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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만화 '오소마츠상', 과도한 패러디에 1화 교체?
아소마츠상 1화 교체 소식, 그리고 TPP와 저작권
 
김명갑 기자

1. 이미 방영된 애니메이션의 내용도 바뀔 수 있다.

 

▲ 오소마츠상, 육쌍둥이가 주인공인 개그만화다.     ©오소마츠상 공식 홈페이지

 

 

지난 5일. 내년 1월에 DVD 발매를 앞둔 TV 도쿄의 인기 만화 「오소마츠상(おそ松さん)」(원작:故 아카츠카 후지오赤塚不二夫)의 1화가 새로운 내용으로 대체 될 것이란 소식이 오소마츠상의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발표되었다.

 

이미 방영된 애니메이션이 재방송이나 DVD 발매 등을 이유로 편집, 수정되는 경우는 있어도 아예 다시 만들어 교체되는 일은 드문 일이다. 더욱이 오소마츠상의 1화는 「노래하는 왕자님」,「꽃보다 남자」,「하이큐」,「나루토」,「블리치」,「세일러문」,「진격의 거인」등 일본의 인기 만화와 게임을 다소 과할 정도로 패러디하여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이슈와 인기를 얻게 된 바 있기 때문에, 제작사 측의 이번 결정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오소마츠상의 제작사는 오소마츠상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제작위원회의 판단’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의 네티즌들은 오히려 인기의 발판이 된 과도한 패러디가 교체의 원인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10월 19일에 방영된 오소마츠상 제 3화에서는 ‘날아라 호빵맨’의 패러디편이 방영되었다. 그러나 재방격인 BS 제팬 방영분에서는 해당 부분이 수정이 되면서, 패러디에 대해 제작사측이 상당히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되었다. 방영분 수정에 대한 답변은 의외로 높은 곳으로부터 들려 왔다. TV 도쿄 사장인 다카하시 유이치씨가 직접 “(날아라 호빵맨에 대한 오소마츠상의 패러디는)원래 무례한 행위였다”고 설명한 것이다.

 

▲    오소마츠상 3화에서 등장인물인 데카빤이 호빵맨을 패러디한 장면.  아동만화인 호빵맨을 이용해 음담패설과 화장실 유머를 구사했다는 것이 문제가 된 것일까? © 인터넷 이미지

 

 

제작사 측에서 오히려 몸을 사리고 있는 가운데, 평론가와 네티즌은 오히려 현재 작품의 기조를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 커 보인다. 작가이면서 편집자인 아이다씨(飯田一史)와 SF문예평론가인 후지타 나오야(藤田直哉)씨는 「에키레비!」의 대담에서 “위축되지 않고, (패러디를)좀 더 했으면 좋겠다.(委縮しないで、もっとやってほしい)”라는 평을 내놓았다.

 

답변만 놓고 보면 제작사 측과 평론가의 반응이 서로 뒤바뀐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대게 제작사측은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작품을 만들고 싶은 반면, 평론이나 시청자들은 작품에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 편이지 않는가.

  

일본 언론들은 제작사측의 1화 교체 결정(11월 5일)을 두고 지난 11일에 열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발효에 대비한 저작권법 개정 논의’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논의의 주요쟁점이 바로 ‘패러디’의 규제여부였기 때문이다.

 

▲ TPP 정상들     © 위키미디어

 

 

2. 패러디는 왜 일본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었는가?

 

일본 문화 산업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차지하는 막중한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일본 동영상협회가 간행한 ‘애니메이션 산업 2015’에 따르면 2015년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은 전년대비 10.4%에 달하는 성장을 이룬 1조 6296억 엔(한화 15조 7926억 원) 규모에 달한다.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성장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중국내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유통과 관련 상품 판매로 인해 수익이 증대된 것이다. 이것은 중국내 일본 작품의 불법복제가 성행하고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놀라운 성장세다.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이 해외유통에 관심을 갖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정부의 입장에서는 TPP가 체결되면 중국시장 못지 않은 새로운 시장들이 개척되므로  그 전에 저작권과 관련된 법안을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 소위 말하는 ‘짝퉁’, ‘해적판’에 대한 적발을 강화해야만, 일본 창작물에 대한 안정적인 유통루트를 확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TPP에 앞서 소위원회에서는 친고죄였던 저작권법을 비친고죄로 변경하기로 하였다. 즉, 저작권자가 직접 저작권법 위법 행위를 고소하지 않더라도, 경찰 등 제 3자가 이를 제지할 수단이 생긴 것이다. 단, 패러디는 TPP 저작권 단속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기로 했다. 패러디 규제가 자칫 일본의 문화산업을 크게 저하 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짝퉁은 안 되고, 패러디는 된다? 이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자신의 작품에 다른 작품의 일부를 연상시킬만한 장치를 삽입하는 것. 우리는 정도의 차이에 따라 이것을 표절, 패러디, 오마주 등으로 부른다. 패러디는 언변이 뛰어난 사람의 농담처럼 전혀 상관없는 맥락에서도 작은 유사성으로 이곳저곳에서 소환되어 듣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패러디는 표절이나 오마주와는 다르게 원작을 알고 있는 사람들과만 온전히 소통이 가능하고, 몸과 상황으로 웃기는 슬립스틱과는 다르게 사전지식으로 인한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그래서 농담, 유행어, 개그, 패러디는 유행이 있고, 시대를 타며, 향유하는 자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정서를 만든다.

 

일본 만화, 애니메이션 산업을 말할 때 ‘패러디’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앞서 말한 것처럼 단순한 웃음코드다. 일본의 개그, 명랑만화치고 패러디를 하지 않는 만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만화에서 애니메이션화 되는 작품들 중에는 흥행을 위해 일부러 원작에는 없는 패러디 요소를 넣기도 한다. 2007년 교토 티비에서 방영한 학원물 「러키☆스타」의 경우 교토 티비에서 제작된 다른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패러디 요소로 사용했으며, 2005년에 선라이즈가 제작한 「캐로로 중사」의 경우는 아예 제작사가 예전에 참여했던 건담 시리즈와 모회사인 반다이·남코의 프라모델들을 전면에 앞세워 ‘코믹 패러디물’이라는 장르를 표방했다. 그리고 이런 패러디물의 대표 격이자,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티비 도쿄의 「은혼」이다. 은혼은 SF와 역사물을 혼합한 설정에 과도할 정도의 패러디와 풍자들로 2003년 연재 시작 이후 지금까지 끊임없이 인기를 얻으며 「나루토」, 「원피스」,「헌터X헌터」,「블리치」등과 더불어 2000년대 일본을 대표할 만한 대작의 반열에 들어섰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틀 만화 사이에서 코미디물이 10년 넘게 절정의 인기를 유지한다는 것은 분명 보통일이 아니다.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코미디 애니메이션으로는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다. 그 은혼의 감독 중 한명인 후지타 요이치씨가 「오소마츠상」의 애니메이션 감독을 맡게 되었다. 이 맥락에서 본다면 오소마츠상의 과도한 패러디에는 제작준비 단계부터 이미 기획되어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오타쿠라고 부르는, 일본 문화 산업의 열성적인 내수 이용자들 중에는 감상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해 그 세계의 일부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들이 하는 활동이 바로 동인활동, 바로 일본에서 패러디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다. 동인활동은 흔히 자신이 좋아하는 1차 생산물에 등장하는 세계관과 인물들을 재가공하는 2차 창작과 좋아하는 작품을 스스로 생산하는 1차 창작으로 나뉜다. 여기서 요지는 아마추어리즘이다. 기업의 후원 없이 스스로 좋아하는 작품을 자비를 들여 만들기 때문에 판매 이익이 목적이 아닌 경우가 많다. 만화 케릭터의 옷을 입고 분장하는 코스프레 문화 역시 동인 문화로 볼 수 있다.

 

▲ 겨울 코미케, 후유코미로 불리우기도 한다.     ©JPNews

 

이 중에 문제가 되는 것은 2차 창작자들이다. 그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재가공함으로써 해당 작품의 작가만이 향유할 수 있는 즐거움의 일부 역시 공유한다. 그리고 그런 즐거움 속에서 작품의 배다른 자식 격인 2차 창작물은 탄생해 버린다.

 

저작권 문제의 딜레마는 여기서 발생한다. 이제까지의 저작권법이 친고죄이기에, 이들은 작가가 직접 저작권 문제를 들고 일어서기 전까지 아무문제 없이 자신의 동인활동으로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2차 창작물이 과연 얼마만큼의 손해를 작가에게 끼쳤는가를 사실상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2차 창작을 하는 대부분의 동인작가들이 본인의 손해를 감수하고 작품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동인 바닥에서 돈을 버는 것은 소수이고, 동인들의 대부분은 재료비와 코미케 참가비를 회수하는 수준도 감지덕지한 경우가 많다. 기자 역시 고등학교 시절 ‘코믹월드’라는 동인 전시회에 학교 이름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를 그려 스캔을 뜨고, 컬러 복사를 한 뒤 코팅 후 펀치를 뚫어 열쇠고리를 걸었다. 잘 그린 그림도 아니었고, 문방구에서 코팅한 캐릭터 열쇠고리를 500원이나 주고 사는 사람을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친구와 후배들끼리 돈을 걷어 만든 상품들을 부스에 쌓아 놓고 사람들을 기다리면서 조마조마 했던 기억이 난다. 모르는 누군가와 내가 좋아하는 작품으로 소통하는 기분은 엄청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고등학교 CA 부스에 불과했던 우리들의 상품은 몇 개 팔리지 않았다. 재료값과 참가비의 손해가 엄청났지만, 우리가 졸업한 후에도 후배들은 해마다 그 행사를 나갔던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만든 것은 단 한 개가 팔렸는데, 같은 CA의 친구가 쪽팔릴까봐 몰래 사주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작가 역시 자신의 만화를 즐기는 가장 열성적인 팬 층과 싸우는 것이 결국에는 손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동인들 모두는 위법자라 부르기에 앞서 1차 생산물의 열렬한 신봉자이고, 소비자이지 않는가? 원칙적으론 위법행위라 볼 수 있는 동인활동은 작가들의 묵인 아래 지금껏 성장해온 것이다.

 

해마다 두 번, 여름과 겨울, 오타쿠들의 엑스포가 열린다. 바로 아시아 최대의 동인 마켓인 코미케(코믹마켓)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코미케는 해마다 50만이 넘는 인파가 찾을 정도로 대성황이다. 올해는 참가 서클만 5200개 넘었고, 18개국, 46개의 기업에서 참여했다. 패러디만화의 암시장격인 코미케는 이제 일본만화를 이끄는 핵심 콘텐츠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이쯤 되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셈이다. 코미케에서 가장 많은 패러디를 만들어내는 작품은 해당 시대에 가장 인기가 있는 작품들이 되었다. 따라서 만화 출판 애니메이션 관계자들도 코미케의 행사를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동인지 작가 중에는 다카하시 루미코(란마 1/2)처럼 상업지로 데뷔한 초대형 작가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작년부터 큰 이슈가 된 ‘패러디’의 TPP 저작권 단속 여부는 일본 만화계의 뜨거운 이슈가 될 수밖에 없었다. 결론적으론 코미케를 의식한 전문가들이 사실상 만화 ‘패러디’를 합법화 한 것이나 다름없는 결정을 한 대신, 원작에 대한 불법 복제를 최대한 막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게 되었다.

  

종합해 보건데, 오소마츠상의 제작사측이 TPP 이후, 혹시 모를 패러디의 저작권문제 비화를 염려해 섣부르게 주충수를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올 법하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점은 남는다. 개그만화를 제작하는데 있어 스스로 무례한 행위라 말할 정도로 내부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기란 쉽지 않다. 이는 아소마츠상을 제작하는 제작진들 사이에 무엇인가 다른 갈등들이 있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게 한다. 기자는 아소마츠상의 본편을 분석하여 이어지는 기사에서 다른 제반 문제들도 다루어 보려 한다.  

 

아소마츠상 2화 - 명랑만화도 나이를 먹는다. (연속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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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11/17 [14:19]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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