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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고치 대리작곡가 "공범자로서 사죄"
'日현대판 베토벤' 사무라고치의 사기극, 만천하에 드러나다
 
이지호 기자
청각장애를 지녔음에도 훌륭한 교향악곡을 잇따라 작곡해 발표, '현대판 베토벤'으로 불렸던 사무라고치 마모루(佐村河内守)에게 알고보니 고스트라이터(대리 작곡가)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일본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히로시마 원폭 피폭자 2세로 청각장애를 지닌 그가 만든 뛰어난 교향악곡에, 3.11 피재민과 히로시마 주민들을 비롯, 많은 일본인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어왔다. 그러나 일본의 현대판 베토벤은 존재하지 않았고, 단순한 한편의 사기극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많은이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일본의 유명 주간지 '주간문춘'을 통해, 사무라고치의 고스트라이터였다고 고백한 니가키 타카시 씨가 6일 오후 2시반, 도쿄에 있는 '호텔 뉴오타니'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약 150여 명의 취재진이 모인 가운데, 그는 "사무라고치가 세상을 속이며 곡을 발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지시한대로 곡을 만들었던 나도 공범자다. 정말 죄송하다"며 사죄했다.


▲ 140206 니가키 타카시 기자회견     ©JPNews


그는 "사무라고치와 만난 지 18여 년이 됐으며, 그동안 그를 대신해 곡을 썼다"고 고백했다. 사무라고치의 곡 대부분을 그가 작곡했다고 한다. 그는 사무라고치의 대표곡 '교향곡 1번 히로시마' 또한 자신의 곡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초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곡을 썼지만, 사무라고치가 점점 세간에 알려질수록 우리들의 관계가 알려지지 않을까 불안해졌다. 더 이상 세상을 속여선 안 된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피겨 스케이팅 남자 일본 대표팀 선수 타카하시 다이스케가 소치 올림픽에서 사무라고치가 작곡한 곡을 사용하기로 한 점이 충격고백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 140206 니가키 타카시 기자회견     ©JPNews


"이대로라면 사무라고치와 나의 거짓말 강도가 더욱 높아지게 된다. 타카하시 선수가 아무것도 모른 채 거짓된 곡으로 연기했다고 세계로부터 비난이 쇄도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시기에 사무라고치의 대리작곡을 담당했다는 사실이 발표될 경우, 타카하시 선수의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사실을 공표해야 할 지 말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모른 채 타카하시 선수가 올림픽에 나서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고 생각, 결국 주간지를 통해 자신이 대리작곡가라는 사실을 밝혔다.
 
니가키 씨는 "타카하시 선수가 이 사실을 알고 당당히 올림픽에서 싸우길 바란다"며 기자회견을 연 이유를 설명했다.

▲ 20130916 사무라고치 마모루     ©JPNews


그는 사무라고치에게 "이런 일을 그만두자"고 여러차례 말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한다. 사무라고치가 도리어 "당신이 (곡을) 써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말했다는 것. 
 
니가키 씨는 "한편으로, 그를 통해 나의 작품이 세상에 받아들여져 기쁘기도 했다"며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니가키 씨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무라고치의 의뢰로 약 20여 곡을 작곡했으며 작품을 쓸 때마다 사무라고치에게 보수를 받았다고 한다. 고스트라이터로서 받은 금액은 "700만 엔 전후"에 달한다고. 니가키 씨는 사무라고치의 작품으로서 CD를 구입한 이들에게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 140206 니가키 타카시 기자회견     ©JPNews
 

이날 기자회견에서 니가키 씨는 사무라고치가 청각장애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무라고치의 청각 유무에 대해 니가키 씨는, "나의 인식으로는 만나서 지금까지 귀가 들리지 않는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18년간 사무라고치의 대리작곡가로서 곡을 써온 그는, "내가 녹음한 것을 그가 듣고 코멘트한 적도 여러차례 있었다"며 사무라고치가 청각을 상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니가키 씨는, 사무라고치와 대화할 때 항상 두 사람뿐이었으며, 일반인과 다름없는 대화를 나눴다고 증언했다.
 
또한 사무라고치의 피아노 실력이 매우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사무라고치는 지금까지 자신이 만 4세 피아노 영재교육을 받았으며 작곡을 독학했다고 언론에 말해왔다.

▲ 마치 귀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듯, 언제나 수화통역사와 함께 했던 사무라고우치 마모루 ©JPNews
 
 
◆ 사무라고치 마모루의 사기극 만천하에...여파 확산

사무라고치는 최근 일본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클래식 작곡가였다. 청각장애로 귀가 전혀 들리지 않는 그가 장대하고도 완성도 높은 교향악곡을 작곡한다고 알려져, 미국 타임지는 지난 2001년 그를 '현대판 베토벤'으로 소개했고, 이후 줄곧 일본의 '현대판 베토벤'으로 불려왔다.

그는 히로시마 원폭 피폭자 2세로, 주로 대재해를 테마로 작곡활동을 펼쳐왔다. 니가키 씨가 작곡한 곡으로 밝혀진, 그의 대표작 '교향곡 제1번 히로시마'는 히로시마 원폭 사건을 테마로 만든 곡인데, 이곡은 기적과 희망의 심포니로 불리며 3.11대지진 피해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NHK 다큐멘터리에 그의 곡이 소개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클래식 음반으로는 이레적으로 17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 세간을 놀라게 했다. 이 음반은 한때 오리콘 주간 차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밴쿠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남성 피겨 스케이터 타카하시 다이스케가 소치 올림픽 쇼트프로그램 곡으로 사무라고치의 곡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티네'를 선택, 화제를 낳았다.
 
그러나 사무라고치가 누리던 이 모든 영광은 대리작곡가 니가키 타카시 씨의 등장으로 산산조각이 났다. 5일 새벽, 사무라고치 본인도 변호사를 통해 대리작곡가의 존재를 시인했다.
 
이에 사무라고치의 CD와 DVD를 취급하던 '일본 콜롬비아 주식회사'는 사무라고치 CD의 출하를 정지시키고 지난해 6월 이후 계속된 전국 투어도 전면 중지했다.
 
이번달 23일 열릴 예정이던 나가사키 공연을 시작으로 무려 19번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일부 티켓은 이미 판매된 상황. 이에 콜롬비아 측은 티켓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달 11일 발매예정이던 악보도 발매계획이 중단됐다.
 
이번 투어의 파트너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피아니스트 손열음 양이었다. 손열음 양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측은 이번 소동에 "믿을 수 없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사무라고치의 자서전을 출판한 출판사 측도 책의 절판을 결정했다. 이미 시중에 판매된 책도 회수될 예정이라고 한다.

사무라고치의 곡을 쇼트프로그램에 사용하기로 했던 다카하시 선수는 곡을 바꾸지 않기로 결정했다. 고바야시 요시코 감독은 "다카하시 선수 본인은 작곡자가 아닌 곡이 좋아 사무라고치의 곡을 선택한 것이라며, 올림픽에서 바꿀 생각도 없고, 선수 본인도 이 일로 동요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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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2/06 [18:44]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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