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중국 하얼빈 역에 완성된 데 대해 일본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일본 언론도 "한국의 반일공작이 집요하다"며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일본 초대총리이자 조선총독부 초대 총감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독립 운동가 안중근의 기념관이 중국 헤이룽장성의 하얼빈 역에 지어진 데 대해, 일본 외무성의 이하라 준이치 아시아 대양주국장은 19일, 도쿄에 있는 중국, 한국 대사관 공사에게 전화를 걸어 "안중근은 일본에게 있어 범죄자이며, 그를 찬양하는 기념관을 건설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
덧붙여 이하라 국장은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일본과 중국, 한국의 협력이 필요한 가운데, 이 같은 기념관이 지어진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전했다.
또한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0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한중 양국에 우리나라의 입장과 우려를 누차 전달했음에도 이같은 결과가 되어 지극히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외교루트를 통해 한중 양국에 항의한 사실을 밝혔다.
스가 관방장관은 안중근 의사에 대해 "우리나라 초대 내각총리를 살해해 사형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로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의 이같은 연계 움직임은 "지역의 평화와 협력 관계 구축에 이바지하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 요미우리 신문 "안중근 기념관, 한국 반일공작 지나치게 집요하다" 요미우리와 산케이 등 일본 보수계 신문들은 즉각 안중근 기념관 설립과 관련해 한국과 중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일본 측이 여러차례 우려를 나타냈음에도 일방적인 역사인식을 밀어붙이며 기념관 건설을 끝까지 밀어붙였다며 불쾌감을 표시한 것.
요미우리 신문은 21일자 사설에서, 한국의 대일비판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이 제삼국에서 일본을 비방하는가 하면, 유네스코 세계기억유산에 중군위안부들의 증언기록을 등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영화제에서 위안부 문제를 테마로 한 작품을 전시하려한다며 "한국의 반일공작이 지나치게 집요하다"고 표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한국의 집요한 외교공작에 대항해야 한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주의깊고 끈기있게 세계에 외쳐야 한다"고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산케이 신문도 "잘못 대응하면 반일정서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일본 외무성이 엉거주춤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중 양국이 눈에 보이는 형태로 일본에 선전전을 걸어오는 이상,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