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법당국이 다케다 쓰네카즈(竹田恒和, 72) 일본 올림픽 위원회(JOC) 회장의 뇌물 증여 혐의를 본격 수사하고 나선 가운데, 그의 아들이 쓴 옛 트위터 글이 일본에서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다케다 회장의 아들 다케다 쓰네야스(竹田恒泰, 44)는 정치평론가로서 TV토론 프로그램 등에 자주 출연하는 유명인사다. 한국 비하 발언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극성 넷우익이다. 그는 2013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아버지는 만약 2020년에 도쿄올림픽을 (유치)하지 못하면, 하계 올림픽을 두 번 개최하는 최초의 아시아 국가는 한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아시아에서 일본의 지위는 흔들리게 된다고 한탄했다. 그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적은 바 있다.
▲ 해당 트윗. 넷우익 정치평론가 다케다 쓰네야스의 아버지에 대한 2013년 트윗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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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게재된 이 트윗이 일본 누리꾼 사이에서 다시 회자가 된 것은, 다케다 JOC회장이 뇌물 증여 혐의로 프랑스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게 됐다는 11일자 르몽드지의 보도 이후였다.
일본 누리꾼들은 이 트윗 글에 대해 "올림픽 개최를 그 따위 이유로 원했던 거냐", "어찌 이리 시시한 사람인가", "그릇이 작다", "올림픽이 국가의 위신이나 어떤 나라에 대한 대항심과는 전혀 무관했던 거 아니었나", "지금 일본의 위신을 뒤흔들고 있는 건 당신 아니냐", "아시아에서 지위가 흔들리는 건 일본의 경제 부진이 원인이다. 따라서 경제가 부진한 채로 몇 번 올림픽을 열었다한들 일본의 지위는 계속 저하될 뿐" 등 악평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의도로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만약 뇌물까지 사용했다면 통탄할 일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이 발언과 더불어 다케다 가(家)의 내력도 조명받고 있다.
다케다 일가는 본래 황족이었다. 다케다 현 JOC회장의 아버지가 쇼와천황의 사촌이자 메이지 천황의 외손자인 '다케다노미야 쓰네요시 왕'이다. 황족에서 이탈한 후 다케다 쓰네요시(竹田恒徳)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그 또한 JOC 이사장(회장)을 맡아 1964년 도쿄 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중심적 역할을 했다. 부자가 JOC의 수장을 맡아 모두 올림픽 유치에 관여했던 것이다. 일종의 세습이라 할 수 있다.
▲ 다케다 쓰네카즈 JOC 회장의 아버지인 다케다 쓰네요시. 그 또한 1964년 도쿄 올림픽을 유치한 JOC 이사장(회장)이었다.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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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다케다 쓰네요시는 태평양 전쟁 당시 만주에서 무자비한 생체실험으로 유명했던 731부대의 참모역을 맡기도 했다. 한국, 중국을 전담했던 관동군 소속이기에 한국과도 깊은 악연이 있다.
그의 손자인 정치평론가 쓰네야스는 악연을 넘어 한국을 극도로 혐오한다. 그의 혐한은 하루를 거르지 않는다. 한국과는 단교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매일같이 되풀이하며 한국을 거짓말쟁이에 사기꾼으로 몬다. 위안부상에 본인 코의 이물질을 묻히고 만족스러워 하는 경박한 인물이기도 하다. 황족가였던 집안의 장남 치고는 체통을 그리 지키지 않는다.
그의 아버지 쓰네카즈 JOC회장은 점잖고 경박하지 않지만, 아들 쓰네야스의 사상적 배경에 그가 있다는 게 통설이다.
▲ 쓰네카즈 JOC회장의 아들이자 정치평론가인 다케다 쓰네야스의 유튜브 채널 ©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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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쓰네야스의 트윗 글을 상기해보면, 쓰네카즈 회장은 치고 올라오는 한국에 강한 경계심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일본)는 '일본의 흔들리는 지위'를 안간힘으로 붙잡고 한국은 이를 채가려한다. 일본 사회지도층의 한국에 대한 심리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초계기 사건과 강제징용자 재판 문제 등에서 일본은 사사건건 과민반응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쓰네야스의 트윗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