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에 입단하는 이대호 선수가 부산에서의 입단 기자회견을 무사히 끝마쳤다. 그러나 하루 지난 7일, 도쿄에서 발행되는 스포츠 신문들의 1면 어디에도 이대호 선수의 기자회견에 관한 기사는 실리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오릭스는 오사카에 연고지를 둔 구단이지만, 오사카에서는 한신 타이거스가 절대적인 존재감을 지니며, 오릭스와는 인기 면에서 큰 차이를 벌리고 있다. 기자회견이 열린 6일, 100명 이상의 기자들이 몰린 이대호의 기자회견을 다룬 일본 TV 스포츠 뉴스 방송은 거의 없었다. 지금 도쿄에서 프로야구의 화제는 요코하마 구단을 인수해 신생팀으로 출발하는 요코하마 DeNA 구단의 장래다. 모바일 게임 운영 기업이 야구단을 갖는 것에 대해, 세간에서는 그 자금력에 의문을 품고 있으며, 감독 인사에서도 확실시됐던 인물이 보류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도 7일 발행한 스포츠 신문 중에서는 일본에서 달려간 오릭스의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130kg이라니 대단한데'라며 거구의 이대호 선수에 놀라던 모습을 전하는 곳도 있었다. 그리고 나 또한 그가 "한국의 실력 있는 타자가 일본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 자신 있다. 오릭스 우승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말에 크게 주목하고 싶다. 동양인에 194cm, 130kg의 몸으로 큰 활약을 펼치면 확실히 일본 언론도 크게 다룰 것이다. 일본인 선수 중에 이 정도로 거대한 체구를 지닌 선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오릭스는 올해 퍼시픽리그에서 4위를 기록했다. 최종전에서 져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는 억울함이 다음 시즌을 이끄는 힘이 될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이대호 선수는 연봉 2억 5,000만 엔으로 단번에 팀 최고연봉자가 됐다. 이에 대한 질투가 있을지도 모른다. 지바 롯데 마린스 소속의 김태균 선수,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의 이승엽 선수도 일본 선수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고생해 부진에 빠진 적이 있다. 게다가 올해 일본시리즈를 우승한 소프트뱅크 구단을 비롯해 퍼시픽리그에는 좋은 투수들이 많다. 분명히 이대호 선수 얼굴에 스치는 아슬아슬하며 치기 힘든 몸쪽 공으로 공략해 올 것이다. 이 같은 견제 속에서 이대호 선수의 본격적인 싸움은 시작될 것이다. ※ 이 글은 현재 일본 유력 스포츠지 편집장을 맡고 있는 복면데스크가 기고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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