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현재 일본 유력 스포츠지 편집장을 맡고 있는 복면데스크가 기고한 칼럼입니다. 이 글은 필자 개인의 견해가 담겨 있으며, 이는 제이피뉴스 편집방향과 무관하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이제 곧 올림픽이 시작한다. 스포츠지가 나설 차례다.
경제위기에 따른 치안 불안이나 지카 바이러스 등 여러 리스크 요소가 있지만, 우리 회사에서는 10명이 넘는 특파원단을 현지에 파견해 취재활동에 들어갔다. 그리고 개회식 직전, 337명의 일본인 선수단 명단을 신문에 게재했다.
역시 옛 일본 선수단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필자로서는 두 가지를 언급하고 싶다.
첫째, 키라키라 네임의 선수가 있다는 점이다.
(역자주: '키라키라네임'이란 일본의 조어로, 상식과 동떨어진 독특한 이름이나 작명 방식을 뜻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여자수영선수 이마이 루나(今井月)다. 보통 '月'은 일본어로 '츠키'라 읽지만, 그녀의 이름은 '루나'라 읽는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달(月)의 여신 '루나(LUNA)'를 이름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남자 수영 선수인 에하라 나이토(江原騎士). 서양중세 기사(騎士)를 뜻하는 영단어 'Knight'의 발음 '나이트'를 그대로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부모는 분명 기뻐하며 그러한 이름을 지었을 것이다.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키라키라네임에) 위화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를 동료에게 이야기하니 "그 부모들은 어릴 적부터 영어를 배운 세대예요. 한자로 이름을 짓되 발음은 영어로 하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봐요. 문제삼을 정도는 아니죠"라고 하더라.
물론 아이가 올림픽 선수에 선발되었으니 육아는 대성공이라 할 수 있지만, 필자는 아무래도 그런 이름들이 신경쓰인다. 주변사람이 척 보고 읽지 못하는 이름에 대해 그간 거부감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다만, 이마이 선수는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어머니 리사가 필리핀인이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국제적인 이름일지 모르겠다.
둘째, 혼혈이나 일본국적을 취득(귀화)한 선수가 많다.
이마이 선수의 부모의 경우처럼, 대표팀 선수들의 부모세대는 국제결혼이 드물지 않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다르빗슈 유도 부친이 이란인이다. 운동능력이 뛰어난 외국인이 아버지, 어머니는 일본인인 경우가 눈에 띈다.
육상남자 100미터 부문 선수인 캠브릿지 아스카, 남자 400미터 월시 줄리안도 아버지가 자메이카인이다. 월쉬의 부친은 레게 뮤지션이라고 한다. 또한 축구의 경우, 소속팀(스위스)의 거부로 출전하지 못한 공격수 쿠보 유야(久保裕也) 대신 올림픽 대표에 합류한 스즈키 무사시(鈴木武蔵)도 부친이 자메이카인이다. 특히 캠브릿지는 육상계 절대왕자인 자메이카 출신 우사인 볼트에 어느정도까지 근접할 수 있을지 기대하는 육상팬들이 많다.
메달이 기대되는 유도 남자 90kg급 베이커 마슈는 부친이 미국인이다. 또한 여자골프로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노무라 하루쿄(野村敏京) 선수는 아버지가 일본인,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일본에서 태어났으나 5살부터 한국에서 살기시작해 서울명지고교를 졸업했다. 2011년에 일본 국적을 선택했다고 한다.
7인제 럭비에 출전하는 12명의 선수 중 세 명은 피지, 뉴질랜드인으로 일본국적을 취득한 선수가 대표에 합류했다. 소에지마 카메리(副島亀里) 라라보 라티아라나, 투퀴리 로테, 레메키 로마노 라바 등 세 명이다.
응원하는 입장에서도 스스로 내셔널리즘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올림픽이지만, 선수들의 출신이나 배경이 국제화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