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상파 TBS 뉴스정보프로그램 '신정보 세븐데이즈'가 이달 10일자 방송에서 한일관계에 개의치 않고 한국문화를 소비하는 일본 젊은이들을 조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우대 조치를 철회한 것을 계기로 한일관계는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일본 여행 자제 움직임과 더불어 일본 제품 보이콧 운동이 한창이다. 일본 방송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한국을 비판하고 원색적으로 깎아내리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한국에 대한 일본 여론도 사상 최악이다.
그럼에도 신오쿠보 코리아타운은 일본의 젊은이들로 발딛을 틈도 없이 붐비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케이팝아이돌의 인기에 힘입어 제3차 한류붐이 도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 취재진은 먼저 신오쿠보 코리아 타운을 가서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물었다. 한일관계가 최악인 가운데 젊은이들의 반응은 일본 기성세대와는 큰 온도차가 있었다.
"그리 나쁜 것 같지 않아요"
"한국문화가 의외로 매우 가깝게 있기 때문에 별로 한국이 싫거나 그런 것도 없고 사이 좋은 아시아의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의외로 일본 젊은이들은 한일관계 악화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들은 이를 개의치 않는다.
"한국 좋아하니까 개의치않고(한국제품을) 사요"
"(한국 화장품을 사면) 한국인 느낌이 나게 돼요"
"예뻐요"
"제 친구 중에서 어떤 애는 아예 한국인처럼 화장하는 애도 있어요"
"한국은 프리티한 이미지에요. 예쁘다 그런 느낌"
"방탄소년단이랑 트와이스가 좋아요"
"제가 학원 선생님을 하고 있는데 지금 중학생들은 자니즈(일본 굴지의 남성아이돌 회사)보다 한국이에요. 한국붐이 완전히 도래했어요"
후쿠오카에서 왔다는 한 젊은 여성은 트와이스의 열혈팬이라서 일본에서 하는 행사라면 어디든 따라간다고 한다.
신오쿠보에 방문한 젊은이들에게 케이팝의 매력을 묻자 "완성도가 달라요. 레벨이 완전히 다르죠", "실력이 대단해요. 볼거리가 있어요.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하고"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일부 일본 젊은이들은 케이팝 아이돌이 되기위해, 혹은 케이팝 아이돌을 따라하기 위해 케이팝 스튜디오에 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한일관계 악화속에서도 한국문화는 일본 젊은이들에게 여전히 인기다.
와세다 대학 문화구상학부 김경묵 교수는 취재진에 "한일 젊은이가 기본적으로 생활수준이 비슷하고 문화소비패턴도 비슷하다. 또한 역사인식에 있어서도 전후 5,60년 이후에 태어난 이들이라 이전세대에 비해서 과거문제에 덜 구애받는다"고 설명했다.
일본 젊은 세대들의 한국 문화 소비는 부모의 영향도 크다.
2000년대 초 1차 한류 붐 당시, 지금의 젊은이들이 어릴 때, 많은 일본 가정의 부모들이 장근석이나 배용준 등 한류 스타의 팬이 되거나 한국 드라마를 즐겨봤다. 이처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접한 세대라는 것이다.
한일관계 악화에 대해 의견을 묻자 한 젊은 일본 남성은 대체로 "언제까지 싸울거야 이런 느낌이다"라며 자주 부딪히는 양국관계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했다.
신오쿠보를 방문한 일본 젊은 여성은 혐한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일본의 발전이 더 빨랐다고 해서 한국을 밑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고 방식은 싫다. 낡았다"
"문화적으로 (한국이) 위로 올라가려는 걸 용납못하는 걸지도 모른다"
또다른 젊은 여성은 "전쟁한 사실은 지울 수 없겠지만 젊은이들이 교류를 함으로써 사이좋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라며 한일관계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