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8월 18일. 1973년 중앙정보부에 의해 저질러진 '김대중 납치 사건'의 현장 일본 '호텔 그랜드팰리스(도쿄 치요다구(千代田区)소재)에 다녀왔다. 당시 개업한지 채 1년도 안된 '호텔 그랜드팰리스'. 호텔 가까이에는 구단회관홀(九段会館), 무도관(武道館) 등 오래된 건물들이 많아 사건이 일어난 36년 전 사진 속 풍경과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도쿄 치요다구(千代田)구에 위치한 호텔 ©jpnews | | 호텔 도착은 오후 5시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흔적을 담으려는 취재진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과는 달리 호텔은 너무나 조용한 모습이었다. 일본 여름 휴가 기간인 오봉(お盆休み) 까지 끝나고 한 주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지 호텔 주변에는 간간히 외국 관광객이 오갈 뿐이었다.
▲사건이 일어난 1973년과 변함없는 모습이다 ©jpnews | | 아무래도 서거 당일 일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흔적이 남아있는 '호텔 그랜드팰리스'에 한일 매스컴 관계자들의 문의가 많을 것 같아 제이피뉴스도 기획실 관계자에게 명함을 건네고 정식 인터뷰 신청을 해보았다.
▲빨강색의 사각형 안이 사건이 일어난 호텔 방이다 ©jpnews | | 인터뷰 신청 후 5분 정도가 되자 기획실 실장이 나왔다. 오후 3시 경 인터넷 뉴스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알게 되었다는 미즈노(水野) 씨는 그때 부터 한일 양국의 매스컴으로 부터 취재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호텔 측에서는 당시 사건이 일어난 객실 촬영과 코멘트를 얻어 내려는 등의 취재 문의에 대해서 자신들의 호텔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건이라고 생각해 예전이나 현재나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고 한다.
▲ 사건이 일어난 호텔의 22층 ©jpnews | | 당시의 상황이나 호텔의 입장을 들어보고 싶었지만, 너무 오래된 사건인 탓에 사건 당시 일하던 사람들은 이미 퇴사를 하고 없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감금돼 마취약을 투여 받았던 2210호실 ©jpnews | |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실장도 호텔 입사 전의 사건이라서 당시의 일은 뉴스를 통해 들었던 정도의 지식 밖에 없다고 한다. 실장 개인적으로는 "역사적인 인물이 서거했다는 소식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회사 측에서는 일체의 감정이 없다"며 최대한 말을 아끼는 분위기 였다. 또한 그는 "호텔에서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의 취재요청에 대해서도 한일 양국 상관없이 거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납치사건이 일어난 22층의 모습 ©jpnews | |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반박집회 참가를 앞두고 '호텔 그랜드팰리스' 2212호에 투숙하고 있었다.
▲일본 뉴스에서는 당시 객실의 모습을 내보내고 있다 ©jpnews | | '김대중 납치사건'은 1973년 8월 8일 같은 호텔에 머물고 있던 한국민주통일당 양일동 대표와 회담을 끝내고 나오던 중 누군가의 습격을 받고, 공실이었던 이 호텔 2210호실에 감금돼 방에서 강제로 마취약을 투여받아 납치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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