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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여다보면 볼수록 묘한 사진의 세계
[고성미의 도쿄사진 갤러리③] G-tokyo 2011에 다녀오다
 
고성미
작년 겨울,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사진을 사보았다.

뉴욕에 사는 젊은 친구의 작품인데 온라인을 통해서 처음 사진을 보았을 때 그 느낌이 매우 좋았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바이어의 눈에 띄어 판매를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도 망설임없이 기꺼이 600불을 지불하고 구입하였다.

바다 건너 보내온 그의 첫 작품 박스를 여는 순간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늘 컴퓨터 스크린으로만 보던 사진들이 깔끔하게 모노톤으로 프린트되어 소나무향이 퐁퐁 솟아나는 박스에 들어있었고 뒤에는 그의 사인과 더불어 에디션 넘버까지 붙어 있었다.
 
▲ 뉴욕에서 날아온 사진 박스 제목이 scar 였다

얼마 전 집을 옮기는 과정에서 이사짐센터의 담당자가 하루 전 날 집을 방문해서 중요한 물건은 따로 챙겨놓을 것을 당부했다. 남편은 회사의 이런 저런 서류와 원고를 챙겨서 달랑 가방하나, 아들은 아끼는 음악 씨디케이스와 노트북 이어폰이 들어간 작은 여행가방 하나.

그리고 나는? 작년 한 해동안 내가 좋아하는 작가선생들께 받은 친필 사인이 들어있는 사진집과 뉴욕에서 보내온 책들과 사진박스 그리고 노트북과 카메라 등으로 커다란 가방 두 개와 라면박스 세 개가 자랑?스럽게 현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를 본 아들이 천재지변이나 전쟁 등의 비상시에 이것들을 다 들고 가려면 살아남기 힘들겠다고 멜룽멜룽 놀려댄다.
 
2011년 2월 17일 도쿄의 긴자 록본기 힐즈 52층의 모리 아트 센터에 마련된 g-tokyo 2011 오픈식에 다녀왔다. 입구에는 정장을 차려입은 관계자들이 정중하게 초대권을 확인하고 있었고 나는 이이자와 선생 덕분에 뒤에서 묻어(?)갈 수 있었다.
 
▲ g-tokyo 2011 오픈식 초청장

일본의 컨템퍼러리 아트를 이끌어가는 15개의 갤러리가 회화 및 사진 작품을 준비해 참가한 이번 행사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한다. 리셉션에서 가방과 코트를 맡기고 안으로 들어서니 밝고 화사한 분위기의 조명 속에서 사람들이 마티니와 진토닉 잔을 들고 파티를 즐기고 있는 분위기이다.

그동안 멋진 갤러리를 돌아다니며 이런 곳의 오너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내심 궁금했다.

그런데 오늘 도쿄의 내노라하는 규모의 15개 갤러리의 오너와 큐레이터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새로운 얼굴들과 서로 명함을 주고 받으며 인사를 나눈다. 덕분에 나도 많은 분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 봄베이 사파이어의 협찬으로 마련된 라운지 바에서 칵테일을 즐기고 있는 모습

갤러리의 오너와 큐레이터, 사진 및 미술 분야의 평론가와 기자들 그리고 외국에서 온 바이어 등 한 솥 밥을 먹는 사람들이라서 모두들 한다리 건너 잘 아는 사이라고 한다.
 
▲ 작품 앞에서 서로의 감상을 이야기하고 또 해당 갤러리 담당자로부터 작품 설명을 듣는 모습이 대단히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였다

갤러리 관계자들과의 만남도 중요하지만 나는 우선 전시된 작품들에 먼저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프랑스의 사진작가인 소피 칼의 작품을 여기서 만나 무엇보다 반가웠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그녀의 초상 사진을 이렇게 대형으로 보다니... 함께 실려있는 에세이 내용이 마음에 와 닿는다.
 

▲ 사진 바로 위에 적혀있던 글

글 내용이 너무 좋아서 옮겨보았다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밤이었다.
2002년 10월 5일부터 6일 동안 있었던 일이다.
에펠탑 위의 개장한 방에서 하룻 밤을 보내었다.
하얀색 시트를 몸에 두르고 침대에서 음악을 듣고 있을 때,
낯선 사람들이 내 벼개맡으로 끊임없이 다가왔다가는 사라져갔다.
"내가 잠들지 않도록 이야기를 들려 주세요
희망하는 최대시간은 5분입니다.
가슴설레는 내용이라면 연장도 가능합니다.
해 줄 이야기가 없다면 굳이 다가 올 필요 없구요
그냥 가드맨에게 나를 깨우라 일러만 주세요"
 
수백명이 다녀갔다.
참으로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밤이었다.
이른 아침 나는 아래로 내려갔다.
기둥마다 메세지가 걸려있었다.

소피 칼 철야종료, 오전 7시
이로써 그것은 꿈이 아니었다는 확신이 들었다
에펠탑 위에서 하룻 밤을 지샌것이다.
그것은 달을 따는 것 만큼이나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나는 도전했고 그리고 성공했다
 
그래서일까
길 모퉁이를 돌아 에펠탑이 보일 때 마다 나의 시선은 지긋한 애정을 담아 한참을 그곳에 머문다
지상으로부터의 높이 309미터 그곳
잠시 나의 집이었던 바로 그 곳
 
그녀의 이야기는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사진의 세계인지 마치 몽롱한 꿈 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마저 안겨준다. 글을 읽고나서 다시 사진을 보니 작가와 소통하는 것 같아 그저 황홀경에 빠져 한 참을 바라본다.
 

볼프강 틸먼스 wolfgang tillmans의 작품을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다. 늘 강한 개성이 넘치고 조금은 야한 그의 작품은 간데 없고 추상적인 패턴사진 아래 붙어있는 이름을 보고 겨우겨우 알아볼 수 있었다.

큐레이터의 설명에 의하면 이 작품은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이라서 에디션넘버가 없고, 보이는 벽에 걸려있는 이 세트가 하나의 작품이라 하는데 다음 날 슬쩍 확인해 보니 팔렸다고 한다.
 

▲ '페어'라는 이름에 걸맞게 판매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판매된 곳에는 빨강 색 표시가...

▲ 내 마음을 가장 오래동안 끌어안고 있던 alfredo  jarr의 작품


jarr는 1989년 베트남에서 망명한 사람들을 취재하기 위해 홍공에 와서 2주간 머무르며 보트피플들이 머무는 구류시설을 방문, 사진을 찍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워터'라는 이름의 베트남 이민자들의 위험한 여행을 다룬 작품을 만들었다.

전시를 위해서 라이트 박스를 사용했으며 15개의 거울을 준비했다. 지금 보이는 확대된 얼굴은 액자에 담긴 사진이 아니라 라이트 박스 뒤에 설치된 사진이 거울에 반사된 모습이다.

한동안 보트피플에 대한 보도로 인해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안쓰러운 마음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곧 잊혀지고 만다. 어둠에 묻혀 보여지지 않는 정보를 전해주고자 하는 알프레드 자 그 만의 특유한 접근방법이 돋보인다.
 
메인 화면에 펼쳐진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가 세 점 라이트 박스 속에 담겨있다. 그들이 목숨걸고 건너왔을 바다.
 
 
그 뒤 벽에 걸려있는 열 다섯개의 작은 거울액자. 대형라이트 박스 넘어로 고개를 디밀고 들여다보면 그 뒤에 숨겨져 거울에 반사되는 베트남 난민들의 포트레이트가, 그들의 슬픈얼굴이 푸른 바다에 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사진외에도 그림과 조각작품이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었던 것은 토야 시게오(戸谷成雄)와 이즈미 카토(加藤泉)의 대형 조각품들 이었다.
 
▲ 토야 시게오의 거대한 목조 조각품. 안에는 또 하나의 작품이 들어 있는데 좁은 구멍의 각도에 따라 모양이 달리 보인다

▲ 이즈미 카토(加藤泉)의 작품

천만엔을 호가하는 이 작품은 이미 바이어에게 팔렸다고 한다. 과연 도쿄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15개 갤러리의 파워를 느끼게 한다
 
엄청난 가격에 대한 실감보다는 이렇게 큰 작품은 과연 어떤 장소에 놓일까 하는 궁금증부터 들었다. 대리석으로 빛나는 재벌의 저택? 아님 통유리로 둘러쌓인 빌딩? 혹은 푸른 바다와 모래사장이 어우러지는 호화로운 별장? 이런 이미지들이 내 좁은 머리 속을 낡은 천장에서 뛰노는 쥐들의 행진처럼 번잡스럽게 왔다갔다한다.
 
천망엔이 넘는 작품이 팔렸다는 소식에 모두들 와~ 하며 축하하는 분위기 속에서 나는 귀를 쫑긋 세우고 어떤 사람에게 팔렸는지 누군가 물어주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아무도 그런 것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이이자와 선생의 경우, 30년가까이 사진 평론가로 있으며 어느 정도의 사진을 수집했을까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 몇 점 있다고 한다.

오래 전에 대체적으로 부담없는 가격으로 구입했는데 세월이 흐른 지금, 열배 넘게 가격이 오른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엉뚱하게도 두 가지 질문을 하고 말았다. 하나는, 작가와 친분이 있는 사이라면 혹시 가격을 좀 내려서 살 수 있는지 그리고 샀을 때 보다 열 배 가량 가격이 뛰었을 때 그것을 되 판 적이 있는지. 생각하고보니 참으로 세속적인 질문이다.
 
물론 작가와의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서 사진을 사게되면 적당한 가격조절이 가능이야 하겠지만 선생의 입장에서는 갤러리를 통해서 정가로 구입을 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갤러리가 살아야 그리고 갤러리가 번성해야 미술이 되었건 사진이 되었건 아트에 목숨걸고 창작활동을 하는 작가도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힘주어 덧붙여 주었다.
 
그리고 높은 가격으로 되 판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안그래도 얼마 전에 모 갤러리로부터 모 작가의 작품을 팔라는 제의를 받았지만 정중하게 거절하였다고 한다. 처음 작품을 샀을 때의 그 좋은 감정이 그대로 묻어있는데 그것을 되 판다는 것은 자기의 감정에 대한 배반이기도 하고 또 작가에 대한 예의도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마음에 와 닿는다.
 
선생의 말을 듣고 나를 되돌아 보았다.

얼마 전에 뉴욕의 친구로부터 구입한 그 작품이 갑자기 유명해 져서 엄청난 가격으로 올랐다고 상상한다면 나는 6백불에 산 그 작품을 6천불에 되팔 수 있을까? 바다건너 도착한 우편물을 열었던 그 순간의 감격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줄 수 있을까?
 
선생의 설명이 계속된다.

"나같은 사람이야 평론가이니까 그렇다고 하지만 만일 모든 사람이 나처럼 행동한다면 미술이나 사진의 세계는 아마도 진즉에 사라졌을 것이다. 작품을 발표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처럼 평론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가장 활발하게 살려주는 것은 바로 수집하고 판매하는 바이어 및 콜렉터들의 힘이다.

신진작가의 경우 그들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평론가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콜렉터나 바이어가 신인을 발굴해서 그들의 작품을 꾸준히 매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인 시절에는 작품 한 점에 몇 만엔 정도 하지만 그들이 프로가 되었을 때는 기하학적인 배수로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일종의 선투자라고도 볼 수 있는 미술시장의 흐름은 작가나 평론가와는 또 다른 별개의 세계이기도 하지만 그들을 존재하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세계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수집가나 바이어의 입장에서 본다면, 컨펨퍼러리 아트를 이끌어가는 갤러리들이 높은 퀄리티와 심미안, 그리고 시대를 포착하는 감각으로 자기들이 선정한 작품을 당당하게 내 놓고 선보이고 평가받을 수 있는 이런 '페어(fair)'가 있다는 것이 참으로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오픈식에 이어 gallery days라 하여 이틀간 갤러리의 담당자들이 자리를 지키며 사람들에게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해 주는 기간을 따로 잡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라고 한다.
 
전문 콜렉터들이야 한 번 쓱 보면 알겠지만 새내기 바이어나 콜렉터의 경우 작품을 고를 때 큐레이터들의 설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나는 갤러리 담당자로부터 이런 저런 설명을 자세하게 들을 수있었다. 그들은 바이어나 콜렉터 혹은 나처럼 사진에 관심있는 사람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갤러리에서 자신있게 내 놓은 작품에 대한 '관심' 그리고 '질문'에 대해 반색하며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림과 사진 그리고 거대한 조각품들이 바이어와 콜렉터들에 의해 거래가 이루어지는 일본 미술시장의 현장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들이었다.
 
게다가 일본을 비롯 세계적으로 명성있는 회화 및 사진 작가들의 오리지널 작품을 한 자리에 보면서 내 눈이 호사를 누렸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스키모토 히로시의 바다풍경 시리즈(seascapes)였다.
 
▲ 스기모토 히로시 seascape 시리즈 중에서
 
이 작품은 u2의 타이틀이 없는 앨범자켓으로도 유명하지만 그 뒷이야기 역시 매우 드라마틱하다.

보노가 스기모토에게 이 사진을 앨범에 써도 되는가 문의했다. 스기모토는 써도 좋다고 오케이를 했지만 조건이 있었다. 자기의 사진 위에 아무 것도 올리지 말라는 것이엇다. 즉 온전히 사진으로만 사용한다면 써도 좋다고 뜻이다.
 
음악 앨범의 커버로 이용하려는데 텍스트를 올리지 말라니...그럼 자켓 타이틀은? 사진을 봐서도 알다시피 텍스트를 올리기 딱 좋은 구성의 이미지가 아닌가?
 
그래도 보노는 쓰겠다고 했다한다. 결국 타이틀 없는 앨범 커버가 되었지만 말이다. 서로의 조건이 이루어지고 나서 보노가 돈 이야기(사진 사용료)를 꺼내자 스기모토는 artist rule(아티스트끼리는 서로 돈거래를 하지 않는) 로 하자 했다니 한마디로 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보기에도 고즈녁한 바다 풍경이 참 좋기는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검은 바다와 잿빛 하늘이 수평으로 이루어진 그 작품이 5백만엔을 호가할 정도로 비싼 이유를 잘 몰라서, 이이자와 선생에게 설명을 부탁했다.

이이자와 선생의 설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조금 철학적인 계념이기는 하지만 이미지를 통해 시간이 시각화될 수 있을까? 스기모토 히로시의 작품에는 공통적으로 역사와 시간이 내재되어 있다.

바다풍경 시리즈 역시 작품의 컨셉은 선사시대의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기모토는 이 시리즈에서 바다, 하늘, 수평선 같은 가장 기본적인 설정만으로 그가 의도한 목표인 '인류가 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기억하기 시작한 태초의 시기에 대한 흔적'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그는 바다풍경 시리즈를 위해 세계의 바다를 돌아다니며 8*9인지 카메라를 사용해서 촬영하였다.


그의 이와 같은 시도는 도시화 되어가는 세상에서의 인간성 회복에 대한 노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간단명료한 설명을 듣고 내 눈이 갑자기 개안이 되어 작품을 보는 각도가 달라지지는 않았겠지만 적어도 스기모토 히로시의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되어 아까보다는 더 오랜 시간 마치 명상을 하듯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검색을 하던 중 하나의 이미지를 앞에 두고 내 눈이 그만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어?어?어?... 이 작품이 바로 그... 작...품...?'  


▲ 스기모토 히로시 극장(theater ) 시리즈 중에서
 
사진을 배우기 시작할 때, 장노출에 대한 자료 검색을 하던 중 한 장의 이미지를 스크린 앞에 두고 멀뚱멀뚱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하나의 이미지가 이렇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할 수 도 있다니... 감동하며 한동안 나의 컴퓨터 바탕화면을 장식했던 바로 그 사진...

사무실 동료가 그 사진을 보며 한 마디 툭 던진다.

'취향도 이상하네... 이런 사진이 뭐 그리 좋다고?'
'그러게... 그런데 이상하게도 묘하게 끌리는 힘이 있어... 그냥... 바라보면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 같아서 말야...'
 
작가는 이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 대형 카메라를 들고 관객인냥 가장하고 들어가 영화 한 편이 다 끝날때까지 셔터를 열어놓고 촬영을 했다고 한다. 거의 두 시간동안 계속된 스크린의 빛을 이용해서 어두컴컴한 영화관의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세세하게 모두 담아낼 수 있었고 덕분에 스크린은 하얗게 바랜 모습이지만 그 빈 스크린 속에서 내맘대로의 영화를 상상하고 시간을 짜맞추며 나를 온전히 거기에 담을 수 있을 거 같았다.
 
하지만 그때는 작가나 작품에 대한 관심은 별반 없었다. 그런데 바로 그 사진의 주인공이, 세계에서도 인정해 주는 일본의 밀리언 달러 사진작가인, 스기모토 히로시라니...

그리고 오늘 나는 그의 또 다른 작품을 컴퓨터의 스크린이 아니라 바로 눈 앞에서 오리지널로 보고 있으면서도 그 사진이 왜 그리 비싼지 이유를 몰라서 이이자와 선생의 설명을 들었던 것이다.
 
이이자와 선생의 설명대로 사진은 흑백논리처럼 좋고 안좋고를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보다는 사진을 보는 '안목'이 훨씬 더 중요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설 '전쟁과 평화' 역시 처음에는 유명 편집장으로부터 이렇게 재미없는 소설은 처음이라는 혹독한 말을 들으며 출판사를 전전해야 했다는 일화도 있고 유명한 화가 고흐 역시 그가 살아 생전에는 그림을 단 한 점 밖에 팔지 못했다는(그것도 고객은 바로 그의 동생이었다는) 일화가 있듯이 '안목'에는 정답이 없다.
 
다만 익숙한 그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끊임없는 자기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이제 우리에겐 공기와 물 그리고 햇빛 만큼이나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사진. 누구나 찍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찍는다"는 이 한 마디에 농축된 사진의 세계.
 
얼마 전 직업의 세계에 대한 앙케이트 조사 결과 가장 만족도가 높은 1위로 선정된 것이 바로 '사진가, 포토그래퍼'였다고 한다. 그런데 가장 불만족스러운 직업으로 '모델'을 손꼽았다하니 찍고 찍히는 서로의 대각선이 아이러니하다.
 
사진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참으로 그 끝을 알 수 없는 묘한 세계인것 같다.
 
■ g tokyo 2011에 참가한 15개의 갤러리와 대표작품 사진을 홈페이지에서 담아왔습니다(일련번호 - 갤러리 이름- 참가대표 이미지 - 주소 - 홈페이지)
 
 
#01 gallery arataniurano 〒104-0041 東京都中央区新富2-2-5 新富二丁目 b/d 3a
tel:03-3555-0696
fax:03-3555-0697
info@arataniurano.com
www.arataniurano.com
 
#02 gallery koyanagi 〒104-0061 東京都中央区銀座1-7-5 小柳ビル8f
tel: 03-3561-1896
fax: 03-3563-3236
mail@gallerykoyanagi.com
http://www.gallerykoyanagi.com
 
#03  gallery side 2 〒106-0044 東京都港区東麻布2-6-5
tel: 03-6229-3669
fax: 03-6229-3668
info@galleryside2.net
www.galleryside2.net
 
 
#04  gallery hiromiyoshii  〒135-0024 東京都江東区清澄1-3-2
tel: 03-5620-0555
fax: 03-5620-0550
hiromiyoshii roppongi
〒106-0032 東京都港区六本木5-9-20
tel:03-5772-5233
info@hiromiyoshii.com
www.hiromiyoshii.com
 
#05  kenji taki gallery 〒460-0008 名古屋市中区栄3-20-25
tel: 052-264-7747
fax: 052-264-7744
 
〒160-0023 東京都新宿区西新宿3-18-2-102
tel: 03-3378-6051
fax: 03-3378-6051
www.kenjitaki.com
 
#06  児玉画廊 〒601-8025 京都市南区東九条柳下町67-2
tel: 075-693-4075
fax: 075-693-4076
 
児玉画廊|東京
〒108-0072  東京都港区白金3-1-15
tel: 03-5449-1559
fax: 03-5421-7002
info@kodamagallery.com
www.kodamagallery.com
 
#07  gallery 小山登美夫 〒135-0024  東京都江東区清澄1-3-2-7f
tel: 03-3642-4090
fax: 03-3642-4091
info@tomiokoyamagallery.com
 
小山登美夫ギャラリー京都
〒600-8325  京都府京都市下京区西側町483番地
tel: 075-353-9992
fax: 075-353-9993
kyoto@tomiokoyamagallery.com
 
tkg editions
〒104-0061  東京都中央区銀座1-22-13
銀座カーサ1f
tel / fax: 03-5250-1561
editions@tomiokoyamagallery.com
 
tkg editions 京都
〒600-8325  京都府京都市下京区西側町483番地
tel: 075-353-9994
fax: 075-353-9995
kyoto@tomiokoyamagallery.com
 
www.tomiokoyamagallery.com
 
#08  mizuma art gallery 162-0843 東京都新宿区市谷田町3−13 神楽ビル2f
tel:03−3268−2500
fax:03−3268−8844
gallery@mizuma-art.co.jp
http://mizuma-art.co.jp/
 
153-0051 東京都目黒区上目黒1-3-9 藤屋ビル2f
tel:03-3793-7931
fax:03-3793-7887
action@mizuma-art.co.jp
 
#09  ota fine arts gallery 〒106-0032 
東京都港区六本木6-6-9 ピラミデビル3f
tel: 03-6447-1123
fax: 03-6447-1124
info@otafinearts.com
www.otafinearts.com
 
#010  scai the bathhouse gallery 〒110-0001 東京都台東区谷中 6-1-23 柏湯跡
tel: 03-3821-1144
fax: 03-3821-3553
 
info@scaithebathhouse.com
www.scaithebathhouse.com
 
 
#011  shugoarts gallery 〒135-0024 東京都江東区清澄1-3-2 5f
tel: 03-5621-6434
fax: 03-5621-6435
 
info@shugoarts.com
www.shugoarts.com
 
 
#012  taka ishii gallery 〒135-0024 東京都江東区清澄1-3-2-5f
tel:03-5646-6050
fax:03-3642-3067
 
tig@takaishiigallery.com
www.takaishiigallery.com
 
 
 
#013  taronasugallery 〒101-0031 東京都千代田区東神田1-2-11
tel: 03-5856-5713
fax: 03-5856-5714
 
info@taronasugallery.com
www.taronasugallery.com 
 
 
 
#014   waco works of art gallery  〒106-0032 
東京都港区六本木6-6-9ピラミデビル3f
tel: 03-6447-1820
fax: 03-6447-1822
 
info@wako-art.jp
www.wako-art.jp
 
 
#015  山本現代 gallery 〒108-0072 東京都港区白金3-1-15 3f
tel:03-6383-0626
fax:03-638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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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3/05 [17:30]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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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모토 나도 좋아 어슬렁 11/03/06 [07:21]
벌써 세 번째 글... 빠짐없이 읽고 있습니다 수정 삭제
세월은 흘러가도 언덕위의구름 11/03/06 [11:55]
사진은 남아 이야기를 만드네.

발품이 느껴지는 글과 사진이네요.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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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즐거움 rosaria35 11/03/06 [21:17]
연재 잘 읽고 있습니다. 가깝지만 먼 일본의 사진미술시장을 이렇게 또 전해주시니 도움이 됩니다^^ 수정 삭제
경험... 타키온 11/03/07 [08:43]
좋은 글 감사합니다.
얼마전 누군가 간접 경험도 경험이란 얘길 해주더군요.
이렇게 올려주신 글들을 읽다보면 제 안에도 조금씩 쌓이는 것들이 있는듯 합니다. 수정 삭제
부러워라 사진의 세계 11/03/07 [12:21]
도쿄의 사진 시장이 무척이나 활기차군요...
내가 좋아하는 작가도 몇 보이네요
U2의 보노 이야기... 앨범자켓에 그런 뒷 이야기가 있었군요 수정 삭제
모리아트센터 명화 11/03/09 [14:15]
지난여름 짧은 일본여행 중에 둘러보고 왔었던 모리아트센터에서 이렇게 좋은 페어가 진행되는 줄 미처 몰랐네요.
연재하시는 글 읽으면서 매번 고맙고 부럽고 그러네요~ ^^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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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즐기다<이이자와 고타로>를 번역하면서 온전히 사진의 세계에 몰입하다

2007년에 사진이 있는 시집 <바람>을 출간하였으며 2010년에는 누드 화보집 <몸짓>을 출간
2010년 세 차레의 전시를 가졌으며(청산도/압구정 캐논 프라자, 인제 종군기자/용산전쟁기념관, 마음담기/갤러리 품)

2011년 1월에는 압구정 캐논 프라자에서 호주 워크샵다녀온 사진들이 전시 중.

2011년 한 해 동안 일본의 사진 갤러리를 방문 취재할 예정
들여다보면 볼수록 묘한 사진의 세계
음산한 아름다움, 콘 미치코의 작품세계
보이는 것만큼 담는다, 사진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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