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현재 일본 유력 스포츠지 편집장을 맡고 있는 복면데스크가 기고한 칼럼입니다. 일본 오사카 스포츠지가 지난 7일, 1면에 크게 '한신, 이대호 영입'이라고 보도했다.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실적, 우완의 대포', '올시즌 오릭스와 계약 만료. 한신 본격조사'라고 전했다.
전에도 적었듯이, 같은 회사라 해도 스포츠지는 도쿄,오사카에서 내용물이 완전히 다르다. 오사카는 모든 내용에서 한신 타이거스가 최우선시된다. 한신에 대한 기사만으로 매일 5,6페이지 분량을 만들어낸다. 오사카에서는 그 정도로 한신이 인기가 있다.
도쿄로 예를 들면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있겠지만, 축구나 올림픽 종목, 스모 등 여러 스포츠로 1면을 만드는 도쿄와는 달리, 오사카는 일단 한신기사가 1면이다.
각 스포츠지마다 한신 전담기자만 7, 8명이 있다. 인기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조차도 각 스포츠지마다 전담기자가 2,3명 정도 있을 뿐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전담기자가 많은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뉴욕양키스도 아닌, 한신 타이거스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오사카 지역에서 나오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 말은 사실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많은 전담기자를 배치하고 있는 만큼, 각 스포츠지는 한신 관련 특종잡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한신 소속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치면 칭찬기사도 쏟아지지만, 도리어 하향세일 때는 비판기사도 쏟아져나온다.
이대호가 2년 8억 엔(계약금 3억엔, 연봉 매년 2억 5천 만 엔)으로 계약한 퍼시픽 리그의 오릭스 버팔로스 구단은 각 언론사마다 전담기자가 불과 1명이 붙는다. 같은 프로구단인데도 이 같은 차이가 있다는 게 있다는 점이 좀 걸리지만, 인기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
필자가 근무하는 곳의 오릭스 담당기자는, 최근 2년간 이대호가 호조를 보이는 요인으로 "기자도 적고, 구단 분위기도 모두가 가족같이 화기애애하다. 이 같은 분위기가 도움이 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만약 한신으로 이적하면, 연봉은 배 이상이 될 것이다. 이대호의 잔류를 위해 오릭스도 상당한 금액을 제시할 것이 분명하다. 과연 이대호는 어떤 결단을 내릴 것인가.
과거 이승엽이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이적한 뒤, 후반에 부상과 압박에 괴로워하면서 부진에 빠졌다. 이는 일본의 인기구단에 재적하면 고생한다는 면에서 참고가 될 것이다.
한편, 퍼시픽리그의 구장과 비교해 센트럴리그의 도쿄돔, 요코하마 스타디엄, 진구 구장 등은 구장이 좁다. 그만큼 홈런 수가 증가한다. 더구나 해변의 바람 때문에 오른쪽 타자가 유리한 한신의 홈구장 코시엔 구장은 이대호에게도 유리하다고 오사카 스포츠지는 전하고 있다. 이는 마치 새로운 스타에게 꼭 한신으로 와달라는 목소리같이 느껴진다.
만약 한신으로 이적하면, 도쿄에서의 이대호의 지명도도 확실히 올라갈 것이 틀림없다. 10월 쯤부터 보도열전이 격해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