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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못하는 남자가 현실로..일본 30대 절반은 미혼?
 
안민정 기자
일본에 와서 한국인들이 절대 이해 못하는 것 중 하나는 혼자 식당에 와서 고기 구워 먹는 일본인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에서는 12.2%의 사람들이 '식당에서 혼자 고기를 구워먹은 적이 있으며', 40대 남성의 경우 30%를 넘는 사람들이 '혼자 고기먹기'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2007年12月26日~2008年1月10日, 인터넷 와이어드, 6500명 대답)

혼자 식사하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니고, 반대하는 것도 아니지만, 왠지 혼자서 고기를 구우며 신문이나 책 읽고 있는 사람을 보면 '책은 왠지 폼 아닌가' '저렇게까지 혼자서 먹고 싶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고기를 구워먹는 사람들이 예전에는 나이 지긋한 아저씨들이었다면 요즘은 젊은 아가씨들도 혼자서 고기굽는 풍경을 목격할 수 있다. 이들이 '혼자 고기를 먹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결혼한 사람들이 굳이 혼자 고기를 굽지는 않을테고.. 높아져만 가는 일본 미혼율과 관계가 있을 듯 싶다.

▲     일본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 한장면
한국에서도 오는 6월 지진희, 엄정화, 양정아, 김소은 주연으로 방영될 예정인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 2006년에 일본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결혼 못하는 남자>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일본 드라마에서는 아베 히로시가 주연을 맡아 고학력, 고수입, 큰 키로 일본인들이 이상형으로 생각하는 '3고'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유별난 성격으로 '결혼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거다'라고 외치며 싱글라이프를 지켜나가는 39세 남성을 맛깔스럽게 연기한 바 있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인기에는 드라마 자체의 '재미'도 있지만, 결혼 못하는 남자라는 '공감대 형성'도 한 몫했다.

2005년 'tv 도쿄'에 따르면, 일본의 30대 전반 남성의 42%가 미혼이고, 일본 포털사이트 올어바웃에 따르면, 2000년 일본 도쿄도 도심 여섯 개의 구에 사는 30대 여성의 미혼율이 50%를 넘는다고 한다. 이제 절반에 가까운 30대들이 '미혼'인 시대. 
 
▲  연령별 결혼율 추이 20대는 물론 30대 결혼율이 하강곡선을 그린다
그렇다면, 일본 30대들은 왜 결혼을 못 하는걸까? (안하는 걸까?)
 
일본 언론들이 가장 큰 이유로 꼽는 것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다.

어쩌면 한국보다 더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은 과거 '여자나이= 크리스마스 케익' 공식이 성립했다고 한다. 케익은 크리스마스 이브까지가 가장 잘 팔리고 25일 밤이 되면 반 값이 되도 사는 사람이 없듯이 25살만 넘어도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것. 그러나 90년대 후반 이후, 높아지는 이혼율로 인해 일본인들도 '결혼이 행복의 전부'는 아님을 깨닫게 되고, 자신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것은 '자신' 뿐이라는 인식이 높아졌다고 한다.

1997년 일본 총리부의 '남녀공동참가사회에 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을 가진 여성이 늘어 여성의 경제력이 향상했다    66.1%
독신생활이 더욱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54.1%
결혼에 대한 세간의 억압이 적어졌다   35.5%
일을 위해서는 독신인 편이 좋다   30.7%
로 나타나 사회적 변화에 따라 경제력을 가진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결혼의식에 변화가 왔음을 알 수 있다.

▲   <프리터 연령별 비율>
두번째로 '결혼 못하는 이유'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프리터(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사람)의 증가'.

아르바이트만으로 혼자 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해지고 있는 일본 생활에서 직장에 들어가기 보다는 들고 나기 쉬운 아르바이트를 찾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30대가 되어서도 '프리터'로 남아, 누군가를 책임져야 하는 '결혼'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프리터는 1993년 215만명에서 2001년 417만명으로 급증했으며, 이로인해 특히 프리터 남성들은 '결혼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프리터들만 결혼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고학력, 고수입의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있는 30대 남, 여들이 요즘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적극적 결혼활동'(콘까츠)을 통해 맞선 파티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을 보면, 그들도 '결혼은 하고 싶지만 못하고' 있는 것이다. 

조건 좋은 그들이 '결혼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2005년 'tv 도쿄' 프로그램은 이렇게 표현다. 30대 고수입 여성들은 '결혼하고 싶은 남성을 찾기 힘든 진화하는 부류'이다. 경제적으로도 남자의 힘을 빌리지 않고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자력으로 얻을 수 있는 여성들은 눈높이에 맞는 남자가 없다는 것. 조건이 좋아도 외모가 별로이거나, 취미가 다르다면 만족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인이 느끼는 독신으로서 나쁜 점(생명보험센터, 치바, 동경, 가나가와 35~54세 독신남녀 대상)

▷남성                                                               ▷여성
장래불안    6.7%                                               장래불안            66.7%
자녀가 없는 것    40.3%                                  경제적불안         40.9%
생활이 불규칙해짐   28.3%                            자녀가 없는 것    33.1%
한 사람으로서 보여지지 않음   26.9%        생활이 불규칙     21.1%
건강관리가 어려움  5.3%                               한 사람으로서 보여지지 않음 19.8%
 
또한, 닛칸겐다이에서는 고수익 남성이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를 '30대 초반까지 체력도 넘치고 일에도 자신감이 붙고 뭐든지 자신있는 시기에 결혼을 하지 못하면, 30대 후반이 되어 적당한 사람을 고르려고 해도, 나이든 남성들의 로망인 '젊은 여자'들은 나이 든 남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실제로 일본에서 남성이 7살 이상 연상인 부부의 비율은 전국에서 10% 수준이라고 근거를 제시했다. 예전같으면 안정된 수입을 노리고 접근하는 젊은 여성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굳이 돈 때문에 나이 많은 사람을 고르는 젊은 여성들이 줄었다는 것.

또한, 1950년 전후에 70%를 넘었던 '맞선 결혼'의 비율이 2000년 대에 들어서는 7.4%까지 떨어졌고, 90년대 중반까지 많은 비율을 차지했던 '사내결혼'이 90년대 후반부터 확대되는 '계약사원제' 때문에 직장을 자주 옮겨다니는 이들이 늘어남과 비례해 '사내결혼율'이 급격하게 떨어진 것도 30대 미혼남녀가 늘어나는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자연적으로 이성을 만날 기회가 줄어들다보니 결혼율도 떨어진다는 것. 여기에 최근들어 유행하고 있는 '초식남자(이성교제에 관심이 없는 성실하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는 남자)' 특성이 더해지면서 이성에게 적극적으로 대쉬하는 남성들이 줄고 있어 앞으로도 일본 미혼 남성의 비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결혼하고 안하고는 개인의 자유라고 할 수 있지만, 사회적인 환경 속에 '결혼 못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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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하고 가정적인 여자가 이상형이다
맞선 결혼은 왠지 싫다
중고등학생 시절 짝사랑에게 고백은 못했다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친구들과 약속을 자주 취소한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직장에는 남성들이 8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연애상담을 해 줄 사람이 주변에 없다
여성들로부터 '너무 착하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남자 고등학교 출신이다.
주변에 이혼 경력이 있는 사람이 많다
 
이 중 반 수 이상이 해당된다면 독신으로 살 확률이 높다고 한다. 결혼하고 싶다면 마인드 컨트롤부터 하는 것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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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5/11 [11:14]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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