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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송혜교, 요런 거 알았다면...
시각장애인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어플리케이션
 
신경호(동화작가)
지난 4월 종영된 SBS 미니시리즈 '그 겨울 바람이분다'에서 시각장애인으로 출연한 송혜교 씨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시각장애인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된 것 같다.
 
한동안 송혜교씨가 극중에서 하이힐을 신은 것 때문에 논란도 있었고 송씨가 사용한 일명 송혜교폰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에 대해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기 위한 노희경 작가나 송혜교 씨의 세심한 배려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극중에서 아직도 시각장애인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켰던 장면도 있어 살짝 아쉬움도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송혜교씨가 사용한 전화 이야기다. 송혜교 씨가 극중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함으로써 시각장애인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주었다. 그러나 일부 장면에서는 사실과 다른 장면도 있었다.
 
예를 들면, 송혜교 씨가 전화를 걸기 위해 지나가는 사람에게 대신 전화를 걸도록 부탁한다는 장면은 사실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송혜교     ©JPNews

 

IOS 기반의 아이폰에는 보이스오버(voiceover),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최신형인 젤리빈(Jelly Bean) 버전에는 토크백(TalkBack)라는 스크린리더가 탑재되어 있어 시각장애인도 혼자서 충분히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각장애인들의 삶을 매우 편리하게 해주는 어플리케이션도 많이 출시되어 있다.
 
아래의 어플리케이션(이하 앱)들은 실제 일상생활에서 내가 사용하고 있는 앱들이다.
 
◆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앱
 

▶ 색을 알려주는 '칼라세이(Colorsay)'
 
아침마다 우리집은 전쟁이다. 초등하교 1학년인 딸과 만 3살된 아들을 어린이집으로 보내야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옷을 입히고 양말을 신기는 과정에서 나와 아내를 곤란하게 하는 것이 색깔 문제이다. 나도 아내도 시각장애 1급인지라 아이들 양말의 짝을 찾거나 옷의 색깔을 알아내기가 어렵다. 이럴때 유용한 앱이 '칼라세이(colorsay)다. 말 그대로 물건의 색을 말해준다.
 
현재는 무료버젼을 사용하지만 250엔(우리돈 약 3천원)을 주고 정식버젼을 이용하면 영어를 포함한 8개국 언어로 이용할 수도 있고, 무료판보다 조금 더 편리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단순히 색깔만을 말해주는 기능으로 만족하기 때문에 유료버젼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다른 앱처럼 서버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이 아니라 앱 자체로 색깔을 인식하기 때문에 매우 빠르다는 장점이 있어 바쁜 아침 시간에 효과적이다.

▶ 사물을 알려주는 '탭탭씨(taptapsee)'

서너달 전부터 한국과 일본뿐만이 아닌 세계 시각장애인들로부터 엄청난 반응을 받은 앱이 있으니, 이는 바로 사물을 알게 해주는 '탭탭씨(taptapsee)'란 앱이다.
 
이 앱은 어떤 물체를 카메라로 찍으면 잠시 후 어떤 물건인지 알려주는 앱이다. 인식도 비교적 정확하고 가격도 무료라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한다. 예를 들면 샴푸와 린스의 용기를 구별하지 못할 때 이 앱을 이용하면 구별할 수 있고 아이들이 갑자기 열이 나면 체온계를 사진으로 찍어 전송하면 몇도인지도 알려 준다.
 
그러나 체온계 등 초점을 맞추기 어려운 사물을 인식하기 위해선 가끔 실패하기도 하므로 서너번 반복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촬영된 사진은 기본적으로 서버에서 시스템적으로 처리하지만 인식이 곤란한 사진은 자원봉사자가 육안으로 보고 처리하기도 하므로 신분증과 같은 개인정보가 있는 사물을 인식하게 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문자를 읽어주는 '텍스트 그래버(Textgrabber)'

이 앱은 OCR앱이다. 문자를 광학적으로 판독해서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앱이다. 책 등을 정확히 촬영하면 책의 내용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영어를 포함해 세계 20여개국의 언어를 인식할 수 있고 인식된 언어를 구글번역기를 통해 번역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식 시간이 조금 걸리고 시각장애인 혼자서 정확한 초점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책을 읽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그러나 우편물이 도착하였을 때 어디서 보낸 우편물인지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어 편리하다.
 
얼마전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의 비소각 쓰레기 버리는 날을 알 수 없어 단지내 쓰레기장 입구에서 위 탭탭씨 앱을 이용해 안내판을 찾았다. 그리고 텍스트그래버 앱으로 안내판의 내용을 읽어 원하는 날짜를 알 수 있었다. 아파트 입구 게시판 내용도 대략적인 것은 이 앱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 책 읽기 편리한 앱들
 
시각장애인들이 가장 불편한 것이 정보 습득과 이동이다. 그래서 시각장애인을 '정보장애'라고 하기도 한다. 그만큼 시각을 통해 습득하는 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각장애인들이 인터넷을 접하게 되기 시작하면서 정보의 습득에도 매우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시각장애인도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습득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도서에 대한 접근은 어렵다. OCR형 장애보조공학기기들이 등장하기도 했으나 아직도 인식율이나 속도, 가격면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충분히 사용하기 어렵다. 이런 면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주는 앱이 바로 전자도서와 관련 앱들이다.
 
그 중 '리드애니(readany)'는 우리나라 시각장애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앱이다. 이 앱은 다른 전자도서 관련 앱들과는 달리 처음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해 개발돼 시각장애인에 맞는 인터페이스가 갖추어져 있고 도서를 위한 전용 음성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또한 세계 표준 시각장애 도서 제작방식인 데이지방식과 저작권법에 위배되지 않도록 시각장애인을 위해 별도로 개발된 보이스점자파일(VBF:voice braille file) 형식의 도서를 지원한다. 문제는 이 앱을 이용하려면 데이지나 VBF 형태의 도서가 존재해야 한다. 한국시각장애인도서관과 실로암시각장애인도서관, 그리고 호산나복지재단등에서 만든 1만5천여 권을 이용할 수 있으나 아직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구글 플레이(google play)'나 '아이북스(ibooks)' 그리고 아마존의 '킨들(kindle)'등도 시각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전자도서 앱들이다.
 
▶ 보행 보조 앱들

 
시각장애로 인한 어려움 중에서는 독립 보행을 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안내견을 이용하거나 흰지팡이를 이용해 혼자서 보행을 하는 시각장애인도 자신의 목적지를 정확히 찾아가기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이럴 때 보행 보조 앱을 이용하면 조금 수월하게 밖으로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행네비게이션은 충분히 개발되어 있지 않은 형편이다. 그래서 나는 몇가지 보행네비게이션과 시각장애 보행보조 앱을 상황에 맞게 결합하여 이용하고 있다.
 
'아이무브(imove)'란 앱은 현재 자신의 위치와 주변 시설물을 알려주는 앱이다. 자신의 위치를 주소와 함께 알려주고 자신 주변의 시설물을 카테고리별로 검색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주변 시설이나 점포의 거리만을 알려주기 때문에 원하는 시설을 찾아가기란 조금 불편하다.

'블라인드 스퀘어blind square'는 아이무브보다 조금 더 유용한 앱이다. 아이무브처럼 현 위치와 주변 시설을 검색해줄 뿐만 아니라 보행을 하면서 주변의 시설이나 점포를 자체 탑재된 음성앤진으로 말해주기 때문에 번화가를 걷거나 초행길에 이용하면 매우 편리하다. 또 시설물을 거리와 함께 시게 방향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대략적인 위치를 알수도 있다. 또한 여러 시설물 중 내가 원하는 시설을 선택하면 구글지도나 애플지도와 연동을 통해 루투안내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구글지도나 애플지도의 앱이 아직 보행네비게이션의 음성 지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기 조금 어렵다. 이럴 때 사용하면 편리한 앱이 '아리아드네 GPS(Ariadne GPS)'다.

아리아드네 GPS는 아이무브나 블라인드 스퀘어처럼 주변 시설물을 말해주는 기능은 조금 떨어지지만 내가 원하는 목적지를 설정하면 걸어가는 동안 목적지 방향과 거리를 말해주기 때문에 비교적 목적지 찾아가기가 수월하다.
 
다만 차량용네비게이션처럼 왼쪽, 오른쪽등의 진행 방향을 알려주는 방식이 아니고 목적지가 '3시 400미터' 같이 시계방향으로 대략 어느 쪽에 있는지만 알려주기 때문에 전맹 시각장애인이 독립보행에 사용하기는 조금 불편하다. 세가지 앱 모두 현재 한국어 지원은 안된다.

이밖에도 난 개인적으로 시각장애인 전용 앱은 아니지만 명함을 인식하는 앱이나 SNS 등의 사진을 전송하는 기능을 이용해 친구에게 급한 것을 물어보기도 한다.

◆ 접근성 지키고 장애인 관련 보조 앱 개발에 지원해야..

시각장애인인 내가 사용하는 앱을 대략적으로 살펴보았다.
 
위의 열거한 앱들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앱은 리드애니(Readany) 뿐이다. 아직 장애인만을 위한 앱을 개발하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 또한 앱 개발 과정에서 접근성 지침을 지키지 않은 것도 문제이다. 애플사의 경우 iOS용 앱 개발에서 보이스오버가 접근가능하도록 지침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개발되고 있는 많은 앱들이 이런 지침을 지키고 있지 않아서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기 불편한 실정이다.
 
또한 시각장애인등 정보 소외계층을 위한 앱 시장은 매우 협소하다. 따라서 이 같은 앱을 개발하는 기업에 대해 일정부분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시각장애인 도서앱인 리드애니의 경우 도서 편리를 위해서 자체 음성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음성엔진 구입 등의 원가로 인해 가격이 10만원에 이른다. 이런 고가의 앱을 시각장애인이 개인적으로 구입하기란 매우 어렵다. 이럴 경우 국가에서 별도의 지원책을 통해 원가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면 장애인용 앱을 개발하는 기업이나 장애인 당사자 모두에게 적지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것이 가능해진 시절이 되었다. 그러나 어느 면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오히려 불편한 사람들도 있다.
 
과거 채널만 돌리면 되었던 텔레비전을 사용하던 때에는 시각장애인은 단순히 화면을 볼 수 없을뿐 텔레비전의 모든 기능을 혼자서 조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술이 발달하고 아날로그가 디지털이 되고 텔레비전에 온갖 기능이 추가되면서 시각장애인은 텔레비전의 기능을 절반도 이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처음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 난 엄청난 절망을 느껴야 했다. 버튼이 없이 화면에 터치만으로 조작되는 전화기가 출현하면서 시각장애인은 휴대전화와 영영 멀어지는가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스마트폰에 시각장애인도 접근 가능한 인터페이스가 구현되면서 지금은 오히려 가장 빠르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혹시 송혜교씨가 이런 앱들이 있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조금더 실감나는 시각장애인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해본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송고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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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7/01 [10:24]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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