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이브가 찾아왔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도쿄 곳곳에서는, 아름다운 조명들이 배치돼 크리스마스 밤거리를 환하게 수놓고 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조명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도쿄 마루노우치 거리, 롯폰기, 에비스, 오다이바 부근에는 야경을 보기 위해 몰려든 커플들 일색이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크리스마스 이브는 예수 탄생을 축복하기보다는 연인과 뜻깊은 시간을 갖는 날로서의 의미가 짙은 듯하다.
이날 에비스 역 바로 앞 '일루미네이션의 명소' 가든 플레이스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그 많은 사람들 중 반 이상이 커플로,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만든다.
이날 함께 취재 간, 여자친구 없는 카메라맨 남성(20대, 일본인, 연예잡지사 소속)은 에비스 풍경을 찍던 중 반 농담으로 "이라이라스루(조바심이 난다. 짜증이 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평소 여자친구 없는 것에 그리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하는 그가 그런 말을 할 정도로 커플들이 많았다.
장미꽃을 들고 있는 한 20대 일본인 커플에게 말을 걸었다. 사귄 지 4년 된 커플이었다. 한국으로 치면 경기도 쯤 되는 가나가와 현에서 왔다는 이 커플은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서 도쿄 야경을 즐기는 중이라고 한다.
장미꽃을 들고 있는 여성은 "(조명이) 너무 예쁘다"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장미꽃은) 남성분에게 선물 받았냐고 묻자, "아니에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오는 길인데, 그 레스토랑에서 준 것"이라며 남성을 째려봤다. 남성은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괜한 걸 물었다.
20대 커플이 주를 이뤘지만, 노인부부, 중년부부, 관계를 의심케 하는(?) 나이 차가 많은 커플 등 다양한 커플이 이곳을 찾았고,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온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벤치에 앉아 있던 한 커플은 "야경을 즐기러 왔지만, 사람 구경을 하는 것도 재밌다"며 나름의 방식으로 에비스 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 롯폰기그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롯폰기. 일본의 이태원으로 일컬어지는 이곳은 밤에 더 활발해지는 거리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거리 곳곳에는 산타 복장으로 코스프레를 하고 나온 젊은이들이 눈에 띄었다. 유명 클럽 앞에서는, 밤이 깊어지자 많은 젊은이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기 시작했다.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롯폰기 힐즈와 도쿄 미드타운 등은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롯폰기 힐즈에서 바로 정면으로 보이는 도쿄 타워를 찍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셔터를 누르기에 정신없는 모습이다. 이날 도쿄타워는 예쁜 하트 모양의 조명으로 꾸며져 많은 여성들이 "카와이(귀여워)"를 연발했다.
이날 롯폰기 힐즈에는 4만여 명이 찾았다고 한다.
▲ 롯폰기 힐즈에서 찍은 도쿄타워 © JPNews | |
▲ 크리스마스 이브의 롯폰기 거리 © JPNews | |
▲ 크리스마스 이브의 롯폰기 거리 © JPNews | |
▲ 크리스마스 이브의 롯폰기 거리 © JPNew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