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열도는 장기불황과 대지진으로 움츠리고 있는 가운데 극우성향의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43)을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일본인들이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늙은 기득권 세력에 맞서는 개혁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인 것. 이 같은 측면에서 '일본판 안철수'라고 칭할 수도 있겠다.
▲ 미국신문 워싱턴포스트가 다룬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시장. '일본의 불만을 배경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JPNews | |
이런 분위기 속에 연일 기사거리를 제공하는 오사카 시의 하시모토 도루 시장 이야기로 일본열도가 뜨겁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지도 23일, 그를 집중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일본에서도 일부 화제가 됐다.
이 매체는, 오사카 시 하시모토 도루 시장에게 초점을 맞춰 '카메라 잘 받는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의 배후엔 일본의 불만'이라고 제목을 붙인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하시모토 시장을 '진절머리 나는 일본사회의 산물'. '민중 선동가'라고 형용, 그 위에, '그는 잠들어있는 일본을 완전하게 변모시키고 싶어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기사는, 하시모토 시장의 정치 스타일에 대해 '미국의 풀뿌리 정치 운동' 티·파티(다과회)와 같이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강력한 지도력으로부터 파시즘에 빗대어 '하시즘'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노다 요시히코 수상만큼 유명하다며, 지지율이 수상의 3배 이상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증세나 지진재해부흥, 에너지정책 등으로 충분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는 일본을 두고 '이대로 가면 일본은 3년~5년 이내로 가라앉는다'고 밝힌 그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텔레비전의 법률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하게 된 사실을 조명하는 한편, 하시모토시장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적을 만들어, 논의로 싸우'는 스타일이라고 해, 최근 문신을 한 오사카 시 직원을 문제시하는 등의 행동도 언급했다.
또한, 민주당과 자민당이 현재, 국민으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는 현상을 근거로 해 하시모토시장이 인솔하는 지역정당 '오사카 유신회'가 기존 정당의 '위협이 된다'고 기대하는 지지자의 이야기도 소개하고 있다.
오사카 유신회가 3월 하순, 차기 중의원 선거를 바라보고 후보자 양성기관이 되어 있는 ‘유신 정치학원’을 개강한 사실도 다뤄, 하시모토시장이 오사카 지역뿐만이 아니라, 수상 공선제나 헌법 개정 등, 국가의 이상적인 본연의 자세도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학원으로 인재를 양성해도 "선거에서는 20~30명의 후보를 옹립할 수 있을 뿐"이라고 냉정하게 분석하는 정치 애널리스트의 말을 전하는 한편, "수강들이 의욕이 넘친다. 수강하기 전부터, 정치가로서 필요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측근의 말을 마지막으로 소개했다. 산케이 신문 등 일본언론은 워싱턴 포스트가 이 기사에서 일관되게 하시모토시장을 호의적으로 다뤘다고 전했다.
극우 성향인 하시모토 모루 시장은 최근 시청 직원들의 이메일을 무단으로 조사해 비난을 받기도 했으며, 문신을 한 공무원들을 향해 "공무원을 그만두고 민간으로 가라", "일본 정치에 필요한 것은 독재", "일본은 핵을 보유해야 하고 전쟁도 단독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발언도 스스럼없이 내뱉어,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일본 정계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간사장도 하시모토 도루시장을 "정치의 태풍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그를 끌어들이려고 혈안이 되고 있다.
하시모토 도루시장은 달변인데다 행정면에서 개혁성향의 정책을 추진해 젊은 층에 인기가 높다. 그는 일본 정치인 가운데 트위터 팔로워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까지도 수시로 트위터에 글을 올려 꾸준히 팔로워가 늘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하시모토는 와세다대 정경학부를 나와 법률 관련 TV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다가 지난 2008년 1월 오사카부 지사 선거 당선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하시모토가 전국구 정치인으로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인정받은 것은 지난해 11월 시행된 지방선거 때부터다. 당시 광역단체장인 오사카 부(府)의 현역 지사였던 하시모토는 한 등급 낮은 기초단체장인 오사카시장 선거에 나서기 위해 부지사를 사임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오사카 시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임기 도중에 부지사를 사임한 것이다.
당시 그가 이끄는 지역정당인 오사카 유신회는 오사카 부 의회, 오사카 시, 사카이 시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승리했다. 하시모토 도루 시장은 민주당과 자민당이 지원한 현직시장을 누르고 오사카시장 선거에서 압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