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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 입시결과, 한국 평준화해제의 미래?
 
김현근 기자
■ '바보와 못난여자일수록 도쿄대에 가라'?
 
▲ 드래곤 사쿠라
 
일본드라마 '드래곤사쿠라'에서 특별진학반 담임을 맡았던 '사쿠라기 켄지(아베 히로시)'가 한 말이다. 
 
드래곤 사쿠라는 성적이 꼴지에 가까운 류잔 고등학교에서 폭주족 출신 변호사 사쿠라기가 도쿄대 특별진학반을 맡아, 문제 학생들을 동경대에 진학시키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린 드라마다. 이 작품을 보면 도쿄대를 정점으로 한 일본의 학력 사회와 한국과 그리 다르지 않은 대학입시 풍경을 엿볼 수 있다.

한 때 폭주족이였던 담임 사쿠라기가 '바보나 추녀일수록 도쿄대에 가라'라고 한 이유는 뭘까. '사회'라는 것이 머리가 좋은 이들이 만든 룰에 의해 만들어지므로, 공부 하기 싫어하고 사회에 대해 반항심을 가진 사람일수록 열심히 공부해서 도쿄대를 가서 스스로 룰을 바꿔보라는 이야기다. 드라마에서는 특별 진학반에 들어간 5명의 학생들이 1년만에 놀라운 변신을 거듭, 결국 일부는 도쿄대에 합격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일본 내 현실도 드라마처럼 성적이 낮은 꼴찌도 열심히 노력만 하면 도쿄대에 갈 수 있는 걸까. 

■ 올해 도쿄대 입시 결과를 살펴보니

지난 3월 10일 일본 대학의 양대 봉우리인 '도쿄대'와 '교토대'의 합격자 명단이 발표되었다. 주간 아사히는 이 명단을 토대로 합격자를 많이 낸 고교순위를 최신속보로 보도하였다. 한국에서 서울대 입시 후 어느 고등학교가 서울대에 많이 보냈느냐가 그 학교의 명성과 직결되듯이, 일본에서도 도쿄대 입학자수는 곧 입시명문고로서 사활이 걸린 문제다. 

이번 '주간 아사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일본 도쿄대 입시에 관한 몇가지 내용을 뽑아보았다. 

<도쿄대 입시 결과> o표시가 사립, 상위 10개 중 단 하나만 공립이다. © 주간 아사히
 
 
1. 상위랭킹 20개 고등학교 중에서 16곳이 사립학교이며 공립학교는 고작 5개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많은 합격자를 배출한 공립고등학교 고교 순위는 8위다.

2.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소재 고교(도쿄,가나가와,사이타마,치바)가 총 9개로 50%에 육박함을 알 수 있다.     - 도쿄(4) 가나가와(3) 사이타마(1) 치바(1)

3. 상위 랭킹 1,2,3위 중 2개는 도쿄에 있는 입시명문고이며, 또 다른 하나는 효고현의 입시명문고로서 모두 사립고등학교다.

   
다음은 노벨상 수상자 배출로 유명한 교토대 합격자수 고교 순위 분석 결과다.

<교토대 입시 결과> 상위 10개중 사립이 7곳, 공립은 3곳이다.  © 주간 아사히
 
 
1. 상위 20위를 점하고 고교 21곳 중에서 사립이 12곳, 공립이 9곳이다. 도쿄대보다는 교토대 합격고교의 공립 숫자가 많다. 

2. 대부분의 학교가 교토를 비롯해 오사카지역이다. (교토 3곳, 나라  3곳, 오사카10곳, 효고현 2곳, 합계 18곳) 상위3개고 지역은 다음과 같다. 1위 교토(洛南) 2위 나라(西大和学園) 3위 나라(東大寺学園)   

3. 특이한 사실은 도쿄대의 경우 효고현 등 지방 소재 고교가 상위에 랭크되기도 하지만, 교토대의 경우 상위 20위 안에 도쿄 및 인근 수도권 소재 고교는 한 군데도 없었다. 즉, 교토대가 간사이 지역에서 상당수의 인재를 흡수하고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지만, 간토지역에서 일부러 교토대까지 가지는 않는다는 것. 
  

■ 도쿄대에 가려면 사립고를 가야한다?

위 결과를 놓고 보면 도쿄대에 가려면, 무엇보다 입시를 우선시 하는 사립학교에 가야 한다. 사립학교에 입학하려면 초등학교때부터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들어가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모의 재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꽃보다 남자'도 명문사립고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을 울린 '1리터의 눈물'도 명문사립고등학교가 무대로 나온다. 작년에 일본에서 유행어로 떠오른 아라포(어라운드 40)라는 드라마에서도 아이를 사립 중학교에 보내는 문제로 부모가 다투기도 한다. 사립고등학교는 이처럼 일본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무대가 된다. 학비와 별개로 자식을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이 대학입시의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는 중요한 단계임에는 틀림이 없고, 명문 사립학교를 다니는 것만으로도 주위의 부러움을사기 때문이다.

■  도쿄대 입시결과는 서울대의 미래?

도쿄대 입시 결과는 고교 평준화를 해제하려고 하는 한국의 교육정책에 많은 점을 시사해준다. 다음은 도쿄대에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상위 3위 고교가 어떤 곳인지 간단하게 정리해보았다.

1위  카이세이(開成)고등학교(도쿄 니시닛포리 소재). 스파르타 교육으로 유명하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전기 합격자수가 129명인데,  졸업생 401명 중 현역으로 합격한 사람만 놓고 보면 79명으로 재학생 5명 중 1명은 도쿄대에 진학하는 높은 합격율을 보여준다.

2위 나다(灘)고등학교(효고현). 75명 합격. 도쿄대 뿐 아니라 교토대, 게이오대 의대 등 입시명문고로 탑클래스에 속해 있으며 주로 의사들의 자제들이 다니는 곳이다. 

3위 아자부(麻布)고등학교(도쿄 아자부 소재). 71명 합격. 카이세이,무사시와 함께 도쿄에서는 3대명문에 들어가는 학교다. 아자부지역은 도쿄에서 부촌으로 유명한 곳으로 이 학교는 중학교,고등학교를 같이 운영하는 학교라 중학교부터 입학하지 않으면 고등학교를 들어갈 수가 없다.


교육은 곧 기회의 평등이라고 하지만, 고교 평준화를 실시하고 있지 않은 일본에서 도쿄대에 합격하는 안전한 길은 곧 사립학교를 가는 길이다. 사립학교는 그 만큼 부모의 재력이 뒷받침되어 줘야한다. 한국에서 점점 서울대 등 명문대학을 가는 사람들의 지역 및 부모들의 경제력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심해진다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거의 고착화된 상태다. 

한국의 고교 평준화 해제 움직임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도쿄대 입시 결과가 넌지시 말해주고 있다.


 
▲ 이번주 주간지 '아에라'에서는 도쿄대 합격자가 늘고 있는 지방공립고교 출신 학생들의 집중력과 자습력을 특집기사로 다뤘다. 즉, 공립을 다니면서 도쿄대에 들어가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 않고, 특이한 케이스라는 것이다.  ©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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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3/13 [10:07]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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