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아니메'(애니메이션의 줄임말로, 일본 애니메이션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콘텐츠다. 이 애니메이션이 대중화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찬스를 창출, 경제활성화에 원동력이 되고 있다.
기업이 애니메이션을 활용하면 소비자에게 보다 친근감을 주어 신규고객을 창출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SNS나 인터넷서비스를 통해 애니메이션를 즐기고 팬들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화지면서, 기업이나 지자체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늘고 있다.
작년 일본영화계는 많은 애니메이션 히트 작품을 탄생시켰다. 마니아층이 타깃인 '키이온' 극장판은 총 20억 엔의 흥행수입을 거둬 작년 상반기 제14위를 기록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도 연이어 제작되어, 2012년 일본 흥행수입 상위 10위권 안에 애니메이션 영화가 자그만치 4개를 차지했다.
애니메이션영화는 기업들과 공동 캠페인을 전개한 덕분인지, 1995-96년 '에반게리온'이 사회현상을 불러올만큼 대히트를 친 이후 오랜만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닛케이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 워즈', '늑대아이'는 일본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제2의 스튜디오 지브리라고 불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호소다 감독은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로도 주목받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대중화가 진행됨으로써 영화나 음악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지자체도 애니메이션을 비즈니스에 활용하고 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선수들도 애니메이션 팬이라는 것을 공언하거나, 배우들이 애니메이션 영화의 성우를 맡는 작품도 늘고 있어, 애니메이션 팬은 열광적인 마니아(오타쿠)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다.
또한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와 협력해 이벤트를 유치, 지역 살리기 운동을 하는 지자체가 늘고, 작품의 무대가 되었던 지역을 방문하는 팬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주로쿠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빙과(氷菓)의 무대였던 기후현 다카야마시에는 연간 15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방문, 21억 엔의 경제효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애니메이션업계 자체의 규모는 작지만 부가가치나 경제적 파급효과는 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관련 상품의 구매 증가, 이미지 홍보로 신규 고객유치, 새로운 비즈니스 모색 등 애니메이션 파워의 가능성은 기업에게도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한 실례로, 도에이 애니메이션의 2012년 매출은 330억 엔에 불과하지만, 애니메이션 산업시장의 2011년 매출은 소비자가 지불한 금액 베이스로 1조 3393억 엔에 달할 정도다.
일본의 편의점 업체인 로손은, 애니메이션영화의 한정판 예매권 판매를 계기로 여러 작품과 콜라보레이션을 실시, 과자봉투나 행사상품에도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사용하거나, 성우를 이용한 점포 내 광고 방송도 인기를 얻고 있는 등, 로손의 케이온 관련 캠페인은 10억 엔의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란 마케팅에서 각기 다른 분야에서 지명도가 높은 둘 이상의 브랜드가 손잡고 새로운 브랜드나 소비자를 공략하는 기법을 의미한다. 즉, 한 브랜드가 다른 브랜드와 협력하여 새로운 제품을 창조해 내고 업종의 경계를 뛰어 넘는 협력을 통해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과 도요타의 만남. 도요타의 '샤아 전용 오리스' ©JPNews | |
도요타자동차는 도요타브랜드 홍보차원에서 글로벌 마케팅에 애니메이션을 활용, 선진국 젊은 층에게 차별화된 홍보를 전개하기 위해 자동차의 엔터테인먼트 측면을 강조하는 접근을 시도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와 공동 제작한 홍보영상 7편의 쇼트필름을 공식홈페이지나 YouTube에 등록하여, YouTube에서 총 28만 리뷰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도요타자동차 외에도 스바루, 닛산 등도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의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해외비즈니스에서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해외시장 규모가 2005년 313억 엔에서 2009년에는 153억 엔까지 축소되었으며, 엔고의 영향도 있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일본은 애니메이션을 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업으로 선정하고, 2007년부터 경제산업성이 주최하는 'JAPAN국제콘텐츠페스티벌'에서 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일본동영상협회는 애니메이션 관련 비즈니스 매칭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지만,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회사는 규모가 영세해 경영이 어려운 상황으로,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해 한국이나 중국에 하청을 주는 경우도 많아, 젊은 제작자들이 경험을 쌓기가 힘든 환경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일본 문화청은 2010년부터 젊은 애니메이터의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 애니메이션 제작회사들의 기획을 공모해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기업도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활용한 비즈니스를 통해 소비를 촉진시키고 신규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세대를 초월한 인기콘텐츠인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나 '애니팡'과 같은 국제적인 창작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