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 주간지의 혐한 특집 기사에 항의가 빗발쳐 결국 편집부가 공식사죄했다.
일본 '주간포스트'는 2일 발매된 신간에 '한국따윈 필요없어 - '골치아픈 이웃에게 작별인사(厄介な隣人にサヨウナラ)'라는 제목의 10페이지 특집 기사를 실었다. 이 특집에서는 한일관계를 단절했을 경우에 군사, 경제, 스포츠(도쿄 올림픽 보이콧) 분야에서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분석해 싣고 있다.
이를 테면, 한국이 도쿄 올림픽을 불참하면 일본의 메달 수가 급격히 늘어난다는 식이다. 또한 특집기사 중에는 '분노를 억제 못하는 한국인이라는 병리'라는 제목의 기사도 있었다. '병리(병의 원인, 발생, 경과 등에 대한 이론)'라는 단어사용에서 얼마나 악의적이고 민족차별적인지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한국인은 즉 질병이다'라는 말이다.
이러한 기사 내용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던 소설작가 후카자와 우시오는 "(주간포스트가) 차별선동을 하고 있다"면서 이 잡지에 더이상 소설을 연재하지 않겠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미 보낸 원고를 끝으로 연재 중단을 선언한 것.
자신의 수입에 영향이 있지만 이에 개의치않고 신념을 관철한 것이었다. 그런 그녀의 용기있는 행동에 다른 작가들도 동참했다.
후카자와와 같은 연재 필자 중 한 명인 하마나카 아키도 "매우 차별적인 문언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이번 특집에 대해 편집부에 항의했다고 한다.
쇼가쿠칸에서 책을 출판하고 있는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도 쇼가쿠칸과 더이상 함께 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우치다는 트위터를 통해 "괜찮다. 사람들의 속된 욕망에 기대지 않고는 재정적으로 버티지 못하는 출판사따위하고는 연이 끊겨도 뭐"라고 언급했다.
일본의 저널리스트 출신 참원의원 아리타 요시후도 주간포스트와 더이상 일하지 않겠다며 항의 행렬에 함께했다.
재일교포 작가도 목소리를 냈다. 쇼가쿠칸에서 책 '생명(命)'등을 간행한 바 있는 작가 유미리는 "일본에서 사는 한국 또는 조선적 아이들, 일본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한반도를 뿌리로 둔 사람들이 이 (잡지의) 신문광고를 목격했을 때 무엇을 느낄지 상상해보지 않았던 것일까?"라고 비판했다.
작가들의 이같은 항의에 대해 많은 이들이 SNS상을 통해 공감의견을 나타냈고, '허핑턴포스트 일본판' 등 진보적 성향의 일본 매체들이 이를 기사화했다.
사태가 확산되고, 매체들이 잇따라 기사에 대한 출판사의 견해를 묻자 결국 '주간포스트' 측은 해당 기사에 대해 사죄했다.
▲ 주간포스트 인터넷 사죄문 © 주간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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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포스트 편집부는 "혼미한 한일관계에 대해 여러 관점에서 시물레이션한 것이다. 많은 의견과 비판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편집부는 '한국인이라는 병리'라는 기사에 대해 "한국에서 발표, 보도된 논문을 기초로 한 것이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이었다. 배려가 없었다. 사죄와 더불어 다른 의견과 종합해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언급했다.
주간포스트는 그동안 한국에 대한 민족차별적 내용의 기사를 자주 다뤄왔다. 최근에도 '한일단교로 한국경제 대붕괴'(8월 2일호), '한국이 반복하는 거짓말, 과장, 망상을 완전히 논파하는 일본인의 정론 50가지'(8월 9일호) 등 한국에 비판적인 기사를 다수 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