템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치란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것은 마치 독서실과 같은 실내 인테리어다. 세 뼘 정도의 좌석에는 하나하나 칸막이가 쳐져있어 옆을 볼 수 없고, 앞에도 발이 쳐 있어 꽉 막힌 독서실 책상을 연상케한다.
 
왜 이렇게 폐쇄적인 공간에서 굳이 라멘을 먹어야하냐고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치란 홍보부에 따르면, 인간의 미각은 여러가지 정보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공원에서 먹는 도시락의 맛과 집에서 먹는 도시락의 맛이 다르게 느껴지듯이 똑같은 음식이라도 시각적, 환경적 요소에 의해 다르게 느끼게 된다고.
 
때문에 돈코츠 라멘 하나로 승부하는 이치란은 좀 더 라멘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고, 그것이 바로 독서실 환경처럼 꾸며진 좌석이 된 것이다. 앞뒤좌우 시선을 뺏기지 않고 눈 앞의 라멘에만 집중해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독서실 분위기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 독서실이 아닙니다. 이치란 라멘 가게 내부     ©이승열/jpnews

또한, 독서실형 카운터 좌석은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돈코츠 라멘의 특징 중 하나는 '카에다마(替え玉)'라 불리우는 면발 리필 시스템이 있는데, 여성이 혼자 와서 계속 리필을 하기에는 주변의 눈치가 보이는 것이 사실.
 
이치란은 곳곳에서 여성 고객 혼자와도, 누구라도 눈치보지 않고 라멘을 양만큼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우선, 이치란 점포 안에 들어가면 식권발매기가 있는데, 발매기에서 라멘과 원하는 토핑, 음료 등을 골라서 직접 구입한다. 그리고 빈자리 체크. 전체 카운터 석으로 이루어진 이치란은 한 명씩 밖에 빈자리 표시가 되어있어 가게 안으로 들어가 살펴보지 않아도 바로 빈자리를 찾아갈 수 있다.
 
좌석 앞에 뚫려있는 공간을 통해 점원에게 티켓을 건네주고 나서 자신의 입맛에 맞게 체크시트에 표시를 해 점원에게 건네준다. 라멘은 주문후 5분안에 좌석 앞 공간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주문부터 라멘을 받기까지 누구 한명 안 마주치고 말 한마디 안하고 가능한 시스템이다. 
 

▲ 점원과도 얼굴이 마주치지 않는다. 완벽 비밀 보장 라멘     ©이승열/jpnews

면발 리필을 원하면 식권기에 가서 다시 리필 식권을 사서 좌석 앞에 있는 기계 앞에 올려놓으면 된다. 기계가 자동으로 리필 식권을 인식하고 점원이 리필면을 가져다 준다. 식권기에 가기 귀찮은 사람은 점원 부르기 버튼을 누르고 젓가락 포장지에 리필을 체크, 현금으로 구입가능하다.
 
주문부터 식사를 마치고 나올때까지 누구하고도 눈이 마주치지 않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 일본스럽다고 해야할까, 너무 삭막하다는 느낌도 들지만, 때로 혼자 있고 싶을 때 유용할 듯 싶다.
 

▲ 고객층은 학생들부터 중년까지 다양하다. 식권기 앞에서 티켓을 구입하고 있는 사람들     ©이승열/jpnews

대박 가게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했던가? 돈코츠 라멘 하나로 50년간 일본인의 사랑을 받아온 기업. 경기불황에도 다소 비싼 감이 없지 않은 790엔 가격을 유지하며 사람들을 줄 서게 하는 비결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숨겨져 있었다.
 
한편, 이치란은 오는 12월 9일에 도쿄 신주쿠역 근처에 26번째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며, 더 나아가 세계진출을 위해 미국 뉴욕에 현지법인을 내고 '이치란 뉴욕점'을 오픈 준비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사진으로 보는 일본 최고의 돈코츠 라멘 가게 이치란>

▲ 가게 외부. 취재차 찾아간 곳은 이치란 도쿄 이케부쿠로 점포.     ©이승열/jpnews

▲ 들어가자마자 식권기로 티켓을 구입한다     ©이승열/jpnews
▲ 메뉴가 별로없어 심플한 식권기     ©이승열/jpnews

▲ 빈자리 현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승열/jpnews
 
▲ 파란 불이 들어온 곳이 빈자리입니다     ©이승열/jpnews

▲ 세뼘 크기의 책상같은 카운터 좌석. 옆사람 신경안쓰고 먹을수 있다     ©이승열/jpnews
▲ 면발 리필을 원할때는 이렇게~ 자세한 설명이 준비되어있다 ©이승열/jpnews
▲ 라멘이 나오면 앞에 발이 쳐져 완벽한 독립공간을 만들게 된다   ©이승열/jpnews
▲ 마치 고 3 독서실 풍경을 연상시킨다     ©이승열/jpnews
▲ 라멘을 먹는 10여분 동안은 완전한 독립공간. 집중할 수 있다©이승열/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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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1/07 [10:30]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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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J라는 케이블 티비 채널에서... 오호 09/11/07 [11:49]
라멘~ 뭐시긴가 하여튼 일본 일주하면서 라면만 먹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걸 하도 보다보니 정말 먹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일본 라멘 파는 집을 찾아서 먹어보기도 했습니다
맛은 괜찮은 편인데 문제는 가격;
칼국수 가격과 비슷하지만 라면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비싸게 느껴져요
여하튼 본고장 라멘은 무슨 맛일지 궁금해집니다 수정 삭제
맛있죠. 생구기 09/11/07 [12:47]
칸토에서 먹으면 큐슈에서 먹을때보다 100엔 더 비쌉니다. 카에타마아닌가? 수정 삭제
오타가 있었습니다. 편집부 09/11/07 [13:00]
카에다마로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 삭제
난... 훔.. 10/01/10 [00:16]
잇푸도가 이치란보다 맛있더라...
이치란은 주문의 세분화와 독서실 시스템으로 인기지, 맛은 잇푸도쪽이 더 좋은듯 수정 삭제
참 우울한 라면집이다. 슬프다 10/04/28 [19:04]
외로운 사람들이 서성이는 도시의 풍경화같다. 한 가구 한 주택의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라면을 먹을 때도 벽을 보며 먹어야 하는가?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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