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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베토벤의 사기극, 日언론까지 파장
사무라고치 소개한 각 언론, 연이어 사죄 "사기인 줄 몰랐다"
 
김미진 기자
한 사람의 대 사기극이 일본열도를 뒤흔들고 있다.
 
히로시마 피폭 2세, 청각장애인, 소리가 아닌 진동으로 곡을 쓰는 작곡가. 그에 붙여진 온갖 수식어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드라마틱한 요소로 뒤덮여 있다. 그래서 일본인뿐만 아니라 세계가 그를 주목했고, 심지어는 뉴욕타임즈에서조차 그를 가리켜 '현대판 벤토벤' 이라고, 일본국민들까지 자부심을 갖게 하는 영광스런 이름을 붙여줬다.    
 
그런데 그런 그가 모두 거짓말이란다. 아니, 히로시마 피폭자 2세, 이 한가지만은 사실이다. 
 
▲ 사무라고우치 마모루 ©JPNews
 

'현대판 벤토벤' 사무라고치 마모루(50). 지난 18년동안 클래식 음악을 통해 감동을 주고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주었던 예술가. 이젠 그의 신분은 대 사기꾼일뿐이다. 그가 작곡했다고 발표한 곡은 실은 다른 사람이 만들었고, 대신 그는 고스트라이터에게 곡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 주고 곡에 대한 대가를 지불했다. 그렇게 총 700여만 엔을 대리작곡가에게 줬다.
 
6일 오후 2시반에는 그 대리작곡가라는 당사자가 도쿄 뉴오타니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뭔가 짙은 안개속에 빠져있는 듯한 동공하며 분위기가 범상치 않은 니가키 다카시(43세. 대학비상임강사)씨는, 150여 명의 기자들 앞에서 자신이 사무라고치의 고스트라이터였음을 고백했다. 
 
▲ 140206 니가키 타카시 기자회견     ©JPNews

 
이미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기자회견 소식을 전했기 때문에 전혀 무명인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는 100여개의 언론사와 150명의 기자들이 대거 몰렸다. 한번쯤 사무라고치를 직접 인터뷰했거나 기사로 다룬 언론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만큼 그의 입에 쏠린 관심은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니가키 씨의 기자회견 내용은 간단히 요약하면, "지난 18년 동안 사무라고치의 이름으로 발표된 20여곡은 모두 내가 만들었다. 클래식 음악으로는 무려 17만장이 팔리고 오리콘 차트에도 2위에 올랐던 '교향곡 제1번 히로시마'도 물론 자신이 만들었다. 사무라고치는 악보를 그릴줄 모른다. 청각장애도 거짓말이다. 그 실례를 들자면 곡문제로 자신과 대화를 나눌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녹음테이프를 듣고 그에 대한 토론을 하기도 한다. 때론 양심의 가책이 들어 이같은 일을 그만두자고 했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사무라고치가 그러면 자신은  자살할 수밖에 없다고 협박을 했다. 지금까지 대신 작곡을 해 준 대가로 총 700만엔을 받았다. 그러므로 자신도 공범자다. 이점 사과하겠다. 죄송합니다"로 귀결된다.
 
그는 6일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이미 논픽션 작가와 위와 같은 고백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했다. 그 내용이 이번주 발행하는 '주간문춘'에 나온다.
 
바로 이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사무라고치가 5일 새벽, 변호사를 통해 언론사 앞으로 이실직고를 고하는 팩스를 보낸 것이다. 말하자면 '주간문춘'이 발간되기 바로 직전에 한발 먼저 사무라고치가 자신의 사기극을 언론사에 커밍아웃한 것이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대리 작곡가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그의 개인 사정에 의해서 이름을 밝힐 수 없다고만 언급됐을뿐이었다.
 
'주간문춘'이 발매되고 니가키 씨의 신분이 드러나면서, 각 언론사에서는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그를 찾기 위한 대소동이 벌어졌다. 결국 6일, 모든 언론사들이 모인 기자회견이 열렸다.
 
5일부터 현재까지, 신문은 물론 TV방송까지 온통 사무라고치와 니가키 두사람의 얘기다. 지난 18년 동안 두사람이 어떻게 대국민 사기극을 쳤는지 그 추적을 하느라 바쁘다. 그 와중에서도 사무라고치와 한번이라도 인터뷰나 기사가 나간 적인 언론 매체들은, 입장정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두 사람의 사기극에 각 언론사들도 본의 아니게 휘말려버린 것이다. 때문에 지금 일본 언론매체와 방송사들은 사과문 릴레이를 벌이고 있다.
 
가장 먼저 빠른 사과를 한 곳은 NHK-TV.
 
5일 새벽 사무라고치가 각 언론사에 보낸 커밍아웃 팩스를 받아보고, 바로 아침 방송 '아사이치'를 통해 사과방송을 내보냈다. NHK에서는 간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NHK 스페셜'에도 방송하는 등 총 3회에 걸쳐서 그를 클로즈업시켰다.  
 
"2012-2013년 동안 3회에 걸쳐서 방송했는데, 취재과정에서 본인이 작곡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시청자 여러분과 프로그램 취재에 협력해주신 분들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NHK)."
 
뒤이어 각 방송사들의 사과방송이 줄을 이었다.
 
"우리들은 이같은 사실을 오늘 발표로 알게 되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께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테레비 아사히)"
 
" 몇개인가 프로그램에서 사무라고치씨에 대해서 본인이 작곡을 한 것으로써 소개를 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과 관계자 여러분들께 사과를 드립니다(TBS)."
 
"당시 다른 인물이 작곡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질 못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를 드립니다(일본테레비)." 
 
한편, 종이매체들은 과거에 사무라고치에 대한 기사들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아사히, 마이니치, 요미우리, 닛케이, 교도통신은 그에 대한 기사 게재 경위를 상세히 밝히고, 따라서 기사 일체를 삭제한다고 공지했다.
 
특히 아사히신문은 6일자 조간에 "아사히신문은 지금까지 사무라고치씨의 활동을 때에 따라서 보도해왔습니다. 그러나, 사무라고치씨의 대리인이 5일, 사무라고치씨의 작품이라고 했던 악곡에 대해, 십수년전부터 제3자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아사히신문으로서도 취재과정에서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사무라고치씨에 관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해온 것에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또한 사실관계 확인을 계속하겠지만, 2008년 2월 11일 조간에 게재했던 '사람'란의 '청력을 잃어버린 뒤 15작품을 탄생시킨 작곡가'와 작년 7월29일자 석간에 게재했던 '재해지에서 기도하는 소나타 청각장애 작곡가·사무라고치 마모루가 신작' 등 사무라고치 씨에 대해서 논평한 기사를 삭제합니다"라는 긴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렇듯, 일본국민 뿐만 아니라 세계인을 상대로 벌인 사무라고치씨의 대사기극은, 일본의 매스미디어 전체를 충격의 도가니에 빠트리고 있다.
 
▲ 사무라고우치 마모루     ©JPNews


7일 아침에도 각 채널마다 이에 대한 특집방송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일본국민들이 가장 용서하지 못하는 부문은 2011년 3월 11일 있었던 동북대지진과 장애에 관한 것. 그는 이때도 그들을 위로하기 위한 곡을 쓰기 위해 밤바다를 몇시간씩 헤매고 다녔다고 인터뷰에서 밝혀, 이를 전해들은 피해지역 주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하고 감동했었다.

또한 많은 장애인들은, 들리지 않는 귀를 가지고도 진동으로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곡을 쓰는 그를 보면서, '희망'과 '꿈'을 키워왔었다. 그래서 모두들 그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또 열광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거짓이었던 것. 피해주민들조차 철저히 농락한 결과가 되어버린 그의 대국민 사기극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거짓이 드러날지, 아직도 일본은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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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2/07 [09:49]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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