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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힐링 메시지'를 전하다
신작 '색채를 가지지 않은 다자키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
 
이지호 기자
무라카미 하루키가 3년만에 돌아왔다.
 
지난 2009년과 2010년, 1Q84라는 3권의 장편소설로 한국과 일본에서 '1Q84 돌풍'을 일으켰던 그가 지난 12일, 신작 '색채를 가지지 않은 다자키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를 펴냈다.
 
이번에는 3,4년전보다도 반응이 더 뜨겁다.
 
사전예약주문이 폭주해 발매당일까지 무려 50만 권이 발행됐다. 발매 전날 밤, 심야 영업을 하는 서점 앞에 수많은 일본인들이 줄 지어 서있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도쿄 시부야 다이칸야마 쓰타야 서점 앞에서는 140여 명의 일본인들이 단 몇 시간이라도 먼저 하루키의 소설을 읽기 위해11일 밤부터 줄을 섰다. 그렇게 긴 기다림 끝에 책을 구입한 열성팬들은 피곤한 표정 하나 없이, 그의 책을 손에 넣었다는 만족감으로 환하게 웃었다.
 
인기 작가의 작품을 사기 위해 밤새워 줄을 서는 풍경은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지만, 일본에서도 하루키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작가는 드물다. 특히 휴대폰이 등장하고 난 뒤 출판시장이 점점 축소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바로 이 같은 상황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열풍은 일본 출판계에 내리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일본의 서점들도 ‘무라카미 효과’를 최대한 누려보고자, 그의 소설로 서점 앞에 진열 탑을 쌓는 등 갖가지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발매 2013. 04.12 ©JPNews

 

일본 방송 또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이야기가 단연 화제다. 한국에서 싸이 열풍이 불고 있었다면, 그 시각 일본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 열풍이 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번 신작은, 발매 당일까지 제목과 발매날짜를 제외하고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이 같은 비밀 마케팅 때문이었을까? 이번 작품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이번 작품은 하루키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인, 한 남자의 ‘상실감’을 다루고 있다. 상실감에 의해 죽음까지도 생각했던 한 남성이 여자친구의 권유로 뒤늦게 자신의 과거와 마주보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색채를 가지지 않은 다자키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 ©JPNews
 
 
(줄거리)
#<나고야 출신의 만 36세 독신 남성 다자키 쓰쿠루는 어릴 적부터 기차역을 좋아해 지금은 철도 회사의 설계관리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절친했던 4명의 고등학교 친구들로부터 절교를 당한 아픈 과거를 지니고 있는 남자다.
 
그는 나고야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 4명의 친구를 사귀었다. 여자 2명, 남자 3명으로 구성된 이 5명은 항상 함께 다녔다. 일종의 절친이었다. 다자키를 제외한 친구들은 본인들의 성의 첫 글자를 딴 ‘아카(빨강)’, ‘아오(파랑)’, ‘시로(하양)’, ‘구로(검정)’란 별명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다자키는 그대로 다자키로 불렸다. 친구들 사이에서 홀로 ‘색채’가 없는 그는 자신의 성격이 무난하지만 한편으론 개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홀로 색채(개성)가 없다는 사실에 일종의 소외감도 느꼈다. 더구나 다자키는 홀로 도쿄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했고, 나머지 친구 4명은 나고야에 남았다.
 
그런데, 다자키는 대학 재학 중 아무런 이유도 알지 못한 채 다른 4명으로부터 절교선언을 당했다. 충격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한동안 죽음까지 생각하는 지독한 아픔을 겪었다. 결국엔 정상생활로 돌아왔지만, 그 아픔은 다자키의 인생을 크게 바꿔놓는다.
 
그는 그렇게 절친했던 친구들과 왕래 없이 16년이란 세월을 보내게 되고, 일 관계로 알게 된 2세 연상의 매력적인 여성 기모토 사라를 알게 된다.
 
그는 기모토 사라에게 이성으로서 호감을 느끼게 된다. 어느 날 그는, 그 동안 마음속에 꼭꼭 숨겨놨던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그녀에게 털어놓는다. 사라는 자신의 아픈 과거 상처를 어렵게 고백한 그의 이야기를 듣고 “기억을 숨길 수는 있어도 역사를 바꿀 수 없다”며 직접 친구들을 만나서 진실을 확인하도록 권한다. 이에 다자키는 그녀의 말대로 절교를 선언한 친구들을 찾아 마침내 ‘순례’ 여행을 떠난다.
 
다자키는 16년간, 친구들에게 절연 당한 이유를 굳이 알려고 하지 않고 과거를 외면한 채 살아왔다. 하지만 사라의 권유로 마음을 바꿔 친구들을 직접 만나 엉킨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진실이 드러나고 오해가 다소 풀리면서 다자키의 상처는 조금씩 치유돼 간다.>#
 

▲ 무라카미 하루키 '색채를 가지지 않은 다자키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 ©JPNews

 

‘색채(개성)가 없는’ 평범한 다자키는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그가 느낀 ‘상실감’ 또한 그 누구도 겪었을 법한 일이다. 그의 치유는 바로 우리들의 치유다. 주인공의 이름 ‘쓰쿠루(つくる)’ 또한 일본어로 ‘만들다’란 뜻이다. 건설적인 의미를 지닌다.
 
2만 명에 가까운 인명을 앗아간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일본인들은 크나큰 상실감을 겪었다. 의도했든 아니든 하루키의 이번 신작은, 작자가 상실감에 젖은 일본인들에게 전하는 치유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미 일어난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그렇다고 외면해서도 안 된다. 결국 아무리 힘겨운 과거라도 맞부딪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성장해간다.
 
일본의 문예평론가 시미즈 요시나리는 "이 작품은 친구로부터 추방당한 다자키는 16년 뒤 친구들을 순례하는 여행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16년이라는 간격은 1995년과 2011년의 간격과 겹친다. 한신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 그 자체를 직접 적지는 않았으나, 큰 상실과 상처를 가슴에 안은 자에 대한 메시지가 여기에 잠재되어 있다. 다자키는 철도역 설계자다. ‘낙원’이 아니게 된 일본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이 출발하기 위해 만나기 위해 ‘역’이 제시되는 소설이다"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하루키의 신작이 전작에 비해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 것이라는 평도 나온다.
 
실제로 각 언론에 서평을 기고하는 작가 미우라 아사코는, 일본 여성주간지 '여성자신'의 취재에 "이전의 무라카미 작품에서 여성과 사랑을 나누는 남성들은 어딘가 벽이 있는 인상이었지만, 이번 소설의 주인공 다자키 쓰쿠루는 사라를 진정으로, 그리고 정열적으로 사랑하고 있다"며, "그런 사랑을 받아 보고픈 여성들이 '사라'에게 감정이입하기 쉬울 것이다"라고 평했다.
 
대체적으로 일본 문단의 평가는 호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평론가 우노 쓰네히로는 "크게 화제가 된 것에 비해 '작은 작품'이다. 결론이 뻔한데 이야기는 장황하고 쓸데없이 긴 듯하다"고 혹평했다.
 
한편, 온라인상에서는 무라카미 신작을 읽고 난 독자들의 소감이나 서평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독서미터’라는 사이트의 감상평란에는 무라카미 신작에 대한 500여 개 이상의 독자 감상평이 올라왔다. 대체로 호평이 많았다.
 
"심플한 소설이다. 분위기는 바뀌어도 무라카미 하루키다운 면이 있었다" (ID: 웃짱)
"산뜻했다. 스케일이 큰 이야기는 아니지만, 등장인물들이 모두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세상의 부조리함, 불온함 등이 그의 다른 작품에서처럼 나타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3.11대지진 이후의 시점에 서있는 듯했다"(ID:onnonm)
"오랜만에 콧바람 내가며 열심히 읽었다. 하루키의 최근 작품 중 가장 좋다. 사람 사이의 관계와 감정이 매우 충실히 묘사돼 있고, 점점 과거가 밝혀진다. 담배 피지 않고, 술도 잘 마시지 못하는 주인공도 의외고, 구글, 스마트폰 등 생각지 못한 단어들이 나온 것도 신선했다. 추천하고 싶다"(ID: pepe2199b)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소설이었다"(ID: 150Betty)




소수의견이었지만 기대이하였다는 반응도 있었다. 
 
"재미있다. 다만 이야기의 기복이 적어 읽기 지루했다"(ID: 니코), "재밌었지만, 노벨상급의 작가가 쓴 글이라 보기는 어렵다"(ID:몽선인)는 반응 등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비판의견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작품에 대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판매부수 또한 이미 100만부를 넘어섰다.
 
하루키의 소설을 출판한 '문예춘추사'는 발매 7일째 되는 4월 18일, 발행부수가 드디어 100만부를 돌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4월 17일 발표된 오리콘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3년 만에 종합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종합부문에서의 주간 판매량 30만 부 이상 돌파는 배우 미즈시마 히로가 쓴 소설 '카게로(KAGEROU)' 이래 2년 4개월만이다.
 
이 책은 분명 매력적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깊게 빨려 들어가는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우선 문장 자체가 읽기 쉽다. 문체에 무라카미 특유의 보편성이 있다. 또한, 그의 소설에서 자주 보이는 미스터리적 구성 또한 재미를 더한다. 문장 곳곳에 나오는 음악을 머릿속에 떠올리거나 찾아 들으며 읽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뿐만 아니라 하루키만의(?) 성적 묘사 또한 어김없이 등장한다. 다만, 전작들에 비해 성에 대한 묘사가 담백한 편이다.
 
한국 독자들은 언제쯤 그의 신작을 볼 수 있을까. 아직 출판사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는 7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여름, 무라카미의 신작을 읽으며 다자키와 함께 마음을 치유하는 순례의 길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 이 글은 우먼센스 5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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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5/24 [16:31]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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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은 허경영 강용석도 만세! 13/05/24 [21:21]
동일본대지진은 저에게도 매우 특별한 사건이었습니다. 그 전까진 일본에 대해 고정된 느낌 뿐이었죠. 돈 잘 벌고, 영리하고, 이지적이고, 겉은 따뜻할지 몰라도 속이 차갑고, 전통을 자랑스럽게 내세우지만 뼈대는 이미 강철제 빔으로 갈아끼운 듯한 느낌? 한국의 연예인들에게 돈을 얼마를 퍼주는지는 몰라도 눈곱만큼도 고마워할 생각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왜 우리는 누구를 미워하며 사는 걸까요? 사실, 노르웨이의 총기난사범이 제 나라 국민들을 사살한 뒤에 한국 혹은 일본인 변호사를 불러달라고 할 땐 깜짝 놀랐어요. 젠장, 유럽 사람들은 한국과 일본을 같이 보고 있구나! 만일 누군가 한복과 유카타가 같은 종류의 옷이라고 한다면 얼마나 기분 나쁠까요? 아무튼 그 땐 그랬습니다. 지금은, 글쎄요. 쓰나미로 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지요.

그래도 한 번 솔직히 말해 볼까요? 사실 처음에는 일본이 망하는 줄 알고 손뼉을 쳤습니다. 정말이에요! 반경 30Km에 달하는 엄청난 땅이 반감기 2만 4천년의 플로토늄에 오염되어 복구가 불가능하다. 이 얼마나 즐거운 소식입니까? 더구나 후쿠시마는 공업단지라면서요? 체르노빌이야 시베리아 한가운데 있어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지만 일본은 피해가 막심합니다. 물론 돌아가신 분은 불쌍하지만 그건 인류애로서의 감정일 뿐이고요, 제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체제란 말입니다. 그래서 망하든 말든 신경 안 써요! 일본의 정치인은 꼭 분발하여 국민 여러분에게 우익 감정을 북 돋아 주시길 바랍니다. 안 그러고 버틸 수 있어요? 당금 천하에 여러분을 원망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더구나 일본은 내 조국을 짓밟은 원쑤. 따지고 보면 동북아시아의 위기도 다 여러분으로부터 비롯된 일입니다. 댁들 입으로 1910년 이후의 역사를 책임져 주겠다 하셨잖아요. 역사문제 사과하는 것 말고요, 전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요. 설마 안중근, 유관순이 반항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 했다고 발뺌하시는 건 아니겠죠? 놋쇠 숟가락까지 뺏아갔으면 한반도 원주민들은 할 만큼 한 거잖아요. 안 그래요?

자~ 어떻게 할 겁니까? 북한의 핵. 대안이랍시고 준비한 원폭 2천 개 분량의 플로토늄을 깔고 있다가 품에서 터지는 꼴 계속 볼 겁니까? 물론 현실을 지배하는 게임의 법칙을 모를 만큼 멍청이는 아니에요. 만일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문제의 핵심이 생활공간의 부족이라면 - 보다 정확히는 인간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공간의 부족이라고 보는 편이 옳겠지요 - 일본만큼 그 극단의 불균형에 낀 나라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두 나라만 하겠습니까?
북한이 왜 굶어야 합니까? 왜 남한이 떵떵거리며 음식물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동안 북한 주민들은 300만씩 죽어야 하냐고요. 수령? 독재? 핑계란 거 다 압니다. 핵심만 간단히 요약해 보자고요. 당장 북한의 GDP가 5만 달러가 된다고 가정해봅시다.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참, 중국의 인구는 북한의 50배, 면적은 70배에 달하지요. 당연히 엄청난 모순이 쓰나미가 되어 두만강을 건너겠지요. 북한이 가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60년 전, 같은 모순 때문에 중국과 북한이 혈맹을 맺고 남한을 - 보다 정확히는 일본을 목표로 - 덮쳤던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왜 이 모순을 막을 수가 없는 걸까요? 차라리 그 때 남한이 사라지는 편이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이 복잡한 기억의 모순도 사라지고 없겠지요. 우선 문제풀이가 간단해지지 않습니까? 한반도와 일본이 균등해지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서방 선진국에선 보다 많은 인권을 기준으로, 제 3세계 발전도상국에선 보다 많은 인력을 기준으로 판을 짜기에 다툼이 벌어지는 듯 합니다. 그런데 이게 양쪽 다 옳으면 옳고, 틀리면 틀려야 하는데, 한쪽이 옳은 이유를 반대편이 틀린 까닭이 쥐고 있기에 손 쓸 방법이 없어요. 예컨대 지구를 이대로 개발하면 전인류가 틀림없이 파국을 맞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자제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원을 선점해 권력을 얻은 쪽은 서구 아닙니까? 반대로 개도국이 도달하고자 하는 미래의 이상향은, 자신들이 억압당했던 과거 피식민지 시절를 자연스럽게 정당화시켜요. 정말 뫼비우스의 띠가 따로 없지요. 하지만 경제가 됐든, 정치가 됐든, 현해탄 사이에서 균형이 맞아 떨어지기만 하면 양쪽으로 추를 밀어붙일 수도 있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현실은 불가능합니다. 우선 중국이 북한과 균형이 맞아야 하고, 북한이 남한과 균형이 맞아야 모순이 사라져 통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일본이 미국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모순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기 때문에! 정작 모순이 사라져야 할 현해탄에는 엄청난 모순이 집중되는 중입니다. 그 모순이 핵탄두의 모습으로 현실에 등장하고 있고요. 방금 보였잖아요?

( 중국 = 북한 = 남한 // 일본 = 미국 = 유럽 = 중국 )

이 등식의 끊어진 부분이 연결돼야 ( 중국 = 중국, 미국 = 미국, 일본 = 일본 )이라는 최종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데, 현실에선 아직 괴리가 남아있어 끊긴 부분에 접근할 수 없는 것입니다. 도리어 정보기술과 같은, 서구가 목표로 하는 인간통제에 의한 합리성 사업의 수익률이 악화되자 끊긴 부분에 가까이 놓인 순서대로 모순이 차례로 파급되어 중국과 북한 사이의 혈맹이 끊겼다느니, 일본과 미국 사이의 위안부 책임론이 등장했다는 식의 못 믿을 풍문만 떠도는 중이지요. 이러니 남한이 일본을 미워하지 않고 배기겠습니까?
고작 빌려온 합리를 가지고 상대의 공간에 의지를 투영할 권리 밖에 없는 주제에. 그 반대급부로 발생한 인간의 의지를 빈 공간에 심어놓을 한낱 심부름꾼 주제에. 하하하~~ 우습다. 그것도 권력이랍시고 자랑스럽게 휘둘러 대지. 그러고도 남을 미워할 자격이나 있습니까? 이러니 일본의 정치가들이 자신의 악행을 자랑하며 국민을 단결시킬 수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가지고 무슨 나라가 완성되겠어요? 남을 원망하며 자신의 악행을 합리화시키고 있는데. 그렇게 얻어진 이득이 천 년을 가겠습니까, 만 년을 가겠습니까? 합리, 합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는 것이라곤 온통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기둥 밖에 없어요. 당연히 머리에 죽을 사(死)자를 써놓고 삶을 구하는 형국이 나오고 말지요. 일본인들은 조상 대대로 가업을 잇는 것을 자랑으로 안다지만, 만일 모든 국민들이 그 합리를 본 따 나라를 세운다면 그 머리를 눌러놓을 뚜껑은 전우주를 덮고도 남음이 있을 것입니다.

... 아마도 여기까지가,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어있는 여러분의 속마음일 것이라고 조심스레 짐작해 봅니다. 세상물정 깊이 모르는 저로서는 여기까지 밖에 파악할 수 없어요. 통화전쟁이나 저성장, 재무장 따위는 사실 중요한 게 아니지요? 과거의 영광을 못 잊어 망발을 늘어놓는다는 식의 모습은 필경 참말이 아닐 것입니다. 껍데기는 한낱 필요조건에 불과할 뿐, 나라는 사람만 있으면 충분하니까요. 오늘 무엇인가 이득을 구한 자들은 후대에 어떻게 전하여 그것을 유지할 작정입니까? 오직 사람을 구할 수 없음을 근심으로 알 따름입니다. 근성, 근성, 매질하며 끊어진 논리의 고리를 구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거라고요. 익히 아시다시피 조선인들은 예로부터 눈치가 빨라 쑥떡 같이 맞아도 찰떡 같이 알아듣는 데 다들 귀신이거든요.
아베고 하시모토고, 이명박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봐요. 2008년 이래 한국에선 홍준표와 강용석 등 바보들이 욕을 얻어먹었지만 지금은 팬클럽까지 거느리고 다닌다니까요? 틀림없이 일본도 뭔가 목적이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건네는 중일 것입니다. 물론 미제국주의 때려잡는 일도 재밌겠지만, 설령 제가 생각했던 그것과 목적이 다르더라도 전 이미 끊어진 등식의 연결고리를 찾았다고요. 그러니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걱정되는 쪽은 언제나 여러분입니다. 사람이 남과 친한 까닭은 그곳에 모순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모순을 만나 되돌아올 때면 언제나 화를 내지요. 대체 원래 가려던 곳이 어디였기에 그토록 화를 냅니까? 비록 동일본대지진이 초래한 비자연적 재앙의 원인이 상기와 같은 논리의 연장선 위에 놓여있다 하더라도, 차마 한반도와 열도를 갈라놓은 책임마저 현해탄에 미룰 수가 없기에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삶을 상실한 순간 여러분이 제게로 왔지요. 그렇다면 모순이 전혀 없어 보이는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 사이에도 모순이 누적될 수 있다는 소리 아니겠습니까? 현해탄이 이토록 깊어진 현실이 방증하고 있잖아요!
하면, 만일 누군가를 미워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어디에서 찾아야 하겠습니까? 활을 당긴 자는 마땅히 자신을 먼저 쏜 뒤에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그럼 활을 당기기 전에 일본을 한반도에서 끊어낸 자는 대관절 누구였을까요?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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