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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꼬치에 술 한 잔, 日연말 선술집 풍경
연말 선술집에서, 2011년을 떠나보내는 일본인들의 소감을 묻다
 
신소라 기자
이제 2011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 태풍 등 대형 재난이 잇따라 일본을 덮쳤다. 최악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2011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지금, 일본인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크리스마스를 낀 연휴가 끝난 월요일, 신바시를 찾았다. 옷깃을 파고드는 매서운 추위에도, 신바시 역 앞은 넥타이 부대로 북적였다.

 
▲ 신바시 역 앞 풍경     © JPNews/사진: 신소라
 
 
샐러리맨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무턱대고 신바시에 오긴 했지만, 넥타이 부대만이 북적이는 술집에 여자인 기자 혼자 들어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어디를 들어가야 하나' 망설이며 역 앞 골목을 몇 번이나 돈 후에야 비로소 한 가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생선과 꼬치구이 등을 구워주는 일본식 선술집(이자카야居酒屋)이었다.
 
밖에서 유리문을 통해 얼핏 엿보며 설마 했지만, 역시나 들어와 보니 99%가 남자. 여자는 기자와 외국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금발의 여자 손님 단 둘뿐이었다.
 
'언제 말을 걸어야 하나' 눈치를 보며 홀짝홀짝 니혼슈를 마시고 있는 기자에게 먼저 말을 건 것은 옆자리에 앉았던 외국인 관광객들이었다.
 
영어로 말을 거는 그들 때문에 대략 난감해하고 있는데, 그들의 일본인 친구라는 남자 두 명이 통역을 해주다 얼결에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때다 싶어 그들에게 정체(?)를 밝히고 2011년을 보내는 심경을 물었다.
 
이노 씨는 왜 여자 혼자 이런 가게에 들어왔는지 그제야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선뜻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그는 "올해는 동일본대지진으로 힘든 한 해였다. 지진으로 가족이나 지인이 다치거나 하는 직접적인 피해를 본 것은 아니지만, 지진 당시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피해지역 사람들을 걱정하며 마음 졸인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동일본 대지진 후 후폭풍처럼 찾아온 손실이 컸다고 고백했다. 
 
"가뜩이나 일본 경기가 좋지 않았는데, 지진으로 엔고 현상이 계속됐고, 회사는 계속 적자가 났다."
 
이어 내년의 희망 사항을 묻자, '경기 회복'이라고 답했다.


▲ 신바시 역 앞 풍경 /하단 왼쪽이 이노 씨 일행, 오른쪽이 오지마 씨 일행이다. 메뉴는 대부분 277엔(세금포함 290엔)  © JPNews/사진: 신소라
 
 
한편, 오른쪽 옆자리에 앉았던 고지마 씨는 자신을 '캡틴'이라 소개했다.
 
사단법인 일본선장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고지마 씨는 "센다이(仙台)에 해일이 덮쳐 많은 배가 부숴지고, 많은 선원들이 해를 입어 더없이 힘든 한 해였다"며 잠시 단상에 젖는 듯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가장 힘들었냐는 질문에 그는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기분 좋게 마시다 괜히 기자 때문에 기분을 망친 것은 아닐까 조심스러워 화제를 바꾸며 내년 소망을 묻자 "애인 만드는 것?"이라고 농을 하며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고지마 씨.
 
고지마 씨 일행과는 이어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한동안 나누었다. 기자가 한국인이라고 하자, 고지마 씨 선배라는 오쓰키 씨가 역으로 '김정일 위원장의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온 것. 최근 '김정일 위원장의 죽음'이 넥타이 부대 아저씨들 사이에서 최고의 화제 중 하나인 듯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옆 테이블의 아저씨들도 귀를 쫑긋 세우는 모습이었다.

인터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넥타이 부대 사이에서 기자만큼이나 눈에 띄던 금발의 남녀는 방사능 따위는 무섭지 않다는 듯 다양한 생선구이 꼬치 구이를 맛보며 '딜리셔스!', '원더풀' 그리고 이따금 어설픈 '스고이'를 외쳐댔다.  
 
새로운 손님이 오고, 기분 좋게 마신 손님이 갈 때마다 열리는 미닫이문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은 여전히 찼다. 그러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밖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역 앞 유명 교자(만두) 체인점 앞에는 교자를 사기 위해 들어선 아저씨들로 붐볐다. 모두들 한 잔하고 들어가는 길에 가족 생각이 나 교자를 사려는 것일까. 술 냄새가 풍겨왔다. 그들에게 물었다.
 
"올해를 보내는 심정이 어떠세요?"
"어떠기는. 빨리 가버리라고 해!"
 
한 아저씨가 큰 소리로 외치자, 주변에 서 있던 아저씨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괜시리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러나 주정뱅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의 뒷말이 씁쓸했다.
 
"빨리 보내버리고,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을 수 있게"


▲ 신주쿠 '오모이데 요코쵸' 골목 풍경     © JPNews/사진: 신소라
 
 
다음날은 신주쿠 서쪽 출구 쪽에 있는 '오모이데 요코쵸(思い出横丁)'라는 선술집 골목을 찾았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신바시가 넥타이 부대 전용이라면, 이곳은 좀 더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사람들이 보였다.
 
이미 거나하게 취한 아저씨들은 기자가 취재 때문에 온 것을 모르고 몇 차례고 골목을 왔다갔다하자, "이리로 들어와요. 들어오면 한 잔 살게요!"라고 청하기도 했다. 어째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들어갈까 하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올 손님이 있다"며 차갑게 자른다.
 
앗. 이것은 무슨 분위기인가. 선술집에 예약제도 있던가. 아니면, 혹여 거나하게 취한 아저씨들이 사고를 칠까 봐서? 아니면, 기자를 꽃뱀이라고 오해한 것?

 
나이트도 클럽도 아닌, 선술집에서 입장 거부를 당하니 꽤 충격이 컸지만, 다른 가게를 찾아야 했다. 

 
▲ 신주쿠 '오모이데 요코쵸' 골목 풍경     © JPNews/사진: 신소라


기자는 '사이타마 가게(埼玉屋)'라는 이름의 꼬치구이 집에 들어갔다.

우리네 시장통 선술집 골목에도 '광주집', '전주집'이라고 쓰여있는데, 이곳도 '사이타마 집'이라고 적힌 것이 어쩐지 정겨웠다.

굵기도 굵직하고, 먹음직스런 꼬치구이가 2개에 300엔이었다.

'다른 가게에서는 하나에 100엔 하던데...'하고 살짝 신경이 쓰이기도 했지만, 정작 나온 꼬치구이를 보니 그 크기와 맛에 흡족해졌다. 술은 '홋피(hoppy)'를 시켰다. 이런 선술집에는 으레 홋피가 있다.

1948년 탄생한 홋피(hoppy)는 어려운 서민들이 가격이 비쌌던 맥주 대신 마셨던 대용품으로 맥주맛 청량음료다. 알콜 음료가 아니었던 홋피에 사람들은 일본 소주와 함께 섞어 마시게 됐다.

홋피(hoppy)는 흔히 호프집이라 부를 때 쓰는 호프(hop)에서 나온 말이지만, 어째 얼핏 들으면 'Happy'같기도 하고, 희망의 'Hope'에서 온 것 같기도 해 기분 좋게 한다.

주인아저씨는 홋피와 기본 안주인 에다마메(가지째 삶은 풋콩)를 내어주시며 "소주는 직접 타서 드시겠어요?"라고 물었다. 그러겠다고 대답했더니 자그마한 니혼슈 병을 내미신다.

그리고는 혼자 온 기자를 위해 말벗이 되어주었다.

"집에 가는 길이에요?"
"아뇨. 친구를 만나러 가기 전에 들렸어요. 오늘 사람이 엄청 많네요."
 
어쩐 일인지 3~4평 남짓한 선술집들이 2층까지 손님으로 가득 찼다. 가끔 라면과 교자(만두)를 먹으러 오긴 했지만, 이렇게 사람이 많은 모습은 처음 봤다.

"이쯤(연말) 되면 항상 손님이 많은 것 같아요"
 
기자 혼자 많이 먹지도 않으면서 오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무안해질 정도였다. 밖에는 연인이 추위에 벌벌 떨며, 자리가 나기만을 기다리며 가게 안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빨리 임무(?)를 마치고 나가야 했다. 오른쪽 옆자리에 혼자 온 중년의 아저씨에게 신원을 밝히며 물었다. 그리고 왼쪽 옆자리의 연인에게도 물었다. 기자가 유난스러웠는지 안쪽 깊숙이 있던 손님들도 대답해 주었다.
 
"올해 가장 힘들었던 게 무엇입니까?"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모두 '동일본 대지진'을 꼽았다. 대부분이 도쿄 출신이어서 직접적인 피해는 입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그들에게 올해 가장 큰 상처가 된 것은 '3·11동일본 대지진'이었던 것이다.
 
그때를 떠올리며, "정말 슬픈 일이었지"라며 혼잣말하는 손님부터, 안 좋았던 기억은 떨쳐버리자는 듯 삼삼오오 잔을 부딪치는 손님들.
 
가장 기뻤던 일로는 '조카가 태어난 것', '나데시코 재팬의 월드컵 우승'등을 꼽았다. 또, "이 가게를 만난 것?"처럼 대충 둘러대는 사람과 "달리 기쁜 일이 없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손님들이 있었다.
 
내년 희망으로는 '경기 회복', '동일본 부흥' 등을 언급하는 이가 많았다. '복권 당첨', '연애하는 것', '지진으로 감봉된 월급이 다시 오르는 것' 등 개인적인 바람을 이야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가게 한편에 지난 봄의 동일본 대지진을 되새기듯 '절전 중'이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 있었다. 

▲ 신주쿠 '오모이데 요코쵸' 골목 입구     © JPNews/사진: 신소라
 
 
▲ 신주쿠 '오모이데 요코쵸' 골목, 쇼와 26년에 개업한 가게     © JPNews/사진: 신소라
 

▲ 꼬치구이와 홋피     © JPNews/사진: 신소라
 
 
▲ 신주쿠 '오모이데 요코쵸' 골목 풍경     ©JPNews/사진: 신소라
 
 
▲ 신주쿠 '오모이데요코쵸' 골목 풍경     ©JPNews/사진: 신소라


▲ 신주쿠 동쪽 출구 앞 풍경 © JPNews/사진: 신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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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12/31 [19:35]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신소라기자님도 수고 많으셨어요 메가네야 11/12/31 [21:40]
기사 잘 읽고 있습니다. 신기자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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