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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남탕 들어오는 여직원, 목욕문화 차이?
[권아둔 칼럼] 일본과 한국, 목욕 문화의 차이에 대하여
 
권아둔(權亞鈍)
목욕탕에서 아찔한 경험담 !!!

혹 독자 여러분이라면 대중목욕탕 남탕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데 여자가 불쑥 들어오면 어떤 표정을 짓게 될런지?

본인은 주말이면 어김없이 대중목욕탕에 간다. 대중탕인데도 천연온천(도심인데도 온천이 나오는곳이 많음)으로 되어 있고, 또 값도 450엔으로 저렴하니 집에서 하는 것보다 백배는 낫다 싶어 자주 간다.
 
그런데 어김없이 갈때마다 여자종업원, 그것도 젊은 여자가 들어와 청소를 한답시고 남탕 안을 왔다갔다 한다. 그럼 난 내 아담한 거시기를 그 젊은 여자가 보지 않을까 매번 전전긍긍하며 불안에 떤다.(그런데 손님인 내가 왜 매번 떨어야 하는 거지?)



이런 경우는 골프장에서도 다를 바 없다. 골프장 안의 목욕탕 안에서도 당연하다는듯이 여자종업원이 왔다갔다 한다.

사족이지만 한국골프장에서는 탈의실에서 옷을 다 벗고 탕에 들어가지만, 일본에서는 가방을 들고 목욕탕 안의 탈의장에 가서 옷을 벗는것이 보통이다.(일본사람은 목욕탕과 탈의실사이의 통로를 공공의 공간으로 보고, 한국사람은 탈의실과 탕을 같은 공간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다시 대중탕 얘기로 돌아가서 간혹 이런 현상도 목격한다. 아빠가 3~5살된 여자아이를 데리고 목욕탕에 들어 온다. 이는 어떤 특정된 아빠가 아니라 그 나이의 여자아이가 있는 아빠면 아무거리낌 없이 남탕에 데리고 온다. 지난 주말에도 이같은 부녀 모습을 목욕탕 안에서 봤는데, 특별히 이상하게 바라보는 일본인은 없다. 아마도 여자아이가 어린 탓일게다.

하지만 성인일 경우는 다르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벌거벗은 성인 남자들이 목욕을 하고 있는데, 성인 여성이 아무렇지도 않게 욕탕에 들어와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닌다? 하지만 이것은 실제 상황이다. 그것도 일본에서는 아주 흔한 일이다.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일본신인문학상의 최고 권위로 알려져 있는 아쿠다가와상을 받은 재일교포작가 고 이양지씨가 어떤 회식자리에서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선배! 선배! 남자대중탕에서는 남자 앞을 안 가리나요?"
 
어렵쇼! 이건 나도 궁금한 이야기다. 그래서 나도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렇다면 여탕도 여성의 그 부분을 안가리냐 ?"
 
그래서 둘이 한바탕 웃은 적이 있다.

보통  일본사람은 목욕탕에 가면 남녀 할 것 없이 (여자는 본적이 없지만^^') 수건으로 앞을 가린다. 그래서일까. 남탕에 여자들이 들어오는 것에 어색함을 못 느끼는 모양이다. 반대로 여탕에 남자가 드나들어도 여성 역시 태연하다는 것을 보면, 특별히 부끄럽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일본에 사는 한국인들은 이같은 일본대중탕의 일상사에 기겁을 한다. 도저히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한국인도 있다. 하지만 어쩌랴. 이것도 일본생활문화의 한 단면인 것을.
 
또 있다. 한국미디어에도 몇 번 소개된 적이 있는 목욕탕 카운터 위치다. 일본목욕탕은 돈받는 입구부터 남녀 따로 분리돼 있는 한국과는 달리, 남탕 여탕 한가운데 높은 곳에 카운터가 설치돼 있다. 물론 탈의실은 칸막이로 남녀가 따로 분리되어 있다.
 
하지만 주인은 남탕 여탕보다 높은 한가운데에 정면으로 앉아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여자손님과 남자손님의 벗은 모습을 고스란히 다 볼 수가 있다. 이를테면 주인은 남녀탕 양쪽을 감시(?)하며 태연히 돈을 받고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한국이라면 이같은 목욕탕 관습이 통용되겠는가? 말이 되는가! 하지만 이것도 어쩔 수 없는 일본생활문화다.     
  
이렇듯 한국과 일본의 목욕문화는 자못 다르다.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한국인으로서 한국에서도 오랜기간 동안 생활해 본 경험상, 한국인이 목욕탕안에서 앞을 가리지 않는 것은 아마도 목욕탕 안에 이성이 들어 오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반면 일본인이 앞을 가리는 것은 목욕탕 입구부터, 그리고 탕안에서도 이성이 주시하거나 늘 왔다갔다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근거없는 상상을 해본다.

어떤 문헌에 따르면 에도시대(17~19세기)  때에는 여자가 목욕탕에서 남자 때를 밀어주고
머리도 감겨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흔치 않지만 몇 몇 온천장에 가면 남녀가 같이 들어가는 혼탕이 옛풍습 그대로 아직도 남아 있다.



 
그러고보니 혼탕에 얽힌 일화도 있다.
 
19세기경, 미국의 페리 제독이 일본에 와서 놀란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혼욕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같은 일본인들의 혼욕에 대해 삽화를 곁들여 <일본원정기>에 다음과 같이 썼다.
 
'도덕적으로 앞선 일본국민인줄 알았더니 혼탕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페리제독의 <일본원정기>를 읽어본 일본정부의 반응이다. 일본정부는 무슨 망신이냐며 당장 혼탕금지령을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혼탕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오래된 습관은 좋든 나쁘든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가 보다.

한편, 외국인들이 기겁을 하는 혼탕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그리고 대중목욕탕에 이성이 들락거려도 어떻게 손님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목욕을 할 수 있느냐 하는 이유에 대해 어떤 일본인 혹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옛날에 일본도처에서 온천수가 나와 자연스럽게 온천탕이 형성되었지만, 그러나 그때는 남녀를 구분하는 시설이 없었을 때라, 남녀노소 구분없이 함께 목욕을 한 것부터 혼탕의 유래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때문에 일본인 사이에서는 함께 혼욕을 한다고 해서 외설스런 느낌이나 인식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굳이 내 개인적인 사족을 덧붙이자면,  일본인들이 혼욕을 하고 탕안에 이성이 태연히 왔다갔다 하는 것은, 우리 한국인들에 비해 유교사상이 일반국민에게까지 철저히 미치지 못하였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남녀7세부동석이라는 유교적 사상이, 우리 한국인에 비해 덜 엄격하다보니 노출(裸身)이나 남녀간의 접촉이 자연(?)스러운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여직원이 상사에게도 아무 거리낌없이 어깨를 툭툭 치거나 신체를 접촉하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자신에 대한 호의때문이라고 생각하면 그건 정말 큰 오산이다.

일전에 쓴 칼럼에서, 자신에게 상냥하게 대하고 친절했던 일본여자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해 기숙사로 찾아간 한국남성의 경우도 그러하다. 겉으로 드러난 일본인들의 상냥함과 친절을 '호감' 또는 '좋아한다'고 오해하는 한국인들이 많다.
 
일본인의 특성은 언어 표현이 결코 직선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인은 상대방이 그 누구라도 상처를 주지 않키 위해 직선적으로 절대로 싫다고 말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빙빙 돌려서 말한다. 가령 이렇게.
 
"저를 좋아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저도 심사숙고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러면 완벽한 거절이다. 처음 만나는 상대도 아니고 평소에 잘 아는 관계에서 무슨 심사숙고? 이것이 바로 일본인들의 표현법이다.    

마지막으로 목욕문화에 대해 한마디 더...

보통 일본사람은 한국사람에 비해 목욕을 자주 한다. 매일 대중탕에 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를 두고 한국인은 목욕을 자주 안한다며 은근히 자신들이 청결하다고 으쓱대는 일부 일본인들이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습기가 많아서 땀이 많이 나고, 그래서 몸이 찐득찐득해 자주 목욕을 안 할 수가 없다. 한국은 땀이 나도 기후가 건조해 금방 말라버려, 목욕의 필요성을 그리 느끼지 못한다.  결국 목욕을 자주 하고 안하고는 기후에서 오는 날씨 차이일 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한국여성이 일본에 와, 남성손님을 상대로 아카쓰리(때밀이)로 돈을 버는 이들이 많아졌다. 약간 고급스런 사우나탕에 가면 어김없이 때밀이를 하는 한국여성이 꼭 있다. 이들 여성은 남탕안에서 때를 밀때 시선을 어디로 고정시키나? 
 
참 궁금하다!
 
 
 
* 권아둔(權亞鈍, 필명) 씨는 한국에서 29년, 일본에서 31년, 중국에서 4년간 생활한 경험이 있고, 한국 S대 사학과 졸업. 현재는 도쿄에서 회사를 경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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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10/16 [11:23]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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