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여론이 크게 엇갈려 여러 해, 여러 정권을 거치는 동안에도 결론이 나지 않았던 일본의 TPPA(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 협상 참가 문제.
결국 참가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TPPA(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 협상 참가를 정식 표명했다.
이날, 아베 총리는 협상 참가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아시아 신흥국도 차례차례 개방경제로 전환하고 있다. 일본만 내향적이면 성장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경제적인 상호의존관계를 심화함으로써 일본의 안보에도, 그리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정에도 기여한다"며 안보면의 이점도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이 기회를 놓치는 것은 일본이 세계의 룰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소외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TPPA 협상은 이미 개시한 지 2년이나 지났다. 이미 합의된 룰이 있다면, 늦게 참가한 일본이 이를 되돌리기는 어렵다. 남겨진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 그런만큼 하루라도 빨리 협상에 참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TPPA에 참가했을 경우의 영향에 대해 "모든 관세를 0%로 했을 경우, 일본 경제에 전체적으로 플러스 효과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농림수산물의 생산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협상에서 악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TPPA 협상 참가를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아베 총리는 "자민당은 지난 중의원 선거에서 '성역없는 관세 철폐를 전제로 하는 한, TPPA 협상참가에 반대한다'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 그밖에도, '국민보험 제도를 지킨다' 등 5가지 판단기준을 내걸고 있다. '국민과의 약속'은 협상 중에서도 제대로 지킬 것이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농림수산업 정책과 관련해 "공격적인 정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확대를 진행함으로써 농업을 성장산업으로 만들어나가겠다. TPPA는 위기가 아닌, 오히려 기회다. 여러가지 노력을 통해 일본의 '농업'을 지키고, '식품'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아베 총리는 "이번 결단은, '협상'에 참가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이제 비로소 입구에 섰을 뿐이다. 일본의 주권은 단호히 지키고, 협상을 통해 국익을 고려해 최선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TPPA 협상에 참여의사를 밝힌 일본은, 90일 이내로 미국 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친 뒤, 협상 참가 11개국의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 일본이 참여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공식 회의일정은 9월로 예정되어 있으나, 참가국은 7월에 회의를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빠르면 7월부터 협상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TPPA는 태평양을 둘러싼 11개 국가가 관세 철폐 등을 목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무역협정이다. 미국, 칠레, 페루, 캐나다,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싱가폴, 브루나이, 베트남, 말레이시아가 현재 협상에 참여 중이다.
세계 총 명목 GDP(국내총생산)의 20%를 차지하는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참가하게 되면, 세계 GDP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 자유무역권이 구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