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사람'을 너무 앞세우면 돈을 못 벌어!"
소위 돈깨나 만진다는 사람들이 나를 만나면 늘 하는 말이었다. 그들은 나를 참 딱한 사람으로 여겼다. 그리고 뒤에서 말했다. 제이피뉴스가 얼마 못 간다고. 1년도 안 돼 문을 닫을 것이라고.
그런데 이제는 더는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뒤에 스폰서 있어요?"하고 묻는다. 그러면 내가 기다렸다는 듯이 냉큼 대답한다.
"물론 있죠. 사람요, 사람!"
2011년, 한국은 물론 일본 모두 힘든 한 해였다. 일본은 3.11동북대지진으로 너무나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큰 재앙을 겪었고, 한국 또한 물난리에, 극심한 불황에 매우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3.11 동북대지진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산다는 것 생명이라는 것 가족이라는 것 우정이라는 것 이념과 이데올로기, 아이덴티티라는 것 돈과 명예, 그리고 의리, 아무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대재앙 앞에는 삼라만상 모두가 부질없는 허깨비에 불과하다는 것을. 특히, 거센 쓰나미에 부모를 졸지에 잃고 멍한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는 재해고아들의 눈빛 앞에는, 세속적인 어른들의 야망과 야욕도 주춤했다. 그 아이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새해가 되면 이들에 대한 특집도 현지발로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제이피뉴스 또한 수월한 한해는 아니었다. 비록 조그마한 인터넷 신문사지만, 많은 정보와 완성도를 높이려 부단한 노력을 했다. 하지만 독자들의 성원에는 턱없이 모자랐고 부족하기만 했다. 그래도 한가지 자위할 수 있는 것은,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살아남았다는 것. 호황 때의 '적자생존'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극심한 불황 속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위에서 내 뒤에 누군가 자금을 대주는 스폰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자꾸만 묻는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3년씩이나, 그것도 환율이 15:1이나 하는 일본에서 살아 있느냐고 묻는다. 그렇다! 제이피뉴스가 지난 3년 동안 일본에서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모두 주위에서 음으로 양으로 도와준 덕분이다. 이분들이 제이피뉴스에 바라는 것은 딱 한 가지다. 지금처럼 똑바로 앞을 향해 가라는 것. 그래야 사람 사는 맛이 난다고. 내년 2월이면 제이피뉴스가 창간한 지 만 4년이 된다. 정말이지 한눈팔지 않고 앞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다. 기업의 홍보성 기사 청탁, 한류스타들의 취사 선택적 기사 게재 압력, 광고성 기사 등 올해도 어김없이 이런저런 압력이, 취약한 제이피뉴스 자금력을 약점으로 치고 들어왔다. 제이피뉴스의 장점은 이 같은 주변환경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롯이 앞만을 보고 간다는 것이다. 그것이 정도(正道)임을 알기에, 비록 재정난으로 기자 수가 반으로 줄어들었지만, 소위 '한눈파는 짓'은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내공이 생겼나 보다. 이제는 주위에서 먼저 나서서 정보를 물어다 준다. 아무리 척박한 세상이지만 제이피뉴스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면서.
올 한해를 돌이켜보면 아쉬움과 부족함 투성이다. 제이피뉴스가 사훈으로 내걸고 있는 '정보성, 현장성, 완성도' 이 세 가지 중에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자금, 인력, 능력, 노력, 정열 등등...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전문 매체로서, 한국인에게 얼마만큼 일본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전달했는지 모르겠다. 일본에 관한 것이라면, 일본인에 대한 것이라면 아무런 여과 없이 '있는 그대로' 전달하려고 나름 많은 노력을 했다. 이에 대한 판단과 평가는 독자몫이다. 다가오는 2012년에는 제이피뉴스가 눈에 띄게 달라질 것이다. 2011년이 정중동(靜中動)하는 한 해였다면, 2012년은 제이피뉴스가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그럴 내공이 이제는 쌓였고, 또한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지난 1년, 아쉬움만큼 반성해야 하는 점이 많다. 끊임없는 부단한 노력도 해야 한다. 실제로 제이피뉴스는 그렇게 나아갈 것이다. 독자 여러분! 2011년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 주십시오. 열심히 뛰겠습니다. 제이피뉴스 기자 일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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