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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토토로의 숲'을 아시나요?
'이웃집의 토토로'의 배경이 된 '토토로의 숲'에 가다
 
안병철 기자
얼마 전 이웃집의 토토로가 일본 공중파 TV에서 방영됐다. 매년 여름방학 시즌쯤에 한 번씩 방영된 것이 올해로 13번째다.  
 
시청률도 좋다. 이번 방송 시청률은 18.3%, 2년 전인 12번째 방영에서는 20%를 돌파했고 13번의 방영 중 모두 10번의 방영에서 평균 시청률 20%를 넘었다. 이쯤 되면, 아이들만이 아닌 일본인 모두가 좋아하는 '국민 애니'다. 
 
시골의 풍경과 넉넉한 인심이 스토리와 잘 어우러진 '이웃집의 토토로'가 처음으로 극장에 걸린 때는 1988년. 어른들의 동화라는 평가답게 도시 생활에 지친 성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이 꾸준한 인기의 비결로 지목된다. 그러나 작품 전반에 흐르는 정서도 중요하지만, 역시 토토로의 힘은 캐릭터에서 나온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토토로는 지금도 인형 선물 제1순위이다. 백화점 유아용품관에 가면 관련 장난감은 셀 수 없을 정도고 도쿄 대형 팬시 전문점에서는 여전히 가판대 전면을 장식하는 인기상품이다.  

▲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     ©지브리

 

작품을 살펴보면, 토토로의 컨셉은 순진한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는 숲의 정령이다. 정령이라는 어려운 설정이지만, 주변 어디선가 본듯한 친숙함과 귀여움이 있다.  
 
'이웃집의 토토로'의 배경이 됐던 도쿄 인근의 '토토로 숲'에 가보면, 이 같은 캐릭터의 친숙함이 너구리에서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어 흥미롭다. 
 

▲날벌레들로 가득한 습지     © JPNews


 
◆토토로 없는 '토토로의 숲' 
 
도쿄에서 약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세이부큐조마에(西部球場前) 역에서 내리면 일본의 인기 구단 세이부 라이온즈의 홈인 세이부돔구장이 보인다. 이곳을 찾은 26일도 세이부의 경기가 있어 역에는 경기 관람을 위한 사람들로 이미 북적거렸다.  
 
'이웃집의 토토로'의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진 '토토로의 숲'은 이곳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있다. 돔구장을 등지고 조그만 국도를 따라 걸어가다 보면, 넓은 논에 아직은 익지 않은 벼가 여름의 태양을 받으며 가을의 결실을 기다리는 풍경이 펼쳐진다. 전형적인 시골집은 아니었지만, 넉넉하고 여유로운 주택들이 옹기종기 자리 잡고 있었고 한낮의 여름 더위에도 매미 소리에 귀청이 아프다.  
 
토토로의 숲이 이곳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지만, 이정표 하나 없는 시골이다. 비슷비슷한 야산이 수십 개가 보이는 막연한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자 동네 아주머니가 먼저 말을 건네주셨다.  
 
"토토로의 숲? 알지. 저기 보이는 저 숲이야. 근데 뭐 하러 왔어. 아무것도 없는데"  
 
이곳에서 평생을 사신 아주머니 말로는 토토로가 나온 뒤 몇 년 동안은 이곳이 유명세를 타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렸다고 한다. 매일같이 관광버스가 왔고 근처에는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음식점 등도 잠시 번창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도 20년 전 이야기. 갑자기 온 붐은 금세 사라지기 마련. 지금은 찾은 이 거의 없는 숲으로 여름방학을 맞이한 손자, 손녀들과 가끔 찾는다고 아주머니는 이야기했다.  
 
친절한 아주머니의 설명대로 토토로의 숲은 볼거리로 유명한 곳은 아니다. 토토로의 숲은 도쿄 도와 사이타마 현에 걸친 사야마(狭山) 구릉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독특한 지형 때문에 사람들의 손이 잘 닿지 않아 지금도 천연 잡목림이 잘 보존된 지역이라고 하지만, 잡목림의 특성상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하는 숲은 결코 아니다. 
 

▲인가 뒷편에 보이는 야산이 토토로의 숲이다    © JPNews

 
사실 토토로의 숲은 토토로의 탄생지라는 의미도 강하지만(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소유한 땅이 근처에 있는 것으로 알려짐), 환경보호라는 측면에서 널리 알려졌다.  
 
잡목림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담긴 숲과는 달리 오랜 기간 인간의 생활과 함께 형태가 변한 이차림(二次林)을 말한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숲이 주는 혜택을 누리며 파괴하지 않고 생활에 맞게 변형하면서 이용했다. 불과 50년 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2차림을 일본 어디에서도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시골에까지 부는 개발 바람에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토토로의 고향 기금'이라는 환경단체가 점점 파괴되는 잡목림을 역사와 함께 살아온 역사유산, 문화유산으로 격상시켜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1991년 처음으로 매입한 잡목림 지역을 '토토로의 숲 1호지'라고 명명한 이후 지금까지 17개의 '토토로의 숲'을 지정하며 보호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토토로의 숲은 특색이 없는 잡목림이라고는 하지만, 자연 그대로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다. 각종 날벌레로 가득한 습지의 모습부터 한낮의 햇살도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깊은 노송나무 숲까지 판타지적인 요소가 숲 곳곳에 펼쳐져 있다. 
 
▲'토토로의 숲 1호지'로 오르는 길     © JPNews

 
수십 미터가 넘는 노송나무를 따라 '토토로의 숲 1호지'에 이르면, 작품 속 토토로가 살고 있을 법한 포근함이 감도는 장소도 눈에 들어온다.  
 
다만 안타깝게도 작품 속의 평온함만을 그리고 찾아온 사람이라면 토토로의 숲 전체를 보기에는 다소 험난한 여정이 될 듯하다. 숲이라기보다는 산에 가까운 산책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너구리 때문에 옥수수밭이 전멸!  
 
숲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겨우 대략의 일정을 마치고 잠시 나무 그루터기에 걸터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자 근처 산책 나온 할아버지가 말을 건넸다.  
 
"덥지요? 더울 때는 나무 그늘이 최고지요"  
 
토토로의 숲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왔다는 말에 할아버지는 여유로운 웃음으로 "그래서 토토로는 찾았나요?"라며 농담을 하신다. 할아버지는 이곳에서 40여 년을 사셨다고 한다. 자신이 가꾸는 논밭일을 끝내면 좋아하는 라디오를 들고 이 숲을 매일 찾으신다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토토로와 관련된 전설이 이곳에 있나 여쭈어 보았다.  
 
"글쎄요. 토토로 전설은 모르겠고 이전부터 이 숲에 너구리가 많은 것은 동네 사람들 모두가 다 알고 있죠. 너구리들이 민가까지 내려와 사람들하고 자주 마주치니까요"  
 
▲포근한 느낌의 숲    © JPNews

 
할아버지의 말씀에 따르면, 이곳에서 농사짓는 사람치고 너구리 피해를 안 본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민가 이층집의 열린 창문으로 들어가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너구리 에피소드도 전해 주셨다.  
 
"작년에는 (너구리 때문에) 우리 집 옥수수밭이 완전히 망가졌어. 다 잡을 수도 없고 골치야"라는 말씀에서 토토로보다 인간의 무차별적인 개발로 고통받는 너구리들을 은유적으로 그린 '폼포코 너구리 대전쟁'(1994년 작품)이 연상됐다. 토토로의 숲이라는 명칭이 왠지 자연보호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  
 
'토토로의 숲'에서 안타깝게 너구리도 토토로도 확인하지 못했지만, 작품 전체에 흐르는 넉넉한 시골 인심과 토토로의 포근한 품 같은 숲의 매력을 즐기고 싶다면 한 번쯤 가볼 것을 추천한다.
 
▲다양한 느낌의 숲. 어디에서라도 토토로가 나타날 것 같은 느낌.     ©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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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7/28 [16:10]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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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에몽을 불러 복구시키면 되겠네. 너구리니까. 아닌가? 12/07/28 [21:20]
처음 불을 발견한 원시인들은 불을 매우 신성시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수밖에. 날고기를 익힌 고기로 바꾸어주고, 맹수들이 밤에 쳐들어오는 걸 막아주었다. 그래서 차츰 종족의 생존과 동일시하기 시작했다. 불을 아는 종족과 모르는 종족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기 시작하고, 이는 경쟁으로 이어져 오늘날과 같은 불평등한 세계가 만들어지는 데 일조했다. 그때부터였다. 기술에 삶의 의미를 묻어두었던 전통은. 그런데 왜 아는 자는 살고 모르는 자는 죽어야 하는가? 서구제국주의 물결에 일본이 맞서 싸웠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하지만 단지 그뿐이라면 사냥감이 된 입장에서는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다. 왜 아는 자는 살고 모르는 자는 죽어야 하는가? 일본은 스스로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발전된 기술력으로 자기 자신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자기파멸. 이것이 바로 기술의 속성이니까.

태울 것이 남아있지 않은 곳에서 불은 더이상 쓸모가 없다. 스스로 타오를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나 다른 무슨 태울 것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불이 지나간 자리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불이 영역을 넓히는 것처럼 보이는 까닭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무엇을 위한 확장인가? 태양이 다시 비치어 만물의 생장을 도와주기 전까지 불은 자신의 사용처를 잃고 만다. 그리고 그 기다리는 시간이 길수록 기술에 묻어둔 삶의 의지는 목적을 잃고 흔들리는 것이다. 이것은 보다 발전된 기술력 위에 구축된 사회일수록 심해져, 끝내 묻혀있던 그곳으로부터 뛰쳐나와 자신의 주인과 칼을 대고 맞서는 사태로까지 발전한다. 기술에 삶의 의미를 묻어두는 폐해가 이토록 큰 것이다. 어찌 숲을 파괴하는 자들이 토토로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만일 이와 같은 진리를 먼저 깨달은 자가 있다면, 그 역시 자신을 살려 남을 죽이는 길을 택해야 옳은 일이란 말인가? 왜 아는 자는 살고 모르는 자는 죽어야 하는가? 단지 여기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 뿐이라면 사냥감이 된 입장에서는 아무 소용도 없다. 나도, 당신도 한낱 사냥감에 불과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수정 삭제
잘 보존하세요 김영택(金榮澤) 12/07/28 [23:02]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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