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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 日정부 초동대응 비판 쇄도
'연미복' 입고 사진 촬영 등, 태풍에도 개각 강행 '日정부 책임론'
 
이지호 기자

지바 현 대규모 정전사태가 장기화하자 일본에서는 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태풍 상륙 직후 개각을 단행해 그 사이 정치 공백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바 현에서는 태풍 상륙 열흘째가 되어가지만 여전히 4만 가구 가량(18일 오후)이 정전상태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도 및 통신(전화, 인터넷)도 끊겨 주민들은 극한의 환경에서 생활해야 했다.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되자 주민들의 원성은 커져만 가고 있다. 

 

▲ 지바 태풍 피해   



특히, 태풍 이틀 뒤인 11일에 정부가 예정대로 개각을 단행하면서 정치공백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지지통신을 비롯한 각 일본언론에서 제기됐다. 이른바 '정부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11일, 지바현에서는 64만 가구가 정전돼 주민들이 곤경에 처했음에도 TV에서는 개각을 마친 신임 장관들이 아베 총리와 함께 연미복을 입고 공개 사진촬영에 나서는 모습이 중계됐다. 이날 아베 총리의 일정을 보면, 하루 일정을 모두 개각 관련으로 채우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이 일본국민들에게 좋게 비추어졌을리 만무하다. 

 

친정권 성향의 보수 매체 후지TV나 산케이 신문조차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지적하며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예상이상으로 악화한 여론을 어떻게든 돌려보려고 아베 정권은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가 제대로 대응했고,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13일에 이어 17일 기자회견에서도 "태풍 상륙 전부터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책을 세웠다. (태풍 상륙 뒤 사무 레벨의) 관계성청 재해 대책회의를 5번이나 개최했다"고 아베 정권의 대처에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스가와라 잇슈 신임 경제산업상도 지난 15일, 지바 현을 방문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전부 가급적 빠르게 해왔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들은 도리어 지자체나 도쿄전력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이다. 

 

도쿄전력이 복구 완료 시점을 자꾸 번복하며 늦추자 스가 관방장관은 '복구 전망이 정확하지 않았다"며 도쿄전력을 비판했다. 

 

경제산업상을 맡다가 이번 개각 때 물러난 세코 참의원 자민당 간사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도쿄전력을 탓했다. 제대로 복구 시점을 예측못한 점을 질책한 것이다. 그러면서 개각 강행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해서는 "개각이 대응에 영향을 준 사실은 없다. 나도 장관으로서 마지막까지 전력사업자에 지시를 내는 등 성실히 임했다"고 주장했다.

 

자민당 내부 회의에서도 지바 현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지자체가 더욱 신경을 썼어야 했다는 것이다. 

 

여론은 늦장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데도 정부여당은 여전히 "정부의 늦장대응은 없었다. 대처를 잘했다"는 주장으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사태의 악화는 무조건 남탓이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대응을 문제시하고 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무로사키 요시테루 효고 현립대학 대학원 교수(방재계획학)는 "늦장 초동 대응이 심각한 피해 장기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재난 직후 대책본부를 설치해 현지에 인원을 파견하는 것은 위기관리의 원칙이라면서 정부차원의 대책본부가 세워지지 않았던 점을 지적했다. "피해 규모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태풍 상륙은 9일 오전 5시쯤이었고, 최초 재해대책회의는 33시간 뒤인 10일 오후 2시반이었다. 올 8월 태풍 10호 접근 당시 총리관저는 관계 각료회의를 상륙 전과 직후에 총 두 번 소집했으나 이번에는 열리지 않았다. 

 

경제산업성 정전피해대책본부 설치는 무려 13일에야 이뤄졌고, 정부 전체 재해대책본부는 여전히 설치되지 않고 있다. 늦게 설치하면 도리어 늦장대응에 대한 비판이 커질 것을 우려한 듯한 조치다. 

 

실제 2016년 구마모토 지진이나 지난해 7월 서일폰 폭우 때는 정부가 직접 방재담당상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한 바 있다.

 

도쿄전력은 태풍 이튿날인 10일, '11일까지 복구가 끝날 것이며 정전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애초에 일본 정부는 이번 태풍에 대한 사전 대비를 하지 않았고, 상륙 이후에도 이러한 발표에 기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 

 

아베 신조 총리는 예정대로 11일에 내각개편을 단행했고, 사진 촬영, 기자회견, 황거에서의 내각 인증식 등에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결국 두번째 재해 대책회의는 12일에야 열렸다.

 

일본 국민들은 직접 이러한 과정을 지켜봤기에 정부를 상대로 비판을 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질려하는 일본인들도 점점 늘고 있다. 

 

야당도 거세게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입헌민주당의 간 나오토 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총리가내각개편으로 바빠서 초동이 늦어졌다. 책임이 크다"고 총리를 비판했다. 입헌민주당의 후쿠야마 데쓰로 간사장은 취재진에 "대응은 공무원들에게 맡기고 정치가는 연미복으로 축하 분위기를 냈다"고 지적, 일련의 경과를 국회에서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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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18 [09:27]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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