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첫 5분, 대화 내용이나 눈빛을 보고, 동물적인 냄새로 결정했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그룹(阿里巴巴集団)'의 사장 마윈과의 첫 대면에서 거액의 투자를 결정했던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손 사장은 14년 전, 창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알리바바 그룹'에 2천만 달러, 우리돈 약 200억 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거액의 투자 건이었음에도 그의 결정에는 지체가 없었다.
그리고 이달 19일, 알리바바 그룹은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공모가격인 주당 68달러를 38% 웃도는 93.89달러로 첫날 거래를 마쳤다.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2천 314억 달러를 기록, 페이스북을 넘어서는 놀라운 기세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14년 전 작은 기업에 불과했던 알리바바는 성장을 거듭해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급 전자 상거래 기업이 되었다. 월간 실사용자 약 2억 7900만 명에 지난해 총거래액은 무려 2480억 달러, 우리돈 약 259조 원에 달한다. 내년도 이익은 올해보다 50% 이상 증가할 전망으로, 앞으로의 성장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알리바바는 최고의 투자처 중 하나로 다가왔던 것이다.
▲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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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전의 투자를 통해 알리바바 주식 34.1%를 가진 필두주주가 된 손정의의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의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으로 8조 엔, 우리돈 80조 원의 이익을 얻게 됐다. 200억의 투자로 무려 4000배의 이익을 보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손정의 사장의 혜안(慧眼)이었다. 이 단어를 쓰기에 이보다 더 적절한 예가 있을까.
손정의 사장은 옛날부터 전도유망한 기업에 자주 투자를 해왔고, 지금까지 투자한 기업은 국내외 1300여 사에 달한다. 알리바바는 그 중에서도 최고의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오하마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렌 버핏이나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부럽지 않다.
손정의 사장은 알리바바의 주식을 모두 회삿돈으로 구입했다. 알리바바의 상장으로 소프트뱅크에 80조 원의 이익이 계상되면서 소프트뱅크의 주가가 급증했고, 19%의 소프트뱅크 주식을 지니고 있는 손 사장은 재산이 166억 달러, 우리돈 약 17조 3천억 원으로 늘어나 일본 최고의 부호로 올라섰다.
참고로,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업체 '패스트 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사장은 162억 달러, 우리돈 16조 9천억 원의 재산을 보유해 2위에 올랐다.
◆ 손정의 사장 "알리바바 美주식, 팔지 않을 것" 일반적으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출자기업이 상장할 때 주식을 매각하고 여기서 얻은 자금을 다음 투자처에 돌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손정의 사장은 알리바바의 미국 상장 이후에도 팔지 않겠다는 뜻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그 이유는, 보유주식을 담보로 은행에 돈을 빌려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매각이익을 얻지 않더라도 주식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손정의 사장은 알리바바에 대해 "아시아에 있어서의 전략적 그룹기업이다. 오랫동안 제휴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손 사장이 임원으로 있는 알리바바 그룹과 소프트뱅크의 연계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주식은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