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피해가 극심했던 도호쿠 지역 산모들의 산후 우울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호쿠 대학병원 산부인과 과장 스가와라 준이치 교수에 따르면, 동일본 대지진 피해가 극심했던 미야기 현 연안부에서는 실제 피해를 입은 산모의 30%가까이가 산후 우울증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스가와라 교수는 2011년 2월부터 10월까지 683명의 산모를 대상으로 산후우울증을 조사했다. 이 조사에는 '애든버러 산후우울증 척도(EPDS)가 사용됐다.
'EPDS'는 30점 만점으로, 9점 이상이 산후우울증으로 의심된다. 통상적으로 전체 산모의 10%에서 15% 정도가 9점 이상인 데 비해, 이번 조사에서는 21.5%였다.
또한, 쓰나미 피해가 있었던 지역의 산모는 28.7%, 피해가 없었던 산모는 18.1%가 9점 이상이었다고 한다.
미야기 현 보건복지부 육아 지원과에 따르면, 2009년도에 '산후 우울증'의 우려가 있는 산모는 13.9%였다. 지진 전후로 산후 우울증 환자가 15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산후 우울증'은 환경변화와 스트레스 등의 원인으로 일어난다. 전문가에 따르면, 산후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같이 무기력증과 정신피로, 수면 장애가 발생하는데, 아이가 귀엽게 느껴지지 않거나, 감정의 기복이 격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스가와라 교수에 따르면, '산후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출산 후 2~3개월이면 증상이 잠잠해지기 시작하지만, 미야기 현의 산모들은 산후 반년이 경과해도 심각한 상황이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스가와라 교수는 일본 인터넷 매체 j-cast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난에 대한 충격과 스트레스, 그리고 복구 및 부흥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 상황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지진 이후 병원에서의 적절한 육아 교육이나 정신적 부분에 대한 관리 및 보호가 소홀해진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았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병원에는 많은 수의 재난 피해자가 병원으로 몰려 들었다. 이 때 출산한 산모들이 제대로 된 산후 조리를 받지못하고 단기간에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생겼다. 이 때문에 산후 우울증이 늘어나지 않을까하는 분석이다.
그는 "앞으로 산후 우울증의 가능성이 있는 가정에, 임상심리사, 보건사, 경우에 따라서는 정신과 의사를 파견하는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덧붙여 "산후 우울증의 우려가 있는 산모는 '나는 괜찮다'면서 너무 무리하지 말고, 가까운 의료기관이나 보건시설에 상담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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