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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지역사회에 울려퍼지는 탈원전 목소리
도쿄 신주쿠 구 다카다노바바 탈원전 시위 현장을 가다
 
이지호 기자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신 정권이 탈원전 백지화를 언급하며, 원전 재가동 및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의 경기 침체를 타파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서라고 한다. 재작년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가 얼마나 커다란 재난이었는지 잊은 듯하다. 일본 정치권에서의 이 같은 움직임과는 별도로, 아직도 총리 관저 앞에서는 탈원전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각 지역 사회 안에서도 크고 작은 탈원전 시위가 개최되고 있다.

실생활에서는 아직도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후유증이 계속되는 가운데, 탈원전의 위험성을 실감한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목소리를 내고자 이렇게 모이는 것이다.

지난 5일 토요일 오후 2시, jpnews 사무실과 가까운 도쿄 신주쿠 구 다카다노바바 역 근처 니시도야마 공원에서는, 세이부선 연선(沿線) 연합이 주최한 탈원전 시위가 열렸다. 세이부 선 선로를 따라 있는 지역의 주민들이 모여 시위 행진을 한다고 하여 기자가 직접 찾아가 보았다.

집합 장소인 니시도야마 공원에 도착하니, 약 280여 명에 달하는 세이부선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모여 있었다. 

다른 시위와는 구별되는, 탈원전 시위의 특이한 점은 남녀노소, 직업 상관없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점이다. 음악가는 악기를 들고, 전통극 배우는 기모노를 입고 전통부채를 들고, 부모들은 아이 손이나 유모차를 이끌고, 노인들은 지팡이를 들고 참여했다. 하긴, 방사능의 위협은 누구를 따로 피해가지 않는 법이다.

이들은 오후 2시가 조금 지나자, 집합 장소인 니시도야마 공원을 나와 북을 치며 행진하기 시작했다. 사전에 신고된 시위이기 때문에 십여 명의 경찰이 질서 유지를 위해 동행했다.


"전기 충분하다"
"원전 필요없다"
"사람의 목숨, 소중히 하라"
"원전 반대!"

온 동네에 확성기 소리가 울리자 창문을 열어 젖히며 무슨일인가 처다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길거리 상점 안에서도 사람들이 무슨 일인가 문을 열고 쳐다봤다. 싫은 소리를 할 법도 한데, 탈원전 시위라는 것을 알고 오히려 응원하거나 관심을 보이는 이가 많았다. 탈원전 시위의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던 것. 길거리에서 시위를 지켜보던 있던 50대 일본 남성은 "시기가 문제일뿐, 탈원전은 꼭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역사회 안에서 소규모로 이뤄지는 시위는 그 나름대로 특색이 있었다. 일단, 대규모 탈원전 시위와는 달리 여름철마다 열리는 일본의 동네 마쓰리(일본 전통축제) 같았다. 동네 주민들이 모여 드럼, 젬베, 기타, 나팔 등 각종 악기를 다루며 행진을 하는데, 흥이 느껴졌다. 
 
 

 
이들의 행동은 가벼워 보였지만, 이들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탈원전 푯말을 들고 탈원전을 외치는 그들의 목소리에서는 진정성이 묻어나왔다.

니시도야마 공원에서 출발해 다카다노바바 역을 거쳐 와세다도리를 통해 와세다 대학 쪽으로 향한 이들은 와세다 대학 도야마 캠퍼스 앞 도야마 공원 입구까지 행진을 지속했다.

▲ 도야마 공원 입구 부근 공터에 도착한 시위대 ©JPNews

 
도야마 공원 입구 부근 공터에 도착한 이들은 둥글게 모여 다시 한 번 자신들만의 축제를 즐긴 뒤, 해산했다. 다들 친분이 있는 듯, 주최 측이 집회 종료를 알렸는데도 공원에 남아 모임 참여자끼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모임에 참가한 이들은 어떠한 마음으로 이 모임에 참가했을까. 잠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모임 주최 측 - '네리마 구 원전을 생각하는 모임'의 코사카 유키에 씨

Q) 어떻게 이 모임을 열게 됐나?
- 총리 관저 앞의 대규모 시위도 중요하지만, 각 지역사회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래 네리마 구에서 이, 삼백 명 규모의 작은 탈원전 시위를 했었다. 세이부선 연선을 중심으로 인근 주민들끼리 모여서 시위를 했다. 각 역에서는 한 번씩 시위를 해본 것 같은데, 정작 세이부선이 지나는 가장 큰 역 가운데 하나인 다카다노바바에서는 시위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더라. 그래서 이번에 다카다노바바에서 처음으로 탈원전시위를 하게 됐다.

▲ 코사키 유키에 씨 ©JPNews


Q) 어떻게 홍보했나?
- 인터넷이다.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서로 연락을 취해 만난다. 요즘은 대체로 이렇게 모인다.

Q) 이번에 집권한 자민당이 탈원전 계획을 백지화하려 한다.
- 일본국민은 탈원전을 원한다. 여론조사를 보라. 자연에너지로 대체하길 바라는 목소리가 더 많지 않은가. 원전 찬성하는 사람들에게 원전이 정말 필요한지 묻고 싶다. 전기요금이 인상되니 원전 가동하자는 목소리가 있다고 하는데, 어차피 원전해도 전기요금은 인상된다. 후쿠시마에서는 보상이 진행 중인데, 보상금액이 막대하다. 이거 다 보상하면 결국 원전이 더 비용이 많이 드는 격이다. 왜 아베 총리는 이렇게 위험을 안고 원전을 계속 추진하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총리가 된 아베에게 새해부터 한 방 먹이려고 모였다.

Q) 지난 총선거에서 어느당 찍었나.
- 미래당을 찍었다. 이 집회 참가자 중에서 (원전 재가동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는) 자민당이나 일본유신회를 뽑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 네리마 구 사는 음식점 종업원 히라타 씨(만 27세)

Q. 탈원전 모임에 참가하게 된 계기, 이유는? 
 - 사실 지난해 6월 오이원전 재가동 때까지만해도 이런 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오이 원전 재가동 결정 직후, 총리관저 앞에 수십만명이 모였다는 소리를 듣고 왜 그렇게까지 할까 궁금했다. 책으로 원전사고에 대해 알아보다가 이건 정말 큰 일이다 싶어서 시위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시위에 여러차례 참여하며 목소리를 높이다보니 여러 사람들과 친해졌고, 서로 연결되면서 자연스레 계속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

총리관저 앞 시위도 참가하고, 네리마 구 시위도 참가하고 있는데, 이번 시위 소식을 우연히 접하고 참가하게 됐다. 이번엔 스태프로 참여하고 있다.

Q. 적극적이다
- 그렇다. 어떻게하면 탈원전에 대한 목소리를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 시위하면서 많은 사진을 찍었는데, 이를 책으로 엮여서 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지난 총선거, 어느당을 꼽았나.
- 나 역시 소선거구, 비례 모두 미래당을 찍었다. 탈원전을 주장하는 정당 가운데서는 사람들이 미래당을 가장 많이 뽑을 거 같아서 나도 힘을 보탰다.
 
Q. 미래당이 분당했다.
- (웃음) 그렇다. 난 원래 오자와 이치로를 좋아하지 않는다. 역시 난 그가 싫다.

◆  이타바시 구 사는 재즈드러머 무라카미 씨 (만 47세)

Q. 탈원전 시위에 참가한 계기, 이유는?
- 위험한 에너지는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원전 쓰레기를 완전히 처리할 수 있으면 모를까, 원전 사고 수습 과정만 봐도 (원전 쓰레기 처리가)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어떤 시위든 가리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Q. 드럼을 가지고 왔는데
- 평소에 재즈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다. 나에게는 탈원전을 외치는 최선의 방법이다. 탈원전에 대한 목소리가 더 커지도록 열심히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Q. 아베 총리가 탈원전 백지화를 검토하고 있다.
- 사실 시간이 지날수록 탈원전 시위에 오는 사람이 줄었는데, 아베 총리가 재가동 의사를 밝힌 뒤에 시위하러 나온 사람이 더 늘었다. 총리 관저 앞 시위의 경우, 지난해 12월 28일 시위때보다 4일에 열린 시위에 더 많은 사람이 왔다. 

Q. 계속 참여할 생각인가.
- 그렇다. 계속 참여할 생각이다.
 
◆ 내리마 구 사는 센다 미치히코(남, 만 46세), 센다 리에(여, 만 44세) 부부와 아들(만 6세)

▲ 센다 씨 가족 ©JPNews
 

Q. 탈원전 시위 참가하게 된 계기?
- (센다 리에)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에는 정보를 알 수가 없었고, 여러가지로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아이들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여러 원전 관련 블로그나 홈페이지, 책을 읽었고, 원전의 위험성을 알게됐다. 그렇지만 시위에 참여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원전사고가 2011년 3월에 발생했는데, 거의 5월까지 집 창문을 열지 못했던 것 같다. 너무 답답해서 5월에야 창문을 열었다. 정말 상쾌하더라. 그때 문득 후쿠시마 주민들을 걱정하게 됐다. 도쿄는 그나마 낫지만, 후쿠시마 사람들은 언제까지고 이렇게 답답한 생활을 지속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 안타깝더라. 마침 후쿠시마 주민들이 문부성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고, 그 때 처음으로 시위에 나섰다.
 
아, 남편과 아이는 2011년 4월에 열린 도쿄 코엔지 시위에 참가했다.
 
Q. 어느 정도 빈도로 시위에 참여하고 있나?
- 지역에서 하는 작은 시위도 나가고 있고, 총리 관저 앞 시위는 거의 매주 참여하고 있다.
 
Q. 정보는 어떻게 접하나?
- 인터넷, 트위터를 통해 시위 정보를 접한다.

Q. 정치권의 탈원전 백지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 용서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다. 이권과 경제 때문에 정치권에서 원전을 재가동하려고 한다.
 
Q. 총선거에서는 어디를 꼽았나?
- 미래당 꼽았다. 
 
Q. 미래당이 분당했다. 
- 그렇다. 최악이다. 그래서 다들 한때 풀이 죽었다. 처음으로 공산당에 투표할까 생각까지 했다. 자민당이 집권에 성공해서 일주일 동안 틈만 나면 눈물이 났다. 탈원전이 무산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힘들더라.
 
Q. 후쿠시마 원전이 실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나?
- 사고 당시, 아이를 보육원에 1주일간 보내지 않았다. 일단 도쿄도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해 친척이 있는 와카야마 현으로 피난을 갔다. 그리고 3월 21일에 돌아왔는데, 그때 비가 와서 방사능 수치가 크게 올랐다.
 
일단 식품의 산지는 꼭 본다. 나는 꼼꼼하게 보는 편이라 원전이 있는 도호쿠 지방과 수도권 지역에서 난 음식도까지도 되도록 피한다. 우리 부부가 먹더라도 아이에겐 절대로 먹이지 않는다.
 
(모든 식품의 전량 검사가 이뤄지지는 않기 때문에) 러시안 룰렛 같은 상황이다. 방사능이 다수 함유된 음식을 먹게 될 수도 있다.

사실, 미국산은 유전자 변형이 많아 꺼려지는데 어느쪽이 위험한지 굉장히 고심하게 된다.
아무튼 먹을 것을 굉장히 조심하고 있다.
 
물론, 우리 사정과 다른 가정의 사정은 다를 수 있다. 주변을 보면, 방사성 물질이 걱정돼도 어쩔 수 없다며 먹이는 가정, 불편을 감수하고 끝까지 먹이지 않는 가정으로 크게 나뉘는 것 같다.
 
Q. 아이가 참 걱정이겠다.
- 그렇다. 아이가 싫어하지만, 매일 마스크 씌운다. 풀밭에서는 절대 놀지 못하게 한다. 풀밭에서 아이가 뒹구는 모습을 보고 크게 화낸 적이 있다. 그러자 아이가 왜 화내냐고 울더라.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또, 인도 구석으로 걷지 못하게 한다.

 
▲ 자손들에게 방사능 없는 세계를!    ©JPNews
 
 
▲ 원전 반대! ©JPNews
 
 
▲ "원전 재가동 필요없다!" ©JPNews


▲ "원전은 화장실 없는 아파트" ©JPNews
 
 
▲ 유모차 끌고 나온 젊은 부부 ©JPNews
 

 
▲ 20130105 다카다노바바 반원전 데모(시위) ©JPNews
 
 
▲ 20130105 다카다노바바 반원전 데모(시위) ©JPNews
 
 
▲ 20130105 다카다노바바 반원전 데모(시위) ©JPNews
 
 
▲ 20130105 다카다노바바 반원전 데모(시위) ©JPNews
 
 
▲ 20130105 다카다노바바 반원전 데모(시위)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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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1/07 [22:57]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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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봐야 소수잖아 13/01/08 [12:42]
탈원전이 일본인 다수의 의견이라면 총선 결과가 그따위로 나올리가 없지. 후쿠시마에서조차 자민당이 전원 당선되는 마당에 이런게 무슨 의미가 있나? 수정 삭제
일본도 좌빨좀비가 넘쳐나는구나 aguc 13/01/08 [12:59]
역시 좌빨은 국가와 국민의 적 . 저런 인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경제와 국가는 쇠퇴해질수밖에 없다. 다행히 이번선거를 통해 저런놈들도 일부뿐이라는걸 알았고 수정 삭제
탈원전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냐 탈원전불능 13/01/08 [13:04]
울나라에서는 저런인간들을 칭찬할지 몰라도 막상 울 나라에 저런인ㄱᆞㄴ들이 생기면 그야말로 악몽 그 자체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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