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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신문 분석, 日반도체 패인 4가지는
니혼게이자이 신문, 일본 반도체 산업 몰락 원인을 분석
 
이동구 기자

일본 반도체 산업이 몰락의 길을 걷는 가운데, 일본 유명 경제지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7일, 일본 반도체산업의 패인을 분석한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점유율 49%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7년도에는 7%까지 떨어졌다. 일본 반도체 회사는 미국 글로벌 IT 전문 시장조사업체 '가드너'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반도체 상위 10개 업체에서도 올해 종적을 감췄다.

 

반도체 분야의 중요성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다. 1988년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약 500억 달러였으나 2018년에는 10배 가까운 4779억 달러로 신장했다. 또한 민생에서뿐만 아니라 국방에서도 전략성이 높다.

 

왜 이 중요한 영역에서 일본 기업이 부진한 것일까. 니혼 게이자이 신문은 전문가들을 취재해 그 요인을 네가지로 압축했다.

 

첫번째는 '조직과 전략의 부적합'이다.

 

일본 유력 반도체 기업의 대다수는 종합전기의 한 부문으로서 출발했다. 당초에는 이것이 다른 부문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좋은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사업규모가 커지면서 신속하고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고, 이러한 구조는 오히려 족쇄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베테랑 애널리스트이자, 현 히타치 제작소 사외이사인 야마모토 다카토시(山本高稔)는 "잡다한 사업을 모아놓은 복합기업(대기업)의 경영속도로는 통용되지 않았다. 투자결단이 항상 몇 발 늦어 경쟁에서 튕겨나와버렸다"고 지적했다.

 

두번째는 '경영자의 질'이다.

 

이를 지적한 것은 사카모토 유키오(坂本幸雄) 전 엘피다 메모리 사장이다.

 

글로벌 규모로 경쟁해야하는 반도체 기업의 경우, 경영최고책임자 본인이 안테나를 세계에 열어두고 필요하면 현지에 날아가 직접 교섭해야 한다. 그에 맞는 인맥이나 능력이 필요하다. 그게 그의 지론이다. 사카모토 전 사장은 "안타깝지만 그런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본의 각 반도체 업체 경영진이 넓은 시야를 가지지 못하고 일본 기업끼리의 경쟁에만 관심이 쏠렸다고 지적했다.

 

셋째는 지나친 ’자전(自前 지마에) 주의'다.

 

일본의 '자전주의'란, 자국이나 자사의 자원과 기술만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겠다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타사나 기존의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자사의 기술만으로 하나의 제품을 완성함으로써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도모하는 일본 제조업의 특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애널리스트 출신의 와카바야시 히데키 도쿄이과대학 대학원 교수는 이러한 '자전주의'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하나의 패인으로 꼽았다.

 

미국 퀄컴은 공장을 직접 소유하지 않는 패블래스(무설비 제조업) 방식의 기업이다. 지적재산권만으로 경영을 끌어가며 스타트업 인수 등으로도 지적재산을 확충한다. 와카바야시 교수는 "일본 기업은 이런 것에 서툴다는 인식이 있다. 인수보다는 자전주의를 추구해 직접적인 기술개발에만 집착했다. 이것이 일본에 유력 패블래스 기업이 생기지 않았던 원인"이라고 짚었다. 즉, 자사 기술만 고집하다보니 개발속도나 유연성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네번째는 '기술 편중과 마케팅 경시의 폐해'다.

 

한 도시바 OB는 "2000년 쯤부터 경쟁의 룰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이전과 달리 미세화 기술로 리드하면 승리하는 시장이 아니게 됐다는 것이다. 전략적 고객용도에 맞게 개발하는 등 수요를 창출하는 노력이 중요했으나 일본은 경제산업성을 포함해 변화에 둔감했다.

 

관민 공동 기술개발계획이 여러차례 세워졌지만 일본 반도체 산업의 복권에 기여하지 못했는데, 경쟁의 주축이 이젠 기술이 아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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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18 [13:07]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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