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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가면 한국법을 따르라?
간노 아줌마 기자의 제멋대로 서울 이야기 (8)
 
간노 도모코

며칠전, 서울에 거주하는 일본인 여성들 모임이 있었다. 남편이 한국인이어서 서울로 이주해 사는 사람도 있고, 일 때문에 거주하는 사람도 있어 사정은 제 각각 달랐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한국 살이'가 됐다.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된(1-2년) 사람들은 일상생활의 '공공 매너'에 대해 떠들썩하게 이야기했다. 

"택시를 탔는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멀리 돌아가서 항의하려고 했는데 아직 한국어로는 제대로 설명을 못해서, 결국 미터기 요금 그대로 건네줄 수 밖에 없었다."

"버스를 타자마자 급발진해서 넘어질 뻔 했다. 게다가 대체 왜 그렇게 스피드를 내지 않으면 안되는지 모르겠다. 안전은 생각하지 않는 걸까."

"지하철에서 뒤에 있는 사람이 내리는 사람 보다 먼저 타려고 해서 앞으로 밀렸다."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사람이 부딪혀서 놀랐는데,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가버렸다."

"아파트 정문에 자전거를 끌고 가면서 문을 열려고 하는 사람이 있어서 재빨리 달려가서 문을 열고 '들어가세요'라며 도와줬는데, 고맙다는 말은커녕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그대로 가버렸다."

다들, 한번 쯤은 경험한 것 등 응!응! 그래 맞아! 라며 맞장구를 치고 있자, 한국에 거주한지 20년 가까이 되는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뭐,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지, 이국에 살고 있으니까. 그 나라의 룰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봐. 나는 반대로 한국생활이 오래 되다보니 일본에 가면 모든 것이 스피드가 느린 것에 답답함을 느끼는 데..."    

이런 말을 하자, 그 자리에서 모두 폭소가 터졌다.

▲ 이미지     ©jpnews

물론 일본에서도 사람들이 말했던 불쾌한 일들이 일어난다. 그러나 같은 일이라도 이국 땅에서 맛보면 인상이 더욱 강하게 되는 것은 분명하며, 덤으로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점도 많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다르면 더욱 크게 느끼게 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라고 흔히들 이야기하지만 또, 나라별로 룰이나 풍습에 대충 맞춰가면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쯤은 머리로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살다보면 그게 상당히 어렵다. 그렇다 하더라도 오래 살다보면  그 나라 습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된다. 나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국생활에 영향을 받은 것이 있다. 

한국사람은 뱃속부터 소리를 내서인지, 대체적으로 목소리가 시원시원한 편이다. 그런 목소리에 묻히지 않도록 하려고 하다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목소리가 커지고 말았던 것 같다. 목소리가 크면 역시 건강해보이는지 일본에 돌아가면 점점 힘이 넘친다고 칭찬(?)을 들을 때도 있다. 

다음은 마이너스 면인데...인사를 전혀 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는 아파트 경비 아저씨나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거나 가볍게 목례를 하거나 했으나,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아 그것이 계속 되다 보니 실망하게 돼, 최근에는 전혀 하지 않게 됐다. 같은 곳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인사하는 것은 예의도 있지만, 어떤 사람이 살고 있는지 확인한다는 안전관리의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 돌아갔을 때는 지인의 맨션에 가서 같은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에게 인사를 받고 오히려 놀라기도 했다.

나중에 이 이야기를 한국인 친구에게 하니까 이런 말을 했다.
 
"그건 한국 생활에 영향받았다기 보다 개인 성격이라고 생각해. 우리 빌딩에 일본인 주재원들 클럽이 있어서 그곳에 때때로 그들 부인들이 책을 빌리러 오거나 하거든. 그 일본인 아줌마들이 시끄러운 게 말도 못해. 다들 일본어를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런 건지 꽤 적나라한 이야기도 일본어로 하고, 일본인은 보다 차분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그런 것도 아니던데. 한국에 왔으니까 목소리가 커졌다거나, 공공 장소에서 수다를 하게 됐다고 하는 것도 아닌 거 같아. 원래 그런 성격이었다는 말이지." 
 
음....뭐!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라'는 자기주장이나 자의식 과잉을 억제하라고 하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 셈이니까,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편집자주> 간노 기자는 8월 한 달 동안 책 출간을 위해 잠시 이 코너를 쉽니다. 독자 여러분이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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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7/17 [16:46]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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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노 도모코(菅野朋子). 1963년 센다이 출생


주오대학(中央大学)을 졸업. 신문사 광고국, 주간지 기자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주로 일본의 주간지, 월간지에 한국관련기사를 쓰면서 논픽션분야에서 독자적인 취재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좋아하면 안되는 나라, 한국 J-POP세대가 본 일본'(단행본), '좋아하면 안되는 나라. 한국발! 일본를 향한 눈길'(단행본, 제목이 알기 어려우나, 한국사람이 본 일본의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둘다 문예춘추 간행). 고스트 라이터로서는 '두손가락의 피아니스트'(신초사).


번역서로는 '히딩크 자서전 한국을 바꾼 남자'(문예춘추, 원서 『My Way/Guus Hiddink/조선일보사)、『나의 제자, 김정일에게 고한다』(신초사、원서 『나는 21세기 이념의 유목민/김현식지음/김영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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