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대지진으로 고향을 떠난 후쿠시마 피난 주민 중 약 70%가 '이전에 살던 곳으로는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전문가는 피난민과 지역 사이를 잇는 유대감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2년 전 이와테 현과 미야기 현, 후쿠시마 현에서 지진과 쓰나미, 원전사고로 재해를 당한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NHK가 작년 12월부터 지난달에 걸쳐 조사했고, 앙케트를 의뢰한 약 1,000명 중 당시 후쿠시마 현에 체재했던 352명으로부터 응답을 얻어 집계했다.
▲ 원전사고와 쓰나미가 덮쳤을 당시의 후쿠시마 현 도미오카 시 ©JPNews | |
먼저 이전 고장으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10.2%가 '이미 돌아와 있고 앞으로도 계속 살 것이다'고 응답했고, 17.4%는 '돌아가고 싶고, 돌아갈 것이다'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반수를 넘는 52.3%가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다'고 응답했고,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사람도 19.2%를 기록했다. 이전 지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응답자까지 포함하면 71.5%에 이르러 미야기 현과 이와테 현 주민의 약 60%와 비교해 후쿠시마 현이 높은 수치를 나타낸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돌아가지 않겠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피난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는데, 같은 후쿠시마 현 내로 피난한 주민이 62,6%였던 것에 비해 후쿠시마가 아닌 다른 현으로 피난한 주민은 91.2%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그 이유에 관해서는, '방사능 제거가 더뎌 불안하다'가 74.7%로 가장 많았고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없다'가 22.4%로 뒤를 이었다.
앙케트에 응답한 사람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태어나서 자란 고향이다. 추억이 어린 장소로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 등 후쿠시마에 대한 깊은 애착을 느낄 수 있는 글들이 있었다.
그러나 "마을사람 모두가 피난을 갔고, 지금은 꿈도 희망도 사라졌다"며 바로 돌아갈 수 없는 것에 대한 분노를 표현한 응답자도 많아 원전 사고의 장기화가 피난 주민의 정신적인 부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효고현립대학의 기무라 레오 준교수는 "시간의 경과와 함께 고장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일수록 소외감을 느끼고 돌아가지 않게 될 우려가 있다. 주택이나 방사능 제거 등, 눈에 보이는 형태로 복구작업을 서둘러야 하고 고장의 정보를 제공해 피난 주민과 지역과의 유대감을 유지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