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미나미소마시 축산농가에서 출하된 식용 소고기에서 일본정부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세슘이 검출되었고, 오염된 소고기가 이미 전국으로 유통, 소비되어 일본 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문제의 농가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긴급시 피난준비구역'에 속해있었다. 원전사고 이후 오염가능성이 있는 외부 볏짚은 소 사료로 사용하지 말라는 후쿠시마현의 지시가 있었으나, 농가는 지난해부터 논에 그대로 있던 볏짚을 소 사료로 사용했다. 이로 인해 소는 내부피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고기 출하당시, 이 농가는 외부에 있는 볏짚은 사료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후쿠시마 현 조사에 거짓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한 후쿠시마 현 역시 허위신고를 눈치채지 못했다. 이 농가의 소 6마리는 지난 5월, 6월 식육처리장에서 출하된 뒤 방사성물질 측정 모니터링 조사도 받지 않고 도쿄부터 홋카이도까지 9개 광역지자체 소매업자 등에게 유통되었다.
3.11 대지진 발생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미나미소마시는 한동안 피난자들이 늘어나고 연료가 바닥을 드러내는 등 대혼란을 겪었다. 한 때 현지 물류가 정체되면서 축산농가에서는 소 사료로 이용할 목초 및 배합사료를 구입할 수 없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농가는 "재해 후 배합사료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밖에 있던 볏짚을) 소 여물로 줬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농가를 탓할 수는 없다"는 동정론이 나오고 있다.
산케이 보도에 따르면, 미나미소마시 주변 농가에서는 오염된 소를 출하한 농가에 대해 "주변이 모두 피난하는 와중에도 (소를 살리려고) 노력한 사람이다", "후쿠시마 축산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노력한 동료다. 비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의 TV 아사히 모닝버드에서는 "농가가 일부러 오염된 볏짚을 사료로 쓰지는 않았을 것. 농가만 비난할 수는 없다"고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거짓말이 불러일으킨 사태는 너무 컸다.
11일 후쿠시마현 모토미야시에서 열린 가축시장에서 후쿠시마산 송아지의 평균낙찰 가격이 한 마리 약 32만 엔(428만원 상당)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나 감소했다. 세슘 소고기 사건의 영향으로 후쿠시마 소에 대한 평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JA(일본 농협)관계자는 "후쿠시마 소 전체의 신뢰를 잃었다. 바닥이 안보인다"고 말하고, JA 스케가와 에이타로 축산부 차장은 "위기다. 이 가격이 계속되면 3개월 만에 후쿠시마 식용소 농가는 망한다"라고 한탄했다.
그러나 식품안전을 둘러싼 소비자의 불신은 강해졌다. "검사를 하지 않은 채소는 살 수 없다"며 생산자에 자주적인 검사를 요구하는 소매업자도 생겨났고, 요코하마시는 이번 소고기 사태로 한동안 소고기를 아이들 급식에 쓰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가와 지자체의 검사체제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에 세슘 소고기 문제로 정부는 후쿠시마현 계획적피난구역 등에서 출하되는 육식용 소에 대해 '모두 검사한다'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지만, 지자체에서는 "안 자고, 안 쉬고 검사해도 무리다"라고 반발하고 있다.
산케이는 "식품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생산자가 최소한의 규칙을 지키는 것은 물론 '후쿠시마 산은 위험하다'라는 소문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농가에게 적절한 보상 및 부정을 막는 확인체제 정비가 요구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