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과 섞여서 직장생활을 할 때였다. 야근이 길어지는 날에는 아침에 뽀얀 화장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는 한국 여직원들과 달리 일본 여직원들은 출근할 때와 똑같은 화장에 흐트러지지 않아 참 신기했다. 물어보니 화장은 출근전에 하고, 점심 먹고 난 후 1차 수정, 퇴근하기 전에 2차 수정을 한다고 했다. 야근을 하거나 약속이 없는 저녁에도 퇴근하기 전 화장 수정은 빼먹지 않는 일본인 직원에게 집에 가면 어차피 지워야 되는데 왜 굳이 화장을 수정하냐고 물었더니 '화장을 고치지 않으면 전철을 탈 수가 없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잠자기 전에도 남편에게 쌩얼을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철저한' 일본여성들.. 그렇다면 일주일에 하루, 이틀뿐인 휴일에도 화장을 하고 있을까?
일본 주간지 'l25'가 여성독자 1234명을 대상으로 <휴일, 쌩얼로 어디까지 나갈 수 있나요?>라는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어디든지 갈 수 있다'가 29.9%, '걸어서 갈 수 있는 슈퍼나 편의점 정도'가 26.4%, '붐비는 역이 아니라면 전철타고 두 세 정거장 정도'가 15.0%, '동네 역까지'가 14.0%, '아무데도 나갈 수 없다'가 12.2%, '붐비는 역이라도 ok'는 2.5%로 나타났다.
q. 휴일, '쌩얼'로 어디까지 나갈 수 있나요?
어디든지 갈 수 있다 29.9% 걸어서 갈 수 있는 슈퍼나 편의점 정도 26.4% 붐비는 역이 아니라면 전철타고 두 세 정거장 정도 15.0% 동네 역까지 14.0% 아무데도 나갈 수 없다 12.2% 붐비는 역이라도 ok 2.5%
의외로 30%에 가까운 일본 여성들이 '쌩얼 외출'이 어디라도 가능하다고 답했는데, '안경쓰고 모자를 쓴다면'이라던지, '눈썹만 그린다면'이라던지, '아는 사람만 안 만난다면' 등 조건이 붙은 답변이었다고. 그러나 '화장은 20대 여성에게 최소한의 매너', '화장을 하지 않고 나가는 것은 속옷만 입고 나가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엄격한(?) 자기관리형도 상당수였다고 한다. 한국에서 이런 조사를 한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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