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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세, "北, 정치와 스포츠 구분해야"
북한대표팀 정대세, 트위터에 지난 15일 열린 북일전 소감 밝혀
 
이지호 기자
정대세가 얼마전 열린 북일전에 대한 소감을 트위터에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경기에 북한 대표팀으로 뛴 그의 글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표하고 있다.
 
지난 15일, 북한 평양에서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제5차 경기가 열렸다. 국교가 없는 두 나라가 22년만에 평양에서 경기를 치루는 만큼, 한국과 일본이 이 경기에 갖는 관심은 대단했다. 
 
논란도 적지 않았다.
 
북한은 경기 전날인 14일, 평양 공항에 도착한 일본 대표팀을 무려 4시간이나 잡아 두었고, '연습을 방해하기 위한 공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이날 일본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공항을 빠져나왔을 때는 이미 밖은 어두워진 상태였고, 날씨 또한 매우 추워 결국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현지발 일본언론은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나마 북한에 방문할 수 있었던 150명의 서포터는 경기장에서 유니폼, 일장기, 현수막 등 응원도구를 일체 사용할 수가 없었다. 또한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이 탄 버스에 돌이 날라오는 등, '살기'마저 느꼈다고 한다. '만약 일본팀이 북한대표팀을 이기기라도 했다면 결과는?'라고 말하면서 '아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린 일본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차라리 져서 돌팔매로 끝났다는 것.

사실 처음 북한을 방문하는 일본인들의 입장에선 이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사회주의국가답게 경직된 북한주민들의 표정, 평양시내 곳곳에 배치된 무장한 군인모습, 그 위에 일본 방문객에 대한 강제적인 통제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사건과 맞물려 일본인 방문단을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북한 응원단 또한, 국교가 없고 국제교류가 전무한 상태에서, 역사적인 문제가 얽혀 있는 일본인에 대해 감정이 좋을 리가 없었다. 더구나, 축구경기를 통해 절대적으로 이겨야 하는 상대선수들이었으니, 이들에 대한 적대감 또한 대단했다.
 
바로 이 같은 여러 요소가 얽혀, 북한을 방문한 일본 응원단과 축구 국가 대표팀은 상 상상하기 힘든 '최악의 원정경기'가 되고 말았다.
 
경기장에서는 아예 일본대표 선수들이 주눅이 들어 플레이다운 플레이 한번 제대로 펼쳐보지 못했다고 한다. 5만여명의 북한 관중들이 뿜어내는 엄청난 함성과 응원열기에, 150여명의 일본 응원단은 응원구호조차 마음대로 내지를 수 없었다고 한다. 거기에다 거센 야유까지 더해졌다. 이는 일본 대표팀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북일전을 중계한 해설자도 "어웨이(원정경기) 중의 어웨이", "궁극의 원정경기"라고 정의를 내리며 혀를 끌끌 찼다. 한마디로 공포속에 경기를 했다고 한다.
 
아무튼 탈도 많고 논란도 많았던 이날 경기는 1-0, 북한의 승리로 끝났다. '목숨을 건 경기였다'고 자케로니 감독도 인정할만큼 북한선수들은 죽기살기로 달려들었다. 그런만큼 거친 태클은 기본이었다.
 
결국, 평양에서 치룬 북한과의 세번 경기 중, 일본은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하고 패자가 되어 일본에 돌아 올 수밖에 없었다. 중계했던 해설자의 말대로 일본은 다시한번  평양이라는 '궁극의 원정경기'의 벽을 넘어설 수 없었다.



▲ 정대세 선수 ©JPNews
 
 
한편, 이번 북일전에서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바로 북한 대표팀 정대세 선수였다.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그러나 국적은 대한민국으로, 대표팀은 북한 소속 선수로서 북일전에 참가했다. 축구선수 중 소속이 이렇게 복잡한 선수는 아마도 세계에서 유일할 터였다.
 
그런만큼 북일전에서 김일성 스타디움 그라운드를 누볐던 그의 심경은 많이 복잡했을 거였다. 그런 그가 트위터에 북일전 당시의 소감을 밝혔다.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 경기였습니다" 
 
그조차도 북한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에 대해 매우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선수들의 승리를 향한 무서운 기백과 단결을 보고 "상대방 선수에 대한 파울에 죄책감을 가진 나는 여기에 설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며 동료 선수들과 자신이 느끼는 감정 사이에 차이가 있었음을 밝혔다.

또한, "온 힘을 다하였고 승리를 해서 기뻤지만 지난 6년 동안 일본대표에 대한 생각이 크게 변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며 이전과 달리, 경기에 임하는 심경에 변화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 정대세 선수 트위터     © 트위터

 
그리고 경기 시작 전, 일본 국가가 나올 당시 관객석에서 야유가 일어난 것에 대한 자신의 입장도 밝혔다. 일본 국가가 울려퍼졌을 때, 북한 관객들이 야유를 보낸 것에 대해 일본 언론과 네티즌들은 맹비난을 했다.
 
정대세 선수는, 이 야유 소동에 대해 양국의 역사를 생각하면 이해 못할 것도 없다고 밝히면서도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라고 부르짖어왔던 나로서는 슬프고 가슴 아팠다"며 자신의 신념과 상반되는 행위에 심적 고통을 느꼈다고 밝혔다. "야유에 관해서 여러분 모두가 분노하셨을 줄 압니다. 저로서는 죄송스러운 마음뿐입니다"라며 사죄의 글도 남겼다.
 
간어제초(間於齊楚)에 놓인 자로서의 복잡한 심경, 그리고 그가 신념으로 여기는 '스포츠는 스포츠, 정치는 정치'라는 분리법이 현실세계에서는 전혀 통용되지 않음에 '경계인'으로서 느껴야 하는 비애. 그는 트위터에서 솔직하게 자신의 입장과 심정을 밝혔다.  
 
정대세는 일본에서 태어나 조총련계의 민족학교를 다니며 교육을 받은만큼, 한국과 북한, 그리고 일본의 정서를 두루 잘 알고 있다. 정대세 선수만큼 양측의 입장을 이해하고 헤아리는 선수도 드물 것이다. 
 
아무튼 그가 남긴 트윗은 '북일 경계인'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며, 그렇기 때문에 읽는 사람도 그의 말이 마음에 와닿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전반에 조기 교체된 것에 대해 그는 "전반에 교체된 것은 처음이라 아쉬웠지만, 인공잔디에 익숙치 못해 공 다루기가 미숙해, 교체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습니다"라고 밝히며, 부상에 의한 교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 2009년 정대세 선수   ©JPNews

 
※ 정대세 선수는 2006년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입단, 다섯 시즌에 걸쳐 J리그 통산 47골을 기록하는 활약을 펼쳤다. 작년에 독일 2부리그 VfL 보훔으로 이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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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11/18 [08:47]  최종편집: ⓒ 제이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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