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는 가운데 정장 차림의 일본 직장인들이 도쿄 도심 한복판에서 탈원전을 외쳤다. 30일 저녁, 많은 회사들이 밀집해 '샐러리맨들의 성지'로 불리는 도쿄 신바시에서 탈원전 시위가 있었다. 약 600여 명에 달하는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이 "원전 재가동 반대', '원전 필요없다'를 외치며 신바시 역 주변 약 1.7킬로미터를 행진했다.
▲ 20130830 도쿄 직장인 탈원전 시위 ©JPNews | | 이 행사의 주축은 대체로 평소부터 탈원전 활동에 활발히 나서왔던 이들이다. 이 모임을 주최한 4명 가운데 도쿄 네리마 구에 거주하는 센다 미치히사(만 47세) 씨와 센다 리에(만 45세) 씨 부부 또한 매주 금요일마다 수상관저에서 열리는 탈원전 시위에 종종 참가해왔다. 도쿄의 각 지역에서 열리는 소규모 시위에도 어린 아들(만 6세)을 데리고 시위에 참가하기도 했다. 센다 리에: "저와 남편 모두 직장에 다니고 있어요. 어느 날 문득 정장 차림으로 시위를 하면 어떨까 생각했죠. 그래서 이렇게 '수트 데모(정장 시위)'를 벌이게 됐어요." 평소 탈원전 시위의 스태프로 활동하다 이날은 일반 참가자로 나선 기타하라 타쿠미 씨는 "오늘 모인 인원이 소규모일지 몰라도 반응이 재미있다. 평소에는 본 척도 안 하던 거리의 사람들이 오늘은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샐러리맨들이 수트 차림의 시위대를 보고 동질감을 느꼈던 게 아닐까"라며 이날 시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직장인들의 시위'라는 콘셉트로 열린 이날 시위는 정말 온화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분노나 절규보다는 하나의 축제같은 모습이었다. 센다 리에: "직장인들의 동감을 얻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샐러리맨들의 성지라 불리는 신바시에서 시위를 한 것이고요. 소리 지르거나 분노를 나타내기보다는 온화한 분위기에서 시위를 치르는 게 더욱 효과적이라 생각했어요" 그들의 이 같은 의도가 통했던 듯, 이날 거리의 샐러리맨들 시선이 시위대에 몰렸고 일본의 주요 언론도 관심을 나타냈다.
▲ 20130830 도쿄 직장인 탈원전 시위 ©JPNews | | 이날 오전, 일본이 터키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또한 일본 정부는 탈원전 방침을 백지화하고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아베 정권의 '오염수는 통제되고 있다'는 발언에 불신감을 나타내며 이 같이 탈원전을 외치는 일본인들도 적지 않다. 센다 부부는 "어린 아이가 방사능 걱정 없는 사회에서 살게 하고 싶다"며 탈원전이 실현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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