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대형 통신사인 소프트뱅크가 미국 통신업계 3위인 '스프린트 넥스텔'을 약 22조 원에 인수하는 등 일본 기업에 의한 M&A가 급증하는 추세다. '1달러=80엔'이라는 엔고를 무기로 정체된 일본 국내 시장에서 해외로의 탈피를 적극 모색하는 모양새다. M&A 컨설팅 기업인 '레코프'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일본기업에 의한 해외기업 M&A는 모두 364건이라고 한다. 버블기였던 1990년대의 인수·합병 건수를 웃도는 수치로 역대 최대치다. 인수기업은 아시아 기업이 126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작년보다 60%나 증가한 북미 기업(119건)의 인수가 가장 눈에 띈다.
레코프는 그 이유에 대해 "유럽과 미국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펀드들이 투자한 기업의 주식을 대거 팔아 현금화하려는 안정 지향적인 움직임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일본 기업들의 인수·합병 기회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에어컨 제조업체인 다이킨 공업은 8월 미국 투자펀드로부터 미국 에어컨 메이커 굿맨 글로벌 주식을 약 2,900억 엔에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다이킨 측은 "북미에서의 사업 전개는 오랜 비원이었다"며 좋은 찬스가 될 수 있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다이킨은 세계 유수의 에어컨 제조 업체다. 그러나 최근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업체들과의 경쟁에서 고전을 거듭하고 있어 굿맨 글로벌을 인수함으로써 세계 수위를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해외에서의 기반 다지기를 노린 대형 M&A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의 대형 광고회사 덴츠는 지난 7월, 영국의 광고회사를 약 4천억 엔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작년에는 다케다약품공업이 스위스 세계적인 제약 기업인 나이코메드를 약 1천억 엔에 인수했다. 이같이 일본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저출산 고령화 따른 소비 시장의 위축과 계속되는 경기 침체 등 일본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엔고가 지속되는 상황은 일본기업들의 M&A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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